터보를 구입한지 석 달이 되어갔지만, 시간이 없어서 박스 채로 모셔만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번에 달았습니다~
그 동안 달고 싶은 마음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ㅎㅎㅎ
왠만한 것은 혼자서 다 해 왔었지만, 터보를 다는 것은 부담이 많이 될 수 밖에 없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작업도구도 충분치 않고,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는 압박이 엄청났었죠.
제가 사는 오하이오에도 터보를 달아줄 수 있는 샾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그들에게도 이번 작업은 처음 하는 작업일 것이고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처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선뜻 인스톨을 의뢰하는 것이 못마땅했지요.

가까운 곳에는 R32를 제대로 다뤄줄 샾이 없었습니다.
결국 600km 정도 떨어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Induktion motorsports 라는 샾에 인스톨을 의뢰하게 되었지요.


동부지역에서 거의 유일하게 R32를 전문적으로 튜닝할 수 있는 샾이라는 결론이 섰기에 겨울방학이 되자마자 호텔을 잡고 메릴랜드로 향했습니다.
도착을 하니 R32만 7대가 서 있더군요.

미리 예약을 하고 밤새 운전을 해서 도착하자 마자 바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Justine이라는 친구가 전담해서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차를 들이자마자 순식간에 엔진을 뜯어버리는 모습에 조금 놀랐습니다.

몇 대나 터보튜닝을 해 줬냐는 질문을 했었는데 참 바보스럽다는 느낌이 들게도
미 동부지역에 R32 튠은 거의 다 이곳에서 행해진다고 보면 맞다고 하더군요.
포럼이용자들의 호평과 HPA 본사에서도 권장하는 샾이기 때문에 선택하여 먼 걸음을 한 것이 잘 한 결정이었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내심 옆에서 지켜보고 도와주고 싶었는데, 방해된다고 나중에 오라고 하는 바람에 정작 헤드열리는 것만 보고 나머지는 보질 못했습니다.


결국, 다음날 가 보니 이렇게 터보가 달려있더군요.


설치가 거의 다 끝나고 마지막 호스연결만 남은 사진입니다.


Justine이란 친구의 모습입니다.
섬세하고 자세하게 그리고 굉장히 숙련된 손길로 제 차를 손보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정말 뿌듯했지요. ^^;
Justine의 차는 93년형 코라도VR6에 터보를 얹어 600마력을 낸다고 합니다.
쿼터마일은 얼마나 되냐는 질문에 자기차는 휠스핀이 너무 심해서 별로 안 빠르다고 하네요.
하지만, 네 사람이 타고 고속으로 달리는 상황에서라면 아주 재밌어진다고 하면서 씩 웃습니다.


실질적인 설치가 다 끝나고 난 엔진 사진입니다.
파란색 호스만이 ‘뭔가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할 뿐, 외형적으로 뭐가 바뀌었는지 알아채기가 힘듭니다.

FT360이란 터보킷이 처음 나왔을 때에는 사람들사이에 말이 많았습니다. 인터쿨러가 없는 터보킷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지요. 저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얼마나 안정적인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지요. 2년간 지켜본 바로는 이 터보킷에 문제점(냉각수 호스가 열에 녹는다는등)이 다소 있었지만, 현재 나온 킷은 기존의 문제점에 대한 보완이 이뤄진 상태이고 그 동안 여러 사람들이 두 해를 넘기면서 검증해 준 것을 토대로 할 때, 인터쿨러 없이 운행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스톨이 모두 끝나고 부스트 세팅을 위해 테스트주행을 나갔다 와서 열을 식히는 모습입니다.
부스트를 11psi(약0.75바)로 설정을 해야하는데 두 번의 주행에서 계속 10psi에 머물러서 세 번째에 결국 11psi를 살짝 넘기는 정도로 세팅을 마무리했습니다.
Justine의 말로는 12psi로 오버부스트해도 1psi 오버하는 시간은 대략 1~2초 정도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네요.
사실, 그렇게 해 준 것이 더 고맙게 느껴지는 건 왜 일까요...ㅡ.ㅡ;;;

