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드디어 입양한지 약 한달만에 e39 540i 와 첫 출근을 감행 했습니다. 마침 빨간 포르쉐 944 가 주차 되어있어 기념사진 남겼습니다. 80년대 차량으로 알고 있는데 내외관 상태가 정말 깨끗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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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9 가 큰 차는 아닌데 944 옆에 있으니 엄청 거대해 보이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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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식이라 AUX 등은 상상도 못하고 심지어 카셋트 플레이어가 달려있습니다. 다행히 6CD 체인지 플레이어가 정상작동하기에 트렁크를 통해 씨디 빵빵하게 넣어놓고 듣고 있어요. 사진은 첫 드라이브를 함께한 비틀즈 앨범. 왠지 이 차에 요즘 음악은 안어울리는듯 합니다. 사운드도 HIFI 옵션인데 요즘 차들에서 듣던것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에요. 마치 예전에 티비에서 명화극장 같은거 하면 추억의 사운드 같은 음악이 나오는.. 그런 느낌. 그래서인지 비트가 빠르고 강한 요즘 음악 보다는 클래식이나 컨츄리 같은 노래가 어울립니다. 전반적으로 부밍이 없고 소리가 단순하게 들리는 착색이 없는 소리라고 느껴집니다. BMW 의 오디오는 안좋기로 유명한데 HIFI 옵션도 그런지는 막귀라 잘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도어 분해해보니 스피커에 노키아 마크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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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주차 등록 하러가서 잠깐 혼다들 사이에 있는 사진. 요즘 차들과 크기를 비교하면 어코드 길이에 씨빅 정도의 폭을 가지고 있는듯 합니다. k5 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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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출근전날 얼음으로 코팅된 사진.. 이런 장면은 태어나 처음이라 신기해서 찍어 두었습니다. 비가 오는데 온도는 영하라 차 표면에서 바로 얼어버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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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퇴근 및 정비소 방문 약 1시간 정도 운행 하였고 평균 속도는 21마일 정도로 기록 되어있네요. 고속 도로 50% 시골길 50% 정도 주행하였는데 v8 4.4 임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연비가 괜찮네요 (19.4mpg 약 8km/l). e90 328i 3.0 엔진의 경우 비슷한 주행시 보통 22mpg(약 9km/l) 정도 나왔습니다. 

이전에 흡기 에어필터 갈기전에는 시내 주행에서 9.6mpg 나왔었는데 필터 갈고나니 시내에서도 18mpg 정도는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곳은 시내라고해도 정체가 거의 없습니다.

계기판 픽셀이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아래 사진처럼 19 에서 1 부분이 거의 안보이더니 오늘은 또 흐리게 보이더라구요. 날이 따뜻해지면 자연 복원 될것 같기도 하네요. 대부분은 읽을수 있는 수준이라 한동안 그냥 탈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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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요한 DIY(누수, 헤드라이트, 범퍼, 필터류)를 마쳤고, 더이상 물이 안들어옴을 잘 확인 한 뒤 앞 유리창 고무 등 물이 새던 부분의 모든 고무 및 플라스틱을 교체 하였고, 오일 누유및 냉각수 상태를 확인하면서 조심히 타고 있습니다. 


출근전 이 동네 (미국 NC 랄리) 에서 가장 용하다는 BMW 점쟁이 정비소 할아버지에게 다시한번 점검을 부탁 하였고, 당시 V8 엔진의 경우는 20만 마일 정도에서 대부분 오일 세퍼레이터와 타이밍체인 가이드 및 가스켓이 나가게 되니 오일 줄어드는게 심하지 않으면 그냥 오일 넣으면서 타라고 하네요. 나중에 머플러에서 연기나면(오일세퍼레이터) 그때 와서 한번에 싹다 갈라고 합니다. 한 2500달러 (워터펌프, 서모스탯, 타이및 체인, 오일세퍼레이터, 타이밍 체인 가스켓, 벨브커버 가스켓, 오일팬 가스킷 등..) 든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누수 수리하는동안 조수석 시트 탈거해서(시동을 키면 안되는걸 깜빡 했어요 ㅜㅜ) 에어백 경고들 올라왔었는데 무료로 진단기 체크 해 주시고 에러코드 삭제. 서모스탯 에러가 있고 아마도 이전 딜러에서 냉각수 보조탱크 교체 했는데 당시 뜬 에러를 지우지 않은듯 합니다. 그래서 먼저 삭제 하고 담에 와서 또 생기는지 보자고 하시네요. 그외 미션오일 디퍼렌셜 오일은 이제 40,000마일 되었으니 한 20,000 더 쓰고 오라고 하더라구요. 


