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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민근 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써 보는군요.
어제는 정말 하루종일 날씨도 꾸물꾸물하고 비도 오락가락, 가랑비, 이슬비가 막 이랬다 저랬다를반복했던 하루였습니다.
사정상 그 상황에서 운전을 참 오랫동안 하게 되었는데요. 총 300여 킬로 정도 운전한 것 같습니다.
일반도로에서의 답답함이야 이제 뭐 나 혼자만의 도로도 아니고 그러려니 하는데 집을 백여미터 남짓 남겨놓은
좁은 골목길에서 차를 한 대 맞닥뜨렸습니다.차는 신형 제네시스. 시간은 저녁 8시 반, 이슬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고요.
맞닥들인 곳의 지형은 나름대로 경사가 있는 골목의 정점에서 거의 둘 다 마주친 거라서 저는 일단 전조등부터 끄고
조금 더 여유있는 제가 후진으로 빼려고 하는데 상대 차의 헤드램프가 제 얼굴을 완전히 정면으로 쏘아댑니다.
각도상 두 차의 헤드램프가 서로의 얼굴을 비추는 형태였는데 일딴 눈뽕을 맞고나니 사이드 미러에 비친 컴컴하고
비오는 골목길이 아무것도 안 보이더군요. 후방 카메라도 없는 차라서 하루종일 피곤함이 겹쳐서 짜증이 나더군요.
그 차 쪽에는 또 가로등이 있어서 보니 운전석 창문이 열려있어서 큰 목소리로 전조등좀 끄세요. 라고 했습니다.
반응이 없더군요. 큰 소리로 한 두번을 더 했는데도 반응이 없고 저 쪽도 좀 짜증섞인 제 말이 안좋게 들렸는지
뭔가 말을 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조등을 다시 켰습니다. 순간 그 차주분과 보조석, 그리고 차량 내부가 훤히 보이더군요.
차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인상을 찡그리더군요.
당연히 눈이 부시겠지요. 저도 계속 참는동안 눈이 부신 상태였으니깐요. 게다가 그차는 HID 였고, 저는 그냥
할로겐 전구였을 뿐이니깐요.
한 10여초를 그렇게 있으니 보다못한 지나가던 동네 아저씨 께서 제 차 앞 쪽에 세워져 있던 주차금지 팻말을
치워주셨습니다. 저는 그 쪽으로 차를 조심히 이동시키며 서로의 운전석이 교차할 때 서로 열려있는 창문으로
뭐라뭐라 궁시렁 거리는(쳐다보진 않으면서 제가 들리게끔) 그 차주분에게 똑똑히 크게 들리게끔 차를 세워 말했습니다.
본인 : 아저씨 눈 부시지요? 눈 부셔요? 안부셔요?
상대 : 아.. 왜 라이트를 안꺼...요?
본인 : 아저씨 내가 아저씨한테 라이트 꺼달라고 몇번을 말했어요?
상대 : 내가 언제 라이트를 켰다고 그래요?
본인 : ?????????????????????? 아저씨 처음부터 계속 켜고 있었잖아요!(언성 높아짐)
상대 : 어... 이상하다... 나 라이트 안 켰는데.......(목소리 점점 작아짐)
본인 : (상황파악됨) 하아..............................................
아저씨 오토라이트 스위치를 ...........................하아........
하고 그냥 이래저래 피해서 왔네요.
그 상황에서 제가 라이트를 똑같이 켜서 응대하지 않고
멋지게 차를 옆으로 비켜준 다음 비를 맞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내려서 그 차주분께 정중히 인사하고
이런.... 오토 라이트 스위치가 켜져있었나봅니다. 제가 좀 눈이 부셨어요. 다음부터는 좀 꺼주시기 바랍니다...
눈이 부셔서 비켜드리질 못했네요...
라고 말 했어야 참 좋았을텐데 그러질 못하고 저보다는 나이 많으신 것 같은 분께 언성을 높여서
지나고 나니 마음이 썩 좋지만은 않습니다. 아직 수양이 덜 되었나 봅니다.
저도 운전경력이 많은 건 아니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런 첨단 기능(?) 때문에 본인이 차를 운전하면서
내 차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도 판단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버린 것 같아 참 아쉽습니다.
편의 기능을 배척하자는 건 아니지만 무엇이던 간에 제대로 알고 사용했을 때 그 효과가 배가되는 것 같습니다.
한 주의 시작입니다. 모두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어제 만난 신형 제네시스 운전자는 밤 10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인데도..라이트를 켜지 않고 그냥 달리시던데요. 뒤에서 몇번이나 신호를 줬는데도 그냥 무심히..쓩~ 저는 반대로 아니 오토라이트 기능도 있는 차가 왜 저러나 싶었습니다. 야간에 운전하다보면 시내건 고속도로건 전조등 켜지 않은 차 몇대씩은 꼭 봅니다. 신호를 해줘도 대부분은 못 알아먹고 제 갈길 가지만요..

저도 골목길에서 꺼주는 편입니다만
상대방이 안끄면 다시 킵니다. 그럼 그제서야 끄더라구요..
어떤 아주머니는 상향등까지 키고 있길래 저도 맞대응했지만 눈이 부시는걸 모르는건지 아무렇지않게 가더라구요...

