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석환입니다.

5월엔가 차를 매물로 내놓고 워낙 국내에서는 아웃 오브 안중의 3단 합체(수동, 왜건, 노후) 차량이라

몇 분 말고는 문의가 없어서 차를 결국 중고매매상에게 넘기기로 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일은 그제 밤에 일어났습니다.


얼마 전 차에 갑작스런 부조가 생겨서 집 근처 카센터에서 점검한 결과 점화코일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발견됐고,

점화코일도 있겠다 이걸 한 번 직접 갈아보겠다고 그제 밤에 커버를 뜯다보니 

엔진룸이 꽉 차서 혼자선 할 수 없게 돼있었습니다. (왠만한 경정비는 제가 해왔었습니다.)

아내가 그냥 정비소에 맡기라고 했었지만 그걸 무시하고 실행에 옮긴거였는데

혼자 좋아하는걸로 시간보내고 가족들은 신경도 안 쓴다며 그간 쌓였던 것을 표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습니다.

다 옳은 말이었거든요.

사실 차 운행하는 2년 5개월 동안 구입가격보다 정비비용이 더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저는 뜬금없이 고장나는게 아니라 수명이 다한걸 교체하는거고

이걸 고치면 더 고칠게 없다는 마음으로 만족스러워서 타고 다녔지만 아내는 그렇지 않았나봅니다.

정비하러가는데 쓰는 시간이며, 비용이며, 그 돈이면 새 차를 살 수 있었는데 왜 그랬냐는 얘기가

예전엔 귀에 들어오지도 않더니 어젯 밤에는 가슴에 팍팍 꽂혔습니다.

6개월 전에 타이밍벨트 작업 후에는 다시 고칠 일 없을거라고 했는데

제가 생각할 때에는 이 것만 갈면 멀쩡하다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아내 입장에서는 또 차가 고장난거라고 받아들이고 결국 참았던 분노를 폭발시켰습니다.

(타이밍 작업 이후에 연료펌프가 작동 안 돼서 교통정체의 주범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후에 알터네이터도 교체했고, 아내 몰래 어퍼암도 교체했었구요;;)

잠자리에 누워있는데 내일 당장 차를 팔지 않으면 가만히 안 있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제, 예전에 차를 팔았던 딜러에게 연락을 했고, 등록증을 받아갔습니다.

딜러에게 교체사항에 대해서도 교환할 부속 등을 보여주면서 얘길 다 해줬습니다.

내일 차를 넘기기로 했고요.

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딜러에게 넘기기로 했다고 얘길했더니 조금 누그러졌더군요.


오늘은 퇴근하고 집에 가서 애들 카시트를 내리고 부속들을 챙겨 실을 예정입니다.

내일은 제가 가슴으로 울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선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기도 해야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