추가 DIY 로 이전 중고차 딜러에서 핸들 소리나는거 고쳐 달라고 하니 클럭스프링 나갔다고 300 달러 수리비 예기 했었는데. 그냥 한번 문틈새등에 뿌리는 리튬그리스 정말 딱 한방울 뿌려주니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ㅡㅡ; 정말 혹시나 해서 리튬그리스 스프레이에 빨대 꼽고 한 0.1 초 칙! 하니 문제 해결. 그러고 나서 소리가 안나니 왠지 핸들 유격도 사라진거같고 그러네요 (아마 원래 없었겠죠 소리때문에 소리가 나는 시점에서 뭔가 유격이 있었다고 착각했던듯하네요). 그리고 오늘 기어변속노브가 낡아서 내부 고정 플라스틱이 부러지고 무슨 본드로 대충 고정한 상태라 유격도 있고 왠지 변속감이 헐렁 했는데. 노브만 새것으로 바꾸고나니 미션이 변속감이 전체적으로 단단해졌습니다 왠지 하체도 더 짱짱해진 착각속의 느낌. 




마지막으로 첫 출근 시승 소감 입니다.


첫 출근을 하면서 e39 와 약 1시간 조금 넘게 주행을 해보니 이 친구는 계속 나한테 뭔가 말을 걸려고 하는듯 합니다. 


서스팬션에서 일하고 있는 느낌을 엉덩이로 계속 전달하고(충격이 올라오는것은 아니고 뭔가 서스팬션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에 대한 피드백이 e90 에 비해 상당히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노면도 e90 에 비해 더 많이 타는듯 하고 (타이어가 더 광폭에 편평비가 낮아 그런듯 합니다), 엔진도 악셀이 케이블 방식이라 좀더 직관적으로 감각이 연결 된 느낌이 드네요. 브레이크는 e90 에 비해 초기 응답성은 약간 약하지만 보다 리니어하게 압력이 증가하고 마치 직접 신발 바닥으로 아스팔트에 비비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e90 328i 의 경우 브레이크 관련 보조 시스탬이 꽤 많이 들어가 있어 급브레이크시 압력 2배로 늘려주고, 정차시 마지막에 살짝 풀어주고 하는등의 컴퓨터 제어가 알게 모르게 있기에 확실이 e39 와 비교하면 잘 잡히지만 뭔가 내가 제어하는게 아닌 느낌이 가끔 있습니다. 


핸들링의 경우는 e90 에서 바로 옮겨타면 약간 의아한 느낌 입니다. 워낙 e90 이 핸들이 무겁고 타이트하고 직경도 작은편이기에 그런듯 하지만. 5 시리즈가 3 시리즈 와는 다르게 패밀리세단 혹은 비지니스세단의 역할을 해야하니 약간의 유격은 있는 세팅으로 보입니다. e90 에 비하면 저속에서의 스티어링은 훨신 가볍고 고속에서도 그렇게 무겁지는 않지만 고속 주행시 안정적인 느낌은 꽤 맘에 듭니다. 아무래도 뒷좌석에서의 승차감에 영향을 주는 e90 의 지나치게 예민한 핸들과 서스팬션 그리고 런플랫 타이어의 조합은 뒷좌석 VIP 승객에게 그리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였는데. e39(일반타이어 + 스페어 조합)는 e90 과 비교해서 뒷좌석도 훨신 편안하다고 합니다.

