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4월 어느날 새벽 1시 경 -

 

4월에...

 

핑게를 대자면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새벽에 와이프 잠든 틈을 타 잠깐 몰래 드라이브 갔다 온다는 것이 도착하니 통영이었네요. (집은 부산 온천장입니다)

 

제가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릴 수 있는 것(혼자하는 것 중에)은 조용한 새벽에 혼자 드라이브 갔다 오는 것 입니다.

 

신나게 달리면서 참 잘 어울리는(?) 조용한 음악을 틀어 놓고..

 

목적지 정하지도 않은 채 그냥 바람 쐬고 오는 것이 유일한, 이상하리 만큼 이런 방법으로 조용히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식이 피로회복에 아주 그만입니다.

 

그렇게 갔다 오고 나면 지끈거리는 두통도 사라지고, 단단히 뭉쳤던 양쪽 어께와 목 근육이 다 풀립니다. 조금의 과장을 보태면 사우나보다 더 효과적입니다. (저도 이유를 모르니 설명해 달라는 말씀은 정중히 거절하는 바 입니다..^^;;)

 

 전 차가 참 많이 좋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두가지 입니다.

두가지 다 갖추어야 가능합니다.

 

 

1. 혼자 갑니다. 혼자...

 

2. 음악이 있어야 합니다. 아주 조용하고 차분한 음악...

 

 

그날 들었던 앨범은 Max Richter - Memoryhouse(2002)입니다.

 

집에서도, 사무실에서도 4월부터 듣게 된 앨범인데 꽤나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입니다.

 

앨범을 접하자 마자 차에 틀어놓고 심야 드라이브 갔다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가득 채웁니다.

 

그리고, 이 앨범... 제가 통영까지 가게 된 결정적인 앨범입니다.

 

듣다 보니 통영까지 와 버렸지요.

 

트랙 중에 05-sarajevo 단연 압권입니다. 여성 소프라노의 보이스와 gti의 5천을 넘어선 배기음이 꽤나 잘 어울립니다.

 

 

 

 

Max Richter - Memoryhouse(2002) 중 ' sarajevo '

 

 

 

다녀 온 후 결론은..

 

뭐...

 

물론 들켰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이길 수 없는 수 많은 요소들 중에 첫번째로 꼽으라면  ' 여자의 직감 ' 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지은 ' 죄 ' 는 당연히 ' 들킨 죄 ' 이구요.

 

꽤나 섭섭했나봅니다. 이야기 하고 나가도 되는 일을 굳이 몰래 나갔다 왔냐는 이유겠지요.

 

정중히 사과하고, 보름 동안 상차림과 설겆이, 애기빨래 등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 가만히 생각하니... 평소에 매번 해왔던 일이군요.....)

 

 

 

 

Max Richter - The Blue Notebooks (2004) 중 ' On the nature of daylight '

 

 

 

오늘은 그간의(5월1일부터~5월10일까지) 피로를 풀고자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가까운 인근이라도 다녀올까 합니다.

 

저도 양심이 있는 터라 양해를 구하고 다녀올까 하는데, 사실 와이프의 시원한 허락은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 피곤 하다면서 집에서 일찍 쉬지 나가냐' 라고 반응이 돌아올테니까요.

 

하지만, 벌써부터 설레이네요...

 

약 일주일의 휴식 후에 또 정신없는 일과를 보낼거 같습니다.

 

 

 

 

p.s)

 

다른 회원분들은 스트레스 해소에 관해 어떠한 솔루션(차와 함께 할 수 있는)을 가지고 계시는지 시원하게 공유 부탁드립니다...

 

 

전 여전히 차가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