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경기때 유심히 소리를 들으셨던 분들은 RBR의 감속시 소리가 다른 레이스카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작년부터 사용된 Blown Diffuser (Exhaust blown diffuser, engine driven diffuser 등등으로 불립니다)에 의한 것인데요,


소리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깔끔한 레브매칭 사운드가 아니라 부르르 떠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가 납니다. 1코너에서 관전했던 기억으로는 코너 탈출 재가속시에도 들을 수 있었는데, 이 부분은 좀 애매하긴 하네요.


원리는 이렇습니다. 기존에 그냥 대기로 방출하던 배기 가스를 뒷바퀴 안쪽까지 끌고 옵니다. 여기서 리어 디퓨저 윗면으로 쏴서 다운포스를 증가시키는 것입니다. 동영상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그러면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감속시에는 액셀을 오프할텐데 어떻게 배기 가스가 나오는가 하는 점입니다. 엔진이 돌고 있으니 공기는 공급되고, 여기에 그냥 연료를 분사합니다. 그런 다음 점화 타이밍을 거의 배기 밸브가 열리는 시점으로 지각시키면 엔진 토크를 발생시키지 않고 폭발과 압력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WRC에서 쓰이는 anti-lag system(a.k.a. "미스파이어링 시스템")과 비슷한 원리로 실린더의 점화플러그를 이용하는 것이죠. 그 결과 첫 동영상에서 들리는 것과 같이 아주 독특한 소리를 내며 감속하게 됩니다.


1코너에서 경기를 관전하다보니 RB7은 코너 탈출 후 재가속할때에도 저 소리가 나더군요. 아마도 TCS와 비슷한 접근으로 - 어차피 저단 기어에서는 토크가 남을테니 토크를 적절히 죽이고 이를 디퓨저에 공급하면 가속에 필요한 그립을 더 얻을 수 있는 다운포스를 만들어낼 수 있겠죠 - 가속력을 얻어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그냥 제 생각이고 확인이 필요합니다. 흐.


궁금증이 풀리고 나니 재미있어서 정리해봤습니다. ^^ 참고로, 내년부터는 EBD가 금지된다고 합니다. 올해는 이미 많은 팀들에서 유사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