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두시반이 넘어, 잠도 안오고 생각도 정리할게 있어 남산엘 나갔습니다.

오가는 차들이 없어 평소보다 조금 하드코어하게 두어번 왕복을 하고는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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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 광화문 - 금화터널을 지나오는 평소 길이 좀 답답할거 같아,

하야트 앞에서 한남동으로 내려 갔습니다.

강변북로 타고 마포구청으로 빠져 돌아올 참이였죠.

 

한남동 사잇길로 빠져 강변로에 진입하려 고가를 타고 넘어가는 중..

뒤에서 헤드라이트가 확~ 밝아지며 자그마한 차 한대가 추월해 갑니다.

낮은 써스펜션에 딴딴하게 생긴  액센트인데.. 속도가 무지 빨라서 아무래도 스왑차이거나

터보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앞의 택시까지 추월해 빠른속도로 진입하는 액센트를 먼발치로 보면서..

' 양카라고 보기엔 깔끔하고, 강변로에 익숙해 보이네..' 하며, 별로 긴장하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앞에서 조금 기다리는 듯, 적당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액센트 꽁무니에 붙었다 쓰윽 추월하려는데,

액센트가 가속하기 시작합니다.  얼핏보니 타이어가 휠하우스에 닿을 정도로 낮게깔려, 오너가

꽤 신경써서 세팅한 차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간간이 차들이 달리긴 하지만, 24시간 중 차들이 가장 적을 시간이라 스로틀을 와이드오픈하고

달리기 시작.. 홋.. 이 액센트..좀처럼 가까워지질 않습니다.  평소 왠만큼 밟고 달리면 어지간한 차들은

금방들 포기하는데.. 이 액센트는 한번 붙자는 기세..

 

낮은 자세에 바닥에 착 달라붙은 액센트는 2.0인지 터보인지 직진도 무지 빠르고, 강변북로를 꿰고있는지

날렵하게 돌고 돌아 나갑니다. 나름 편하게 달리는 길이라 페이스를 한껏 높였는데, 도로이음매나

상하곡선이 있는 지역은 전륜이 튈정도로 달리지는 않는 평소 기준에서 살짝 오버될정도로 페이스를

높이는데, 좀처럼 잡히질 않고 얄미울 정도로 잘 달리네요.

도로가 오픈되어 있어서 차선을 바꾸며 달리면서도 이 액센트 꼬박꼬박 깜박이도 켜고, 적절한 라인을

타고 달리네요.  처음엔 걍 객기있는 양카인 줄 알았는데.. 몇키로 달리면서 보니, 

 

"어..제대로 타는데..?"

드라이버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고속코너에서 달리는 폼새가 장난이 아닙니다.  낮은 자세와 그립좋은 타이어일거라 생각은 했지만,

제 젠쿱으로 텅텅 튀며 지나가는 길을 착 달라붙어 달리는게.. ' 임자 만났구나..' 하는 생각을 연신.. 냠.

 

 

전 어떤경우에도 빠질곳을 지나치지 않는데, 이번엔 다릅니다.

마포구청 출구를 지나쳐 저도 모르게 전속력으로 달리는 액센트를 쫓고 있었습니다.  ㅡ,,ㅡ;;

월드컵 경기장 입구를 지나치면서 부터는 자주 달리는 길이 아니라 노면상태에 익숙치 않아 2차선을 타고

쭈욱 스로틀을 여는데,  어느새  Y00 을 넘기고 이삼십 키로를 더 올리니 앞에가던 액센트가 쓰윽 추월

됩니다.  속도 리밋이 걸리는 듯 하더군요.

 

노면이 덜컹거려 그속도로 잠시 달리다,  적당한 곳에서 빠지려고 비상등을 켜고 살짝 줄이는데..

이 액센트 거침없이 추월하더니 쭈욱 치고 나갑니다.  약간 언덕진 길을 넘어감서 엔드머플러가 닿았는지

불꽃이 튑니다.. 이렇게 장거리 배틀을 한적이 없는데, 액센트 드라이버가 더욱 궁금해지기 시작..

'그래.. 끝까지 함 가서 좀 보자..' 하는 생각에 거리를 두고 시야에 머무는 한도에서 추격을 계속 했습니다.

 

일산가는 자유로서 가끔 밟긴 하지만, 노면이 좋질않아 Y00 이상은 좀처럼 올리지 않는데..

액센트를 놓칠세라 중간중간 오버페이스함서 따라 붙었습니다.  노면땜에 점프하는 상황을 극도로

싫어하는지라,  적당히 따라가다 더 멀어지면 그냥 돌아와야지..함서 달렸지요.

'휴..멀리도 왔네..' 하던 중, 장항 ic 로 빠지려고 액센트가 우측 깜박이를 켜더군요.

 

고속코너도 어찌나 빠른지..  전 익숙치않은 코너에선 절대 밟지 않는터라, 뽈뽈거림서 쫓아나갔지요.

곡선로 빠져나가니 또 저만치 멀어져있는 액센트..  냠.. '이게 뭔 챙피래..' 함서 자석에 끌리듯 따라갔지요.

호수공원 근처서 유턴하더니 우측으로 빠지는 액센트를 따라 뽈뽈 가다가 드디어 비상등을 켜고 정차하는

액센트 뒤에 도착.. ㅋㅋ

 

 

더더욱 놀란건.. 창문 중앙에 ' team TESTDRIVE' 가.. @@;;

완전 궁금해져 심호흡 한번 하고 차에서 내려 다가가니 문이 열리고 후드티를 입은 친구가 내립니다.

 

순간... " 푸하하하하하~"

 

8년지기 후배..테드회원 심세종 님이였던 겁니다.

요즘 한동안 보질 못해 뻔히 알던 액센트임에도 생각도 못하고 쫓아갔던 거네요. ㅋㅋㅋㅋ

 

" 야~!!!  너였어..? ㅋㅋㅋ 난생처음 드라이버가 궁금해 따라온 차가 너였던거얌?"

 

심세종님도 저를 못알아봤었고, 전.. 드디어 도로에서 어둠의 드라이버를 만났구나..함서

쫓아온 차가  아는 친구였다니.. ㅎㅎㅎ

너무 반가워  음료수를 나눔서 한동안 수다떨며 놀다가 왔네요.

1.6 액센트에 NA 튠 몇가지를 한 차이긴 하지만, 정말 빨라서.. 무지 당황스러웠는데,

역시.. 트레이닝된 드라이버가 타고 있었네요.   세종님은 그차로 타임트라이얼에 꾸준히

출전했던 후배입니다. 

 

경기용튠된 차에 세미슬릭타이어를 신긴 했지만,  설설 달려도 강변로서 따여본적 없는 저를

시종일관 리드하며 달린 후배가 대견스럽기도 하고,  한쉼하기도 하고.. ㅋㅋㅋ

 

 

암튼  바람쏘이러 남산갔다 오랜만에 친구도 만나고, 

호쾌한 드라이브도 즐긴 뜻깊은 새벽이였습니다. ㅎㅎ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