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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맨날 눈팅만 하다가 일도 안풀리고 불타는 금요일밤 일을 하고 앉아있으려니 잡생각이 가득하여 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 차라는 것에 처음 관심을 가진 꼬맹이 시절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사이에 각그랜저가 독일, 일본의 차들과 경쟁하는 그랜저가 되었고, 스쿠프와 티뷰론, 3도어엑센트로 기분을 내고 아카디아가 슈퍼카처럼 추앙받던 시기에서 터보가 기본으로 달려나오는 세단을 맞이하게 되었죠.
그 사이에 변하지 않을것 같았던 것도 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포르쉐는 오랜 시간 고집해왔던 냉각방식을 바꾸고, SUV와 4도어 쿠페를 만들었으며, 페라리는 4륜구동을 도입해왔죠.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BMW는 뱅글이라는 디자이너의 손에 의해 그릴만 같을뿐 완전히 새로워진 느낌의 라인들을 가지게 되었고, 재규어 XJ의 프런트, 페라리의 후미등은 친구가 쉽게 불러 땡땡이라 표현하던 두개씩 네개의 원형으로 구성된 램프 구성을 바꾸었습니다. 팝업식의 헤드라이트는 자취를 감추었구요.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이러한 변화들을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은 사람들의 반응이 정말 갈리는구나 싶었습니다. 앞서 한번 언급한 포르쉐의 냉각방식이 변화되었을때, 사람들은 진정한 911이 아니라며 깎아내렸고 박스터나 카이옌의 출시도 말이 많았죠. 뱅글의 엉덩이도 한때는 조롱의 대상이었구요. 근데 BMW의 판매량 증가와 함께 입지 상승 역시 뱅글 시기부터였고, 박스터와 카이옌은 포르쉐의 호황기를 불러와 주었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여전히 RS6는 C5 시절, BMW는 E36,38 시절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고, 스카이라인은 슈퍼카의 모습보단 세단기반의 2도어가 더욱 이쁘다는 생각입니다. 실키식스가 사라지고 터보가 달린 4기통 BMW도 괜히 아쉽고 FR을 버리고 나올 신형 콰트로포르테가 걱정됩니다. 두카티의 몬스터 둔해보이는 신형프레임이 못나보이고, 아예 프레임구조를 벗어난 파니갈레도 아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좀 유별나기도 하죠^-^;;
그런 것들 때문에 변화를 자제하고 자기 모습을 지키거나 최소한의 변화만을 하는 G바겐이나 랭글러, 옛 모습을 잘 살려낸 미니나 500 같은 모델들은 그렇게 이쁘고 멋있을수가 없습니다. 자기들만의 컬러를 고수하는 미국의 머슬카들도 그렇구요. 더불어 포르쉐가 RR이나 박서 엔진을 버린다거나, BMW가 전륜구동을 만든다거나 하는 일들이 언젠가는 올수도 있겠구나 싶은 걱정 아닌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그 변화가 성능, 효율 같은 측면에서 더욱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인지라 공업의 산물이자 소비재인 자동차에서 시대에 따른 변화는 필수적이기도 할 것입니다. 대신 이러한 변화에 있어서 아이덴티티와 같이 감성적이라 할만한 부분들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더불어 이런 변화에 있어서 자동차에 관심을 쏟고 애정이 있으신 분들의 의견이 어떤지도 들어보고 싶구요.
일이 손에 안잡히니 주저리주저리 글만 괜히 길어졌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만, 전부터 생각해봤던 내용이기도 한지라 용기를 내어 글을 올려봅니다. 어차피 BMW족(Bus,Metro,Walking) 신분인데다 당분간은 자차구입을 엄두내지 못하고 있는 입장이라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만 가득하네요...^-^;;
http://avantgarde.egloos.com/3860671
저도 이분 블로그에서 보고 알았습니다. 이정도의 도면스케치까지 나왔다면 이미 확정된게 아닌가 싶습니다ㅜㅜ

자동차가 2만 5천여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기계라는 느낌보다, 그 시대의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총 집합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 그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인거죠. 스마트폰의 오작동 때문에 버튼을 꾹꾹 누르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그리워하면서도, 다양한 쓰임새가 수반되는 편의성 때문에 금방 잊어버리곤 하잖아요 ^^ 20여년 전에 카폰을 생각해보면, 블루투스로 핸드폰이 연결되는 현재의 차량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라구요. 변화를 인정하는 것이 생존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메이커가 그렇게 적응하고 변화해 왔기 때문에..
지금껏 살아 남아 있는거라고 봅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환경이 변하는데... 차만 그대로일순 없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올드카에 더 정이가고.. 그리워지는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저는 BMW를 크리스 뱅글때부터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혼자서?) 자동차 디자인의 흐름을 한 번 바꾼, 트렌드를 만들어 낸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트렌드는 그의 디자인에 대한 일반인의 호불호하고는 별로 상관없었죠.
LP에서 CD로 전환된 게 대충 80년대에서 90년대 넘어올 때의 일이었는데,
그 때에도 음악 좀 듣는다 하는 사람들은 다들 아날로그를 예찬하며
상스런 디지털 기술인 CD를 거부하느라 애를 썼습니다.
요즘 LP가 수천장쯤 꽂힌 소장품 라이브러리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박물관 차리시려나..."
그런데 재미있는 건 비디오테이프에서 DVD로 변화하는 건 아무도 거부안하더군요.
똑같이 아날로그 -> 디지털로 변화한 것인데 ... ^^
911을 보며 어떤 이는 고집스럽게 제한적인 플랫폼을 발전시켜온 장인정신을 찬양하지만,
어떤 이는 '100년묵은 섀시로 참 사서 고생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뛰어난 성능과는 별개로요.
G바겐(신형63)의 데이라이트 적응 안 됨.
미니 쿠페나 컨트리맨 아직 어색함.
재규어 XJL, XF 갑작스런 큰 변화에 실망.
현대차의 마스크도 난리 날 정도로 까였었지만 벌써 옛날 얘기가 되어버렸죠.
적응하는 동물, 저도 적응에 빠른 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