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다리던(?) 첫 사고가 났습니다. ㅠㅠ

전에도 차를 받아 오던 날 오르막에서 기어를 안넣고 악셀만 밟아서 미끄러져서 다른 차를 친적도 있고.. 신호 대기중에 다른차가 와서 뒤에서 친 경우도 있고.. 주차장에서 다른 차를 긁은 적도 있었지만,
주행중에 사고가 나기는 처음이네요. 그것도 거의 180도 돌아버린 슬립때문에...

7시 30분 저녁약속이 있어서 그 전에 잠깐 1100도로 드라이브를 갔다와야겠다는 생각에 집을 출발했습니다.
비가 내려서 젖은 도로라 조심조심 얼마전부터 시작한 힐앤토 연습을 하면서 올라갔는데..
거의 정상에 다 도착할때쯤 긴 직선구간에서 무슨 생각인지 오버해서 악셀을 밟았네요 ㅠㅠ;
네비를 보니 거의 90도의 우측코너가 앞에 있고....
속도를 줄이느라 브레이크를 꾸욱 밟았고, 이때 이미 차가 잘 안선다는 느낌이 팍 들고...
차가 회전을 시작했을때 브레이크를 밟으면 뒤가 미끄러진다는 걸 알면서도 브레이크를 밟고 코너에 진입할수밖에 없었고... 결국 뒤가 공중에 뜬것처럼 가벼워지더니, 150도 정도 미끄러지면서 오른쪽 가드레일에 운전석쪽 앞 범퍼를 콰당 박았습니다.

갓길도 없는 블라인드 코너 한복판이라 일단 다시 차량 시동을 걸어봤는데 다행히 시동은 걸리더군요.
내려오면서 주차장 공터에 세워두고 앞을 확인했더니..
흑... 앞 범퍼와 운전석쪽 휀더와 본넷 끝부분까지 쿡 박혀있고, 라이트도 푹 들어가서 깨지긴 했지만 안에 전구는 안깨져서 불은 들어오고 있더군요..

아아.. 차를 바꾸고 싶어서 다른 차들을 알아보고 있었고,
이녀석은 정리해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내 첫차인데 이렇게 망가진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네요..

차를 가지고 내려오는 길에는 정말 너무 조심하게되고, 조심해도 또 무섭더군요.
안그래도 무서운데 갑자기 노루도 튀어나오고 ㅠㅠ;;
1100에 노루가 많다는건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는 처음 본 노루인데
신기하다기 보다는 그저 무섭더군요.

밤에 술마시고 들어오면서 다시 차를 봤는데... 내 몸이 너무 멀쩡하니 꼭 없었던것만 같았던 사고의 흔적이 차에 깊게 남아있네요.
요즘 좀 욕심이 들어서 차를 바꾸고 싶어하고, 이녀석의 출력에 불만을 느꼈던, 겨우 1년 차를 가지고 운전했으면서 벌써 오버하고 한계를 넘어버린 제가 참 미워지네요.

그래도 다행히 별생각없이 연장한 보험에 자차가 들어져있어서 차 수리는 큰 돈 안들이고 해결이 될것 같습니다. 자차 들어봤자 생전 쓸일도 없겠네 생각했는데 이렇게 요긴(?)하게 쓸줄이야.. 할증 피하려고 50만원 넘어가는 부분은 제가 부담하고 보험으로 처리할까 합니다.

어느새 아주 긴 글이 되어버렸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