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전기차인 레이EV를 타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식경제부 주관으로 한전컨소시움에서 운영하는 '전기차공동이용(www.evshare.co.kr)'사업이 10월까지 시범운영중인데, 8월달의 1차때 무료체험단에 응모해서 선정된 이후  9월달 2차 무료체험단에도 재차 포함되게 되었습니다. 그간 타볼 기회가 없다가 어제서야 처음으로 운행해보게 되었습니다. 


전동자전거나 킥보드, 전동카트, 전동 지게차 같은 것들을 타보긴 했었지만, 본격적인 상용(?) 전기차량은 처음 접하게 되어 차를 가지러 집에서 한전 남부본부까지 정말 한달음에 간 것 같습니다.


일단 시승코스를 여의도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양평동 코스트코를 갔다오는게 1차코스였고, 다시 여의도로 돌아와서 가족들과 짐을 다 내리고 동생집이 있는 서초동에 갔다  여의도로 돌아오는 게  2차 코스였습니다. 대략 운행거리는 1차가 11km/2차가 29km정도로 도합 40여km를 주행한 셈이네요.


차는 만충전 상태였고, 에어컨디셔너를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행가능 거리는 94km를 인디케이터가 지시하고 있었고, 40km정도 주행 후 반납시 배터리 잔량은 50% 주행가능 거리는 53km정도 수준이였습니다. 

서초동을 다녀오는길은 강북강변과 올림픽대로를 오고갈때 사용했습니다만, 반포대교 남단부터 교대역과 서울고주변,그리고 고속터미널근처의 주행은 정체가 적지 않은 상황이였고, 주행내내 연비운전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간 접해봤었던 전동 운송기구들(전동자전거,전동킥보드,전동카트, 전동지게차..)과 크게 다르지 않은 동력감각과 무음의 아이들링(?)상태를 통해 비로서 '내가 전기차를 운전하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만 주행중에는 기대했던 전기모터들의 우우웅소리가 아닌, 일반 내연기관차량의 음색에 조금 더 가까운 소리가 나는데..처음엔 이게 풍절음과 타이어소음인가보다 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빌려서 타보다보니 글로브박스안의 메뉴얼도 30초간 속독(--;)으로 읽고 넘어가다 보니 가상의 엔진사운드를 제공한다는 것도 오늘 블로그 탐색하면서 알게 되었네요. (VESS on/off 스위치가 차량 데쉬보드 왼쪽에 있었는데..이게 가상엔진음을 단속하는 스위치라고는 전혀 생각치 못했습니다. 그래서 off한 상태에서의 주행을 해보지 못한게 조금 아쉽네요.)


동력성능을 보니까 50kW/167Nm(약 68ps/17kg.m) 라니 가솔린대비 출력은 83%수준이지만, 토크가 거의 두배정도 되네요.  그 덕인지 몇달전 몰아봤던 가솔린 레이에 비해 시내 주행에서 월등히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줍니다.  가솔린의 경우 기어비가 꽤 높음에도 기본적인 엔진 토크의 부족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서초경찰서 언덕구간에서 4단 자동변속기가  3단으로는 조금 힘이 부치고, 그렇다고 2단으로는 일반주행속도내에서 괘 높은 회전수를 사용해야해서 불편하다고 느꼈었는데, EV는 그런 스트레스가 꽤 줄어들었습니다. 

왕복동내연기관과 변속기의 조합상 저단에서 주는 펀치력과는 다른 양상입니다만, 응답성이 높고 선형적에 가깝게 움직이는 전기모터 파워트레인의 특성상 시내주행에서 만족할만한 민첩함을 제공해줍니다.


변속기의 경우 가솔린 차량의 게이트식 패널의 메뉴얼 변속에 해당하는 부분은 E와 B로 나뉘어져 있는데, E는 말그대로 Economy운전을 의미하더군요.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노멀상태의 발진보다 훨씬 느린 모터반응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B는 아주 강력한 회생제동을 제공하구요. 센터페시아의 정보화면에 현재 모터의 출력상황이 실시간 제공되고, 가속시의 모터 출력뿐 아니라 회생제동시의 감속량까지 보여줍니다. 