자동차의 기능중에.. 오토라는 단어가 붙어있는 물건들 중.. 오토에어콘 빼고는 다들 그닥인 거 같습니다;;
저도 드디어 문명의 혜택을 보는 차를 타는데
오토헤드라이트의 경우는 위 같은 상황에서 미등으로 내려주려면 두번 딸깍해야하는게 아직은 어색하고;;
오토와이퍼의 경우는... 조금만 속도내면 막 덩달아 자기도 속도가 올라가더군요. 조금 줄이면 아예 작동을 안하고 ^^;;;
오토에어콘은 그냥 24도 맞추고 오토 눌러놓으니.. 이게 그나마 오토라는 단어가 앞에 붙은 차 기능 중엔 제일 좋은 거 같습니다. ㅋ
한국은 자동차검사시에만 확인을 하는 상황이구요. --;
야간에 섬뜩할때가 종종 있어서요...

맞춤법 : 맞닥뜨리다.
한국도 주행중 부적절한 등화류 사용에 대한 단속을 좀 하면 좋겠습니다. 사실 단속이 아니라 면허 딸 때부터 개념을 넣어줘야하는데, 제 짧은 이사람 저사람 경험으로 보면 자기가 관심있거나 감당할 수 있는 분야 말고는 아예 신경을 쓰고 싶어하질 않더랍니다. 예를 들면, 오토미션 오일을 얼마나 자주 갈아야 하냐고 해서, 주행 환경에 따라 다르다고 가끔식 체크해보고 색이 변하면 교환하면 되는데 토크컨버터 안 잠그고 주행할수록 빨리 더러워진다고 했더니 "그래서 교환주기가 몇km인데?" 라고 물어보는 사람,,,,, 또 연비운전을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친구가 저에게 했는데, 저번에 답글 단 것처럼 열심히 설명을 했습니다.( http://www.testdrive.or.kr/1614597 ) 그랬더니 "그래서 악셀을 얼마나 밟고 속도를 몇km로 가라는거야?" 하더랍니다. 죽 쒀서 개 준 기분이 뭔 지 알겠더라구요. 같은 맥락에서, 영맨이 "이 차는 라이트가 자동입니다" 하면 출고시 오토에 놓고 그냥 라이트 스위치가 있다는 자체를 잊어버리고 사는 분 같네요. 지식과 의식(관심)이 있는 우리가 없는 사람들 이해하면서 살아야 되는게 참 답답합니다. 차를 팔아서 아프리카에 기부하라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인 시민의식인데..
저의 대(對)눈뽕 전략 :
라이트가 눈에 비춰지면 자동으로 그쪽으로 눈이 가는 게 본능입니다. 근데 의식적으로 눈뽕이 느껴진다 하면 일부러 그 쪽에 시선집중을 하지 않으면 눈앞이 캄캄해지는 현상이 줄어들고 회복도 보다 빠릅니다. (빛에 적응하는 속도가 만 16세부터 4년마다 두배로 증가한다는 걸 어디서 읽었는데 제가 어려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저차가 있는 길을 다닐 때 아버지께서 상대방 라이트 때문에 잘 안보인다고 하셔서, 저쪽 보지 말고, 길 앞만 주시해 보라고 말씀드렸다니 한결 낫다고 하셨습니다.
오토라이트에 관한 더 황당한 것 :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달린 차 풀 옵션인데 한밤중에 가로등이 켜져있다고 일부러 끄고 다니는 아저씨를 봤습니다 ㅎㅎㅎ
전조등 꺼놓아서 있는줄도 모르고 차선 변경하려 했더니 하이빔은 잘만 켜더군요 ㅠ

세상은 발전해 나가고, 사람들은 퇴보해 가는거 같습니다...
씁쓸할때가 한두번이 아니고, 날이 갈수록 더 심해져 가는거 같습니다 ㅠㅠ
조금 다른 경우이긴 합니다만...
언덕길 혹은 경사진 골목이나 주차장에서 주차하는 차량이 앞에 있으면 내 차가 그 차량의 어느 방향에
서있든간에 일단은 상대방의 시야 확보를 위해 전조등을 잠시 꺼주는게 기본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전조등을 꺼도 미등은 켜져 있기 때문에 미등으로 내 차의 위치를 알릴 수는 있으니까요.
대체로 보면 통념상 정당한 것에 대해 대부분이 동감 하다 보니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들은 있는 것 같은데...
귀찮다는 핑계로 혹은 깜빡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실수 아닌 실수를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정비소에 들어갔다 온 날 밤인데도 유난히
계기반이 밝아서 왜 이렇게 밝지?
하고 라이트 확인해보니까
정비소에서 라이트를 오토가 아닌 상태로
바꾸어 놓았더군요.
밤인데도 라이트 안 키는게 이런거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전 오토라이트가 현재는 편하더군요.
단지 가끔씩 상대방을 위해서 라이트 꺼줄때는
자주 안 써서 좀 헷갈리긴 하지만요.

첫차이자 주로 운행하는 싼타모와, 가정용 엑센트 디젤 11년식은 오토라이트가 없는지라, 손으로 켜고 끄는게 습관처럼 굳어져서 그런가봅니다 ^-^;;
그래도 낮시간대에 터널이나 지하차도를 들어가면 칼같이 라이트를 켜고, 나오면 끄고 다닙니다.
필요없다고 말하는 사람치곤 재미있는것이, 터널에 들어설때 라이트를 켜는 타이밍과 빠져나올때 끄는 타이밍은
흡사 오토라이트 장착 차량처럼... 2~3초 있다가 켜고, 2~3초 있다가 끈다는거죠...^-^;
사실은 마음한켠으론 "오토라이트가 부럽다 ㅠㅠ"라고 생각하고 있나봅니다 ㅎㅎ 무의식적으로
분간을 못하는 운전자는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갑니다
최소한 자기차가 지금 뭔기능이 작동중인지는 알아야하지 않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