FT360 터보킷은 약간 평가절하된 수치로 실제 측정값은 약 380마력정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2500rpm 이상에서 거의 일정하게 뿜어져나오는 토크와 터보랙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성격을 띄고 있기에 몰아보면 대배기량의 차량을 모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초반부터 풍부하게 쏟아지는 출력에 차를 출발 시키면 변속한다고 볼 장 다 보는 것 같습니다.ㅡ.ㅡ;;;
'아... 이래서 기어비를 늘리는 작업을 하는구나...'
역시, 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막상 몰아보니 FT360도 변속한다고 정신이 없는데... 출력이 더 높아지면, 정말 순정 기어비로는 힘들것 같네요.

FT360이후로 FT400과 FT450의 두 단계 업그레이드 Stage가 있습니다만, 모두 같은 터보를 사용하고 인터쿨러를 추가한 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뤄집니다.
기왕이면 인터쿨러에 대한 욕심(아... 정말 사람의 욕심은 어디까지일까요~? ㅡ.ㅡ)이 살짝 들기도 하지만, 수 차례 400/450 유저들한테 질문을 통해 얻은 결론은 FT360에서 더 이상 올리지 말라는 조언이 이제는 이해가 갑니다. 당연히 높은 스테이지의 튠이 더 빠르겠지만, 클러치문제와 R32 고유의 Momentum이 깨진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을 하는 것도 이제는 왜 그런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맨날 직선로만 달린다면 트윈터보도 달고 미국 머슬카하고도 맞짱을 떠 볼 수 있겠지만,
R32는 R32이 다워야 하는 것이겠지요. ^^v

원래 순정상태의 R32도 좋아했지만, 터보로 무장한 R32의 모습에 또 한 번 반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즐거운 차로 변해 버리고 말았어요~
정확히 측정해 보지 않았습니다만, 0-60mph 는 대략 4초 중반대 정도로 보입니다.
쿼터마일기록은 다른 FT360기준으로 12.7~12.8초 정도 나온다고 하는데, 막상 앉아서 몰아보면 감이 잘 오지 않네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지만, 그저 '와~ 빠르다~'라는 느낌이 드는게 초반 Impression입니다. 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3단에서 4단으로 올려 110마일(약175km/h)을 찍고 5단으로 변속해도 속도계는 정신없이 올라갑니다. 고속으로 순항하다 다운쉬프트 후 재가속이 거의 정지에서 출발하는 정도의 가속에 준할 정도로 민첩해졌습니다.
현재까지 해 본 것이라고는 150마일(약240km/h)까지는 쉬지 않고 쫙쫙 뻗어주는 모습에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아직까지 최고속으로 땡겨볼 만큼의 도로여건이 되지 않네요. ㅡ.ㅡ;

하지만, 안 좋아 진 것도 있습니다.
일단, R32 특유의 오로롱~ 하는 소리가 온데간데 없어져 버렸어요. ㅠ.ㅠ
대신 블로우오프 벨브에서 나오는 전투적인 소리가 페달을 밟을 때 마다 납니다.
이것도 이젠 익숙해져야겠지요...
그리고 기름을 많이 먹습니다. 대용량 인젝터와 터보로 당연한 결과겠지요.
그 두 가지 단점외에는 아직은 눈에 띄는 단점은 없어 보입니다.

좀 더 지내보면 더 많은 장점과 단점들에 대해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지금은 그냥 입이 귀에 걸린채로 그냥 타고 있습니다. ^^
아니나 다를까 인사를 하고 돌아오려 하는데 샾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쟤 너무 좋아해서 막 달리다가 티켓 한 10장 정도 끊는거 아냐?" 하고 웃으면서 얘길하더군요.

이젠 더이상 밤마다 길잃은 승냥이마냥 떠돌아 다니면서 쏘는 나이가 아니게 되어서 그럴 기회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언제나 세상은 넓고 강적은 많기에...
기회가 닿으면 배틀기에도 올려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