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조금 못마땅한 정비사도 있고, 의외로 고지식한 FM
스타일의 정비사도 있습니다.
문제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어떤 정비사가 카센터를 오픈
한다고 할때, 고객을 속이지 않거나 꼼수를 부리지 않으면
그 카센터는 망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사실, 국내의 정비 공임은 제가 생각하기에 너무 낮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자면, 설령 제대로된
정비 방법을 알더라도, 추가적인 정당하지 않은 공임이나
부품 마진을 취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제가 아는 혼다 딜러 A/S 센터에서 근무하는 일반정비
팀장님은 최근에 기능장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예전에 서울에서 카센터를 오픈하였
다가 1년도 안되서 문을 닫았다고 하더군요.
그분이 하는 말씀이 '대한민국에서 카센터를 잘 유지
하려면 고객에게 부당한 이득을 취해야 가능하다.'
라고 하시더군요.
단순히 정비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뜯어 고처야 할 수많은 기본중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아서 계속 반복되는 수많은 악순환 중에 하나라고
저는 대한민국 자동차 정비 현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자동차 정비로 근무하는 정비사의
근무 조건은 대부분 열악하기 그지 없습니다.
하루 거의 12시간 가까이 일하면서 퇴근할때 세면할 수
있는 마땅한 장소가 없는 카센터, 정비공장이 아직도
많습니다.
게다가, 사업주가 아닌 종업원의 경우 고등학교나 전문대
를 졸업하고 카센터, 일반 1급 정비 공장, 일반 사업소에
취업하면 그들이 받는 월급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그리고, 정식 수입차 딜러 A/S도 이러한 상황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명함만 삐까 뻔적하지요.

대부분의 정비사는 대부분의 월급쟁이와 똑같은 평범
한 사람입니다. 그들도 처음 자동차 정비에 몸을 담았을
때에는 꿈과 이상이 있습니다. 고객을 만족을 위해
최고의 서비스를 주고 싶다는.....

그리고, 어떠한 서비스를 받거나, 제품을 구매
했을때 당연히 마진은 있어야 합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겠습니까?

문제는 이러한 마진이 공정한 것이며,
소비자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비 업체 모두
상식적으로 수긍할 만한 마진에 대한 긍정적인
만족과 이해가 필요하겠지요.

무조건 정비 금액이 저렴한 곳이 결코 고객을 만족
시키지 않습니다. 물론 비싸다고 최고는 아니지만....

그리고, 실제 자동차 정비는 자동차 정비를 떠나서
직접 공구를 사용하거나 진단기를 이용해서 자동차를
정비하거나 수리합니다.
말이 그렇지, 정말 추운 겨울, 더운 여름에 그러한 작업
을 직접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정비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저도 자동차 정비를 배우고, 자동차 정비사로 근무했으며,
수입차 A/S에 몇년 머물렀던 사람이지만, 이러한 안타까운
대한민국 자동차 현실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고객도 정비사나 정비업체를 믿지 못하고, 정작 제대로
정당한 마진을 인정하고 서비스를 받고 싶은 고객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싶은
정비사와 정비 업체를 찾기 힘들다는 것.......

단순히 정비사나 정비 업체의 책임도 아니며, 단순히
우리와 같은 소비자의 전적인 책임도 아닙니다.

요즘 화물차 파업의 주된 이유가 돈벌이가 안된다는 것인데 화물차의 공급과잉에도 원인이 있는 것처럼 정비업 잘 되지 않는 이유 중에 정비소 공급과잉도 있다고 봅니다. 80년대 후반 모터리제이션이 본격화되면서 늘어난 차만큼 정비소도 많이 늘었는데 하이테크와 내구성 증대의 흐름에 본격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죠.

요즘차들은 타이밍체인 기본에 겉벨트도 달랑 하나, 부동액도 5년 무교환, 스테인리스 스틸 배기관 등이 장착돼서 차사면 한 5년동안 엔진오일 교환 말고는 카센터 갈 일이 없습니다. 상당부분의 소규모 카센터가 10년 이상된 고령차때문에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잘되는 곳은 있고 그런 곳은 분명 잘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주변상황에 핑계를 대기 보다는 적극적인 마인드로 헤쳐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많은 정비사들과 정비소가 있고, 그걸 선택하는 기준은 소비자의 몫..단순 시장 논리로 생각한다면 잘되는곳과 안되는 곳이 있기마련입니다.
제가 만약에 운영한다면이라는 가정하에..
모든 일이 그렇듯 그 일에 대한 즐거움이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짓는다고 생각합니다.
생업논리가 아니라면 투철한 직업정신이라도 있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