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전에 먼저 저는 불효잡니다.

아버님 차를 좋은 걸 사드리지 않았으니...

 

03년 04월 30대 나이에 느즈막히 면허를 취득하며, GM대우 레조 2000LP 고급형을 출고했었습니다. 그 때, 아버님이 타시던 캐러밴을 사고로 폐차한 후라 제 차라기보단 가족용 차량으로 구매하되 주사용은 제가 하는 걸로.

 

형님은 이미 출가한 상태였고... 그래서, 유류비 부담이 적고 공간 활용도가 높은 차량에서 선택하다보니 카렌스와 레조 두 개로 압축됐는데 결과적으로 레조를 샀었죠. 당시 LPG 가 500원도 안할 시절이라 연비가 나쁜 건 별로 문제가 안됐습니다.

 

정말 밤마다 내부순환 올려서 롤링이니 이런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신나게 달렸네요. 각설하고.

문제는 이 차가 끊임없이 자잘한 사고가 났었다는 겁니다.

 

魔 가 씌웠다고 해야 할까요 ?

멀쩡히 주차된 차량의 리어 와이퍼를 간밤에 꺽어 놓고 가는 건... 애교 수준이였습니다.

 

뭐 제가 초보라 주차하면서 살짝 살짝 긁어 먹은 것도... 그냥 애교 수준.

문제는 차대차 사고가 계속됐다는 거죠.

 

그 시발은 회사 워크샵 가면서... 대성리 초입에서 주말 정체 시, 살짝 졸아 클리핑 상태로 앞차를 충돌한.

제 차나 그 차나 파손은 없다고 봐도 될 정도였는데 (무쏘였는데 전투 범퍼 살짝 내려 앉은 정도 ?) 대인 사고 접수로...

 

뭐 400 넘게 보험 지불을 했더군요. 그 땐 뭐 보험사에서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전혀 신경도 안썼는데...

결정적으로 그 다음 해에 성수대교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를 당해 거의 죽다 살아나서 차에 대한 애정이 완전히 끊겨

 

뉴스포티지를 출고하고, 레조는 세컨카로 집에 놔뒀습니다. 폐차하기엔 보험수가가 조금 모잘라서...

아마 900 정도 수리비 나왔던 거 같네요.

 

그렇게 레조는 아버님이 가끔 선산에 가실 때나 이럴 때만 운행을 하는 정도였는데 그 이후에도

자잘자잘하게 접촉사고가 계속 발생했었습니다. 카히스토리 뽑아보니 확인된 것만 7건 (내차 피해 3건, 타차 가해 4건)

 

하지만, 아버님이 그냥 현장에서 처리하신 것까지 포함하면 아마 매년 1건씩 사고가 났던 거 같습니다.

근데, 엊그제 또 사고가 나셨다네요. 브레이크가 밀려서... (레조가 좀 브레이크가 밀리긴 합니다)

 

다행히 부모님은 전혀 다치지 않으셨는데, 이번에도 피해차량 두 분이 대인 접수를 하셨더군요. 휴우~

레조는 보지 못했지만, 수리비 80만원 나왔다는 걸 보면 아마 범퍼/그릴/헤드램프 정도는 파손된 거 같습니다.

 

이 차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심각히 고민되네요.

사실 이 고민은 과거에도 계속 해왔는데 이번엔 결정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03년식 11만km 정도인데 무사고 기준으로 300만원도 안되는 걸로 봐선 저희 차는 폐차를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아버님이 칠순이시라 운전을 거의 하시진 않는 편인데...

 

정리하는 게 맞겠죠 ?

신차를 사던 중고를 사던 그건 둘째 문제이고...

 

근데, 정리할 거면 이번에 수리를 하는 게 아닌데 아버님이 일단 수리를 맡기고 그 다음날 얘기를 하셔서 -_-

만약 처분한다면 80만원은 그냥 날리는 셈이네요.

 

사고 이력도 많고 실제 봐도 사고 차라는게 확연히 보이는데... 외관 상태도 너무 좋지 않습니다. -_-

과연 이 차를 팔 순 있을까요 ? (80만원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팔고 싶긴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