 

절대적으로 충격을 흡수하고 편안하면서 묵직한 느낌은 e90 에 비해 우위에 있고 소음 진동도 실키 6 보다 조용하고 진동도 없는 느낌으로 (엔진마운트 100000마일에 교환 되어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스포티한 주행과는 멀어보이지만, 발끝 손끝 하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고, 또 그 피드백을 전해주는 느낌이 즐겁게 다가오는 차량입니다. 3 시리즈가 보다 패기왕성한 나이대에 rpm 을 올리며 코너를 쥐어짜듯 탈수있는 스포츠카에 가까운 감각이라면 5 시리즈는 보다 높은 연령대를 목표로 절대적인 빠름과 자극 보다는 운전에서 느낄수 잇는 감각을 통한 즐거움에 초점을 두고 만든 차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느리진 않습니다, 유튜브에서 540i 0-250km 영상보니 1분 이내에 250 까지 가속 되더군요. 실제 악셀을 조금만 깊게 가져가면 스핀도 쉽게 나고 가속력도 상당합니다.


오랜만에 수동을 다시 타게 되어 처음에는 시동을 꺼먹을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오늘 아침 한번 시동 꺼졌었어요). 게트락6단 미션으로 알고 있는데 확실히 오래된 독일차라서 그런지 변속에 따른 기계적인 감각은 아직까지 타본 수동 차량들 중에서는 가장 좋은 느낌입니다. 이전에 국산 전륜 1.6 수동 차량들을 탈때는 변속감이 매우 헐렁하였고, 젠쿱 2.0 의 경우는 신차로 출고 했었는데 꽤나 뻑뻑하게 기어가 들어가고 나름 변속기가 타이트 했지만 알수없는 변속시의 철컹 거리는 소리와(원래 대부분 FR 이 그렇다고 들었는데 e39 는 아직까지 그런 소리를 못들었습니다) 변속 단수 위치를 느낄수 있는 감각이 좀 떨어지는 느낌 이었던듯 합니다. 당시 젠쿱의 경우도 CDV 가 들어간건지는 모르겠지만 클러치 미트 시점은 초반에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e39 역시 아직 CDV 는 적응이 필요한듯 합니다. 1단에서 2단 넘어가는 시점에 클러치 미트되는 시점과 레브매칭이 어렵습니다. 자꾸 굴렁꿀렁 하게 되네요. 그리고 엑셀이 너무 무거워서 힐엔토도 상당한 연습이 필요한듯 하네요 아직은 그냥 세단스럽게 조심히 타면서 간간히 연습중입니다. 차후 적응이 안되면 CDV 는 개선품으로 교체 할까 고민될정도로 클러치 미트되는 시점을 찾기가 아직은 조심스럽습니다.


아직까지 소유한 차들중에 가장 주행거리가 많고, 또 2번째로 연식이 오래된 (10년전에 93년식 차를 탔지만 오래전 폐차 했기에 살아있을때 나이로 치면 가장 많네요.) 차량이지만. 아직까지 소유한 차들 중 가장 높은 마력과 가장 큰 엔진을 가진 차량입니다. 17년된 차량이지만 diy 해줄때 마다 하나하나 살아나는듯 하여 즐겁고, 또 이렇게 잘 관리하면 적어도 한 5-10년 정도는 더 내 친구가 되줄것만 같은 차량이라 수리하는과정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신형 차량들이 연비때문에 각종 부품들을 전자식으로 바꾸고 주행감 보다는 환경과 이동수단으로서의 역할해 충실해가는 지금 시대에, 어쩌면 앞으로는 정말 소수의 매니아들만이 찾게 될만한 그런 구식 차량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감성을 지금 시대에라도 마지막으로 느껴볼수 있게 되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 합니다. 


간단하게 작성하려던 글이 꽤 길어졌네요. 

아직 오래동안 차량을 타 본게 아니라 제 느낌이 틀린 부분이나 착각인 경우가 많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간간히 정비및 DIY 소식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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