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가까운 곳에서 일을 마치고 잠시 방문해서 2차 점검을 마쳤습니다. 장착 후 원래 500km 후 2차 점검으로 알고 있었지만 여차저차 하다가 600km를 타고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큰 작업은 아니고 서브프레임 얼라인먼트 킷이 적용된 부분들을 토크렌치로 다시 한 번씩 조여주는 작업이라 사실 작업을 보면서 '굳이 꼭 할 일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의외로 풀어진 곳도 없는지 바로 토크렌치가 특유의 '딸각딸각' 하는 소리를 냈습니다.

 

그런데 막상 차를 빼서 큰 길로 나오는데 차가 또 틀려진 것이 느껴집니다. 점검하기 전보다 차체가 훨씬 더 묵직하고 단단해지는 느낌으로 변했습니다. 노면정보도 더 많이 민감하게 들어오고, 승차감도 좀 더 하드하게 변했습니다. 더불어 스티어링 반응도 훨씬 더 민감해 지더군요. 분명 거의 돌아가지 않는 것을 눈과 귀로 확인했는데 그 간단한 작업으로 또 이렇게 다른 반응이 온다는 것이 너무 신기합니다. 결국 오늘 서스펜션의 감쇄력을 소프트 쪽으로 한 단 조정했습니다. 차의 반응이 그만큼 많이 틀려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종종 정보 귀동냥을 위해서 들락거리는 모 포탈 사이트의 카페에서는 '그깟 알루미늄 조각 원가 얼마나 한다고 그렇게 많이 받는지 모르겠다' 하면서 어디서든 샘플 하나만 구하면 정말 몇 천원도 안되는 원가에도 생산 가능하다고 '씹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보았습니다만, 그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경험은 해보고 하시는 말씀인지를요.

 

생산하는 재료값이나 가공비 등의 순수한 생산비용만 놓고 본다면 분명 비싸게 여겨질 수도 있는 제품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성능적인 개선을 위해서 무언가 튜닝을 할 때 이 만한 비용으로 이 만큼의 극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아이템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큰 돈을 들이는 다른 아이템들은 과연 실제 생산비용이 얼마나 들지 역으로 따져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결과물로 나온 제품 자체는 단순하기 그지 없더라도 그것을 이처럼 상용화 하기 까지는 분명 많은 연구, 노력, 실험이 반복되었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보이지 않는 비용들을 포함해서 개인이 이런 제품을 개발, 제품화 한다고 하면 과연 지금 인모션 모터스에서 작업하는 비용으로 가능할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어제 작업 후 종종 좌우로 고저차가 발생하는 구간에서 잠깐씩 찌그덕하는 잡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아마 1차로 장착한 후 자리를 잡았던 얼라인먼트 킷이 다시 자리를 잡으며 발생하는 소음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 부분은 조금 더 지켜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혹시라도 아직도 반신반의로 망설이시는 분이 계신다면 저는 꼭 한 번 경험해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별 것 아닌 알루미늄 부품 몇 개 만으로도 차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 바로 체감되는 중독성 아이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