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작년에 첫째이자 늦둥이(이 녀석이 고등학교 마치면 저는 환갑이 됩니다) 출산 후에 안전성과 거대한 스토케 유모차를 실어날라야 한다는 이유로 K7 VG350을 마나님께 상납하고, 원래 마나님께서 타시던 포르테 2.0 Si 4단 자동을 1년간 타고 다녔습니다. 가뜩이나 수동을 못 타서 불만인데, 포르테의 4단 자동 변속기에 더불어 가속페달의 초기반응이 왈칵거리다보니 차를 바꾸고 싶어졌네요.

지난 몇달 동안 여러차량을 검색해봤는데, 마음에 드는 차는 한국시장에 없었습니다. 원하는 사양에 가장 근접한 차는 F30 335i 6단 수동 세단인데, 한국에서 팔지않고 독일에서도 옵션 넣으면 6만 유로 가까이되는 이차는 월급쟁이인 저의 재정능력을 넘어섭니다. 집사람과 상의 끝에 새차로 구매하긴하되 원하는 바로 저차를 현금결재로 할 수 있게 총알을 모아 놓자는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그 동안은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차량을 타야할텐데, 여기서 고민이 시작됩니다. 제가 원하는 차량은 몇 번이고 밝혔지만, 6기통 수동 4도어 세단, 후륜 혹은 4륜구동인 차량입니다. 물론 외관이 저와 집사람 맘에 들어야합니다.

집사람은 외관에 있어서는 K5, K7, C250, S-Class를 콕 찍어줬습니다. Infinity는 F/L 후에 디자인이 과도해졌다는 평이고, BMW나 Audi 및 Porsche는 너무 못생겼으나, 내가 굳이 이들 차량의 성능을 원한다면 허락한다고 합니다. 내가 돈벌어서 나만 탈차를 사려고 할 때에도 허락을 받아야 하는 신세가 거시기하기도 하지만, 이래야 노후가 편합니다.

위의 후보 중에서 향후 프로젝트카 급으로 분류되는 차량을 제외하면, K5, K7, C250이 남습니다. 그런데, K7은 이미 있으므로 제외됩니다. 그리고, 이왕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보다 싼 차로 가야하므로 C250은 아닙니다. 그러니, K5가 남지요. 저는, 차를 고를 때에 썬루프를 제외한 최고트림 및 풀옵션만 장착해서 선택하므로 K5 T-GDi 차량 가격은 대략 3천200-300만원 정도가 되네요. K5터보는 수동이 불가능하고, 4기통에 전륜구동이긴 하지만 크게 흠잡을데가 없습니다. 만약, 수동만 제공한다면 제가 이렇게 고민하지 않았겠지요.

그런데, K5터보에 대한 시승기가 의외로 적었습니다. 저는 최대한 순정을 원하니 순정상태에 대한 전문가의 시승기가 필요했습니다. 우리 테드 주인장과 신뢰할만한 전문기자분 (누군지 아시겠지요?) 몇 분의 의견을 바탕으로 개인블로그까지 뒤지는데, 판정하기에는 아직 미진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수동에 방점을 찍었는데, 고를 수 있는 차량이 별로 없습니다. 포르테는 한 번 탔었으니 제외하고, 크루즈 2.0디젤 수동이 그래도 집사람의 디자인 평가에서 vito를 받지 않았습니다. 마침 처가집 아파트 옆이 매장이라 주말에 견적을 내봤는데, 하이패스를 넣으려면, 출고 후에 룸미러를 뜯어내고, 하이패스를 달아야 한다네요. 추가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차를 사자마자 칼을 댄다는 점에 후순위로 밀려납니다.

이왕 싸게 가는거 평가도 좋은 프라이드 해치백 1.6GDi 수동이 보입니다. 썬루프 빼고, 스마트버튼시동키 빼니, 1650만원 정도네요. 지금 있는 포르테와 대차하면 큰 돈도 들지 않고, 무었보다 제 눈에는 뭔가 아쉬운 디자인임에도, 집사람의 디자인 평가는 좋았습니다. 다만, 고속도로에서 내 스타일의 주행을 편안하게 받아 줄지는 약간 의문입니다. 고속도로에서의 제 운전 스타일은 보통 규정속도를 잘 따르는 일명 고속버스 스타일입니다. 다만, 1년에 한 두번 최고속 시험하고, 교통흐름 맊는 차량이 나타나면 순간 추월하는 정도입니다. 이를 잘아는 집사람은 프라이드는 구매하고 나서, 석달 만에 차를 바꾸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이에 대해, 내가 미국에서 액센트 수동 해치백을 큰 불만없이 타고다녔고, 운전이 재미있을테니 오래타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하자 집사람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오늘 주인장께서 K5터보의 시승기를 올리셨네요. 덕분에, K5터보가 매우 강력한 후보가 되어버렸습니다. 고민의 시간이 더 늘어나겠군요.

P.S. 주인장님께, 4기통 터보의 엔진의 회전질감이 일반적인 6기통과 비교하면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