차량의 거동은 못타겠다 정도까지는 아니라 생각됩니다만, 빌린 차였고, 또 제 자신이 차를 함부로 날릴만큼 간이 크지 못해 한계상황의 근처도 못가는 수준에서 차를 운행한터라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운전석 기준으로 바운싱이 크고 울렁거린다정도는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뒷좌석에 탔던 집사람의 평가는 출렁임이 심해서 불편하다는군요.(오늘 다시 물어보니 출렁임이라기보단 오히려 통통거리는 딱딱함이 느껴져 불편했다고 하네요..)

승객실 아래쪽에 배터리가 있어서 동급 가솔린차량에 비해 무게중심이 다소 낮지 않을까 생각되었는데, 수개월전의 기억을 되살려보면..예상대로 EV가 가솔린에 비해 조금 더 안정적인 느낌입니다.

이렇게 약 2시간동안 40km정도를 주행한 후 반납시 차량정보화면에서 지시하는 충전소요시간이 급속충전을 할 경우 15분정도, 그리고 완속충전일 경우 2시간 조금 넘게 요구했던 것 같습니다. 시계간 충전시설이 있다해도 현재의 배터리 성능정도라면..시내에서만 쓰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대략 두어시간 타보면서 느낀점은..도심내에서 주활동이 이뤄지는 사람들의 시티커뮤터로써 꽤 잘 어울리는 동력특성을 가진차란점입니다. 

가격(차량가격은 4,500만원이나 세제상 혜택으로 3,000만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는군요)과 충전시설, 그리고 A/S는 당장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지라 레이EV같은 차들이 일반인들이 사기엔 꽤 높은 장벽일수 있겠습니다만, 카쉐어링이라든지, 관용차량으로 활용하며 시설기반을 넓힌다면 한 10년전의 전기차에 대한 인식처럼 딴 세상 얘기만은 아닐꺼라 생각됩니다.


사족...

이런 카쉐어링된 차들은 차량열쇠가 차안에 묶여져있고, 도어락의 단속은 무선을 통해 수행합니다. 보통은 유저들이 스마트폰에 어플을 설치하고 그 어플화면상의 버튼들로 도어락의 개폐를 수행하는데..예전 그린카의 카쉐어링때도 이게 그렇게 일반차량의 무선도어락 리모콘처럼 즉답을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3G망을 사용하는 것 같은데..어떨때는 어플상 스위치 작동에 도어락이 즉답하는 경우도 있고, 한 5분여 지연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악은 아예 작동안하는 경우도 있구요. 그래서 그린카 소속의 가솔린 레이를 이용했을때에는 반납시 결국은 스마트폰 어플로 작동이 되지 않아서 관제실로 전화를 해서 관제실의 제어로 도어락을 했었습니다.

근데..이번 EV의 경우는 그 관제실의 제어도 소용이 없더군요.

사실 원래 EV를 예약한 날은 그저께인 수요일(5일)이였습니다. 제가 사용 예약한 시간인 20시30분부터 였는데 19시쯤..기술부서에서 오늘 사용이 불가하다는 연락이 와서 사용을 하지 못하고 예약을 하루 뒤로 미뤘는데..그 사유도 시스템 업그레이드상의 문제로 도어락의 작동관제에 문제가 있는 것이였었습니다. 근데..그게 손을 봤다는데도 다시 그런 문제가 생긴것이죠.


집사람과 애들 두명 데리고 코스트코홀세일 지하주차장에 주차 잘하고 어플로 문을 잠그려하니, 감감 무소식입니다. 그래서 일단 집사람과 애들은 쇼핑하러 올라가라하고 저 혼자 열심히 문을 잠궈보려하는데 안되길래 홧김에 도어락스위치를 잠금으로 놓고 문을 닫아버리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한 5초쯤후..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어플로 차문을 열어보려했는데 될리가 있나요...말그대로 바보짓을 한거죠. 쉐어링업체(아주렌트카)통제실에 전화를 해서 통제실에서 신호를 보냈습니다만..역시 감감무소식...결국 통제실에서 애니카 긴급 서비스를 보내주셨습니다. 그 곳 주차장 꽤 덥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