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한 이민재선수 택시 영상입니다. 


타이어까지 출고 타이어(피제로 TM 7000km 주행) 인 완전 순정입니다. 인제를 많이 타보신 분일 수록, 이 기록의 의미를 잘 아실것이라 생각합니다. 서킷용으로 따로 세팅되지 않은 깡 순정 차량으로 이정도 기록을 내는 차는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인제에서 주행하는 순정 997 gt3 들이 보통 1분 58초 정도를 냅니다.


원래 911의 RR레이아웃은 진정한 달리기를 위한 포맷인가? 이것에 이미 상당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991을 서킷에서 시승한 후 이에 대한 의문이 상당부분 해소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이론으로만 정립되어 있던 것을 실제로 확인한 하루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랭식 포르쉐 - 불리한 레이아웃을 극복한 스포츠카의 표준


포르쉐 RR레이아웃의 시작점은 어디일가요? 바로, 페르난디트 포르쉐 박사가 설계한 "폭스바겐 오리지널 비틀"이 최초 입니다. 그 뒤로 포르쉐 356으로 이어졌고 911, 930, 964, 993의 공랭 포르쉐를 거쳐, 996 997 현재의 991까지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RR레이아웃의 본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뒷자리 확보" 입니다. 그런데 포르쉐는 "일상생활과 스포츠카의 양립"을 추구하기 위해 달리기에 불리한 RR 레이아웃을 스포츠카인 911에 적용합니다. RR모델은 달리기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큰 단점이 있는데, 바로 앞바퀴 하중 부족에서 일어나는 언더스티어, 브레이킹시의 극심한 오버스티어, 큰 요관성 때문에 생기는 정교한 요잉 조작의 어려움 등입니다.


2대째 포르쉐인 페리 포르쉐는, 이러한 RR 방식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모델 911에 몇가지 처방을 내립니다. 


1. 극단적으로 짧은 휠베이스 (2270mm 로, 모닝의 2370mm 보다 10cm 나 짧음)

2. 작고 가벼운 공랭식 SOHC 엔진 탑재 (심지어 911에 4기통 박서를 얹은 912 모델도 존재)


위와 같은 극약 처방으로 1964년 경량 RR 스포츠카인 911을 발매하여, 일상 생활속 스포츠카의 표준을 세움은 물론, 오늘날 RS 모델의 오리지널인 선조인 1973년 2.7RS 는 아직까지도 스포츠카 역사상 최고의 핸들링을 가진 차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모든 클래식카 매니아들의 궁극의 목표중 하나죠..ㅎㄷㄷ한 가격 ㅎㅎㅎ)



996/997의 문제점


1996년 드디어 포르쉐는 출력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는 911모델에 수냉식 DOHC 엔진을 도입합니다.

물론 엔진은 대폭 무거워졌고, 휠베이스 역시 8cm 나 커졌습니다. 당시 진정한 911-enthusiasts  들에게는 996은 911이 아니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만, 편안하고 안정적인 고출력 엔진을 가진 996은 대부분의 일반매니아(?) 들을 만족시며, 993과의 자리바꿈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습니다. 다만 각종 레이스와 랠리에 시합용으로 많이 쓰였던 공랭식 911들과는 달리, 996/997은 일부 내구레이스 이외에서는 레이스카로 쓰인적이 별로 없습니다. 997 에 이르러서는 엔진이 더욱 크고 무거워 져서, RR의 단점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 나는 차가 되었습니다. 



RR VS MR


과연 빨리 달리기에 RR이 MR에 비해 유리한 점이 있는지? 아래와 같은 사실을 토대로 스스로 결정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1. F1에 RR레이스카는 없음

엔진이 앞에있는 FMR 레이스카는 존재한적이 있지만, RR방식 레이스카가 있었던 적은 없음


2. 959를 제외한 포르쉐의 모든 수퍼카는 MR

911GT1, Carrera GT, 가장 최근의 918까지 모두 MR


3. 포르쉐의 모든 레이스카는 MR

956, 962, 935, 904GTS 등 포르쉐를 유명하게 만든 모든 레이스카는 MR입니다



991의 등장

991에 이르러, 포르쉐 샤시가 다시 한번 풀체인지 되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휠베이스와 엔진 포지션 변화 입니다.
991의 휠베이스는 997보다 11cm가 늘어난 대신, 엔진이 7cm 앞으로 왔습니다.  덕분에 무게 배분 역시 아래와 같이 변화합니다.

Porsche 997 C2 : 38% front , 62% rear 
Porsche 997 C4 : 40% front , 60% rear
Porsche 991 C2 : 41% front / 59% rear
Porsche Cayman : 45% front , 55% rear 
Ferrari 458 : 42% front / 58% rear

이것은 결국 911의 MR화 입니다. 같은 C2(Carrera2)끼리 비교한다면 38:62 에서 41:59 로 크게 좋아진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991이 997보다 온순하고 스포츠성이 떨어지는 차라고 말합니다만, 사실은 991은 997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의 성능상 포텐셜을 가진 샤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를 이번 인제 주행에서 실제로 확인 하였습니다. 3-4랩째 길막이 아니었었으면 1분51초6의 기록을 예상 할 수 있었고, 무게가 더 가벼운 991 C2S 라면 50초 후반, 991 GTS라면 50초 초반, 991 GT3 라면 49초 초반 기록까지도충분할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택시 주행이 아닌, 타이어와 얼라인먼트 최적화를 거친 차량이라면 이보다 1초 단축은 쉽습니다.

이미 기록상으로도 991 C2S의 기록이 초기형 997 GT3 를 뛰어 넘습니다만, 더욱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차량의 움직임 입니다. 997 GT3에 비해, 초기 언더스티어가 뚜렷이 줄었고, 한계에서 민첩한 요잉 컨트롤이 가능합니다. 간단히, MR에 가까워 졌습니다. 언더스티어 진입을 즐기는 대부분의 996/997 드라이버에게는 확연히 차가 어려워 졌을 수 있지만, 레이스카 셋업에 익숙한 전문 드라이버에게는 비교할 수 없이 편해진 세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MR화된 RR - 991은, 극단적 RR인 997과는 비교할 수 없는 좋은 움직임을 보여 줬습니다. 이민재 선수 역시, "드디어 911이 탈만한 차가 되었다" 라고 말합니다.

가장 좋은 "포르쉐는 최신포르쉐" 라는 말이 실감 나는 영상 입니다. 


재미있게 감상 하셨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