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연찮게 잠시 도쿄 여행을 할 기회가 생겼었습니다. 다른 목적으로 일본을 방문했기에 아무런 계획없이 일단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정보들로 짜투리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일본어라고는 '아리가또 고자이마스','스미마셍','우츠꾸시' 정도밖에는 알지 못하고, 읽을줄도, 쓸줄도 모르는 멍청한 중생이지만 별로 힘든 일 없이 혼자 잘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베스모에서 배운 스고이, 하야이, 스게~ 도 생각이 납니다.) 일단 처음 찾아간 곳은, 오다이바의 메가 웹! 이미 많은 분들이 많은 정보를 주셨기에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이곳을 찾은 목적은 Ride one이었습니다. 도요타의 모든(?)차종을 지정 코스에서 시승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웹에서 예약이 가능하지만, 영어 웹이 준비되지 않아서 무작정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준비된 차량의 종류입니다. 김밥천국보다 준비된 메뉴의 갯수는 적지만 차종의 스펙트럼은 넓습니다. 하지만, 모두다 제게는 관심밖의 차종이었다는 점이 좀 우울했습니다. 모두 자동변속기 사양입니다.


test drive track 입니다. 직선 구간에도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어 달려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달려볼만한 차량도 없기에 애초부터 랩타임 경신에는 신경을 껐습니다^^


현장 예약을 위한 스크린 입니다. 대략 40분 이후의 스케쥴부터 예약이 가능합니다.


예약이 끝났다면 데스크에서 국제 운전 면허증을 확인받고 확인증 같은 것을 받아야 합니다.





300엔짜리 1회 주행권을 자판기에서 구입합니다.


준비가 끝났다면 자유롭게 쇼룸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됩니다. 바보같이 손목시계를 준비해 가지 않은 덕택에 여행 내내 미녀들과 마주칠 때마다 시간을 물어보는 행운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일단 "excuse me" 하면서 다가서면 일단은 굉장히 방어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ㅎ 이건 제 외모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ㅋ


클릭 원메이크 레이스의 표본이 되었던 비츠 레이스에 대한 안내판도 보였구요..


제가 시승하게 된 크라운 애슬릿 2.5입니다. 에어로파츠가 가장 멋져보여서 골랐는데, 이왕이면 좀 더 배기량이 큰 차를 고를껄~ 하는 후회가 살짝 남았슴다. 탑승하기 전 림 상태를 굉장히 꼼꼼히 체크해줍니다. 코스 폭이 굉장히 좁고 의도적으로 구불구불하게 만들어 놓은 구간이 있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면 림을 긁어먹을 수 있습니다. 알아듣기 힘든 영어로 설명해 준 내용의 요지는 "긁으면 물어내야 한다" 였습니다.


주로 승차감 위주로 테스트 드라이브 하는 일반인들을 위해 다양한 노면으로 테스트 트랙을 구성해 놓았습니다. 사진은 벨지움 로드와, 시멘트 포장 구간입니다.


단 한번 스로틀을 신나게 열어볼 수 있는 직선구간과 빨리 달리기엔 노폭이 매우 부담스러운 시케인입니다 ㅎ 아 물론 모든 구간 40km/h 가 제한속도입니다. 넘긴다고 혼나진 않았습니다. 주행은 2 랩이고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차량 구입 전 신중하게 시승에 임하는 가족의 모습도 보였고, 아버지뻘 정도 되어보이시는 연세 지긋하신 분께서 정성스레 드라이빙 슈즈를 갈아신고 시승차에 올라타시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Ride one 외에도 E-com ride라는 가상 운전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시도해보진 않았지만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무료 GT4 시뮬레이터도 있었는데, 한 10분정도 초라하게 줄서서 타봤습니다. TRD 버킷시트와 4점식 벨트까지 준비되어있습니다. 집에 저런 놀이 기구 하나 있으면 인생이 크게 망가질 듯 싶습니다. 일반 PS에서도 G force에 대한 신호가 출력이 되는가요?


도요타 f1에 사용되는 프론트& 리어 윙 입니다. 모양에 따른 공력특성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메가 웹 구경은 간단하게 끝내고 근처의 super autobacs로 향하는 길입니다. 사진은 오다이바의 유리카모메선입니다. 흔히들 모노레일이라 부르는 듯 한데, 제가 보기에 모노레일같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어떻게 궤도를 따라가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PASMO라는 교통카드를 구입하였습니다. 생긴지 얼마 안되는듯 한데 공항 리무진을 빼고 거의 모든 대중교통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 비하면 너무나도 비효율적인 시스템에 놀라고 소비자에겐 상당히 부담스런 운임에 기절했습니다.


중고등학교 6년동안 꾸역꾸역 외워뒀던 한자들이 전철을 타는데 그렇게 유용하게 사용될 줄은 몰랐습니다. 둘째날부터는 손장원군의 조언으로 한글 노선도를 다운받았다지요.ㅡㅡ 전철 노선도가 워낙 크고 복잡해서 소형 디스플레이 장치로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찾기도 힘들어서 과감히 랩탑을 가방에 넣어다녔습니다. 윈도우즈보다 빠른 부팅 덕에 답답하지 않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시노노메(東雲)역에서 엎어지면 코깨질만한 거리에 있는 super autobacs입니다.





super autobacs 1층의 리페어 샵과 그 옆의 중고차 딜러입니다. 알파로메오 156이 비머보다 1살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40만엔이나 비싼 가격표를 붙이고 있었습니다. 전 알파로메오가 그렇게 비싼 차인줄 처음 알았습니다.





매장 내부는 카렉스와 비슷한 분위기입니다만 훨씬 방대한 품목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헤드램프 벌브와 혼을 직접 작동해 볼 수 있는 부스들이 마련되어 있어서 어린애처럼 하나씩 다 눌러보고 왔습니다 ㅎ 자잘한 액세서리와 케미컬 제품들이 많았는데 이런 부분에는 전혀 아는게 없거니와 관심도 없어서 곧장 타이어와 레이싱 기어가 있는 구석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네오바 가격표에 정신줄을 놓을뻔 하였습니다...


의외로 RE-11의 가격이 네오바와 큰 차이는 없네요?


레이싱 시트는 레카로밖에 없어서 조금은 섭섭했습니다. 레이싱 슈즈나 구경할까 해서 어슬렁대는데... 이런, 알파인스타즈가 입점해 있더군요! 오우 지쟈쓰@.@ 몇년 전부터 알파인스타즈의 글러브와 슈즈에 크게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그 영롱한 자태를 영접하니 의식이 혼미해졌습니다.


결국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전철에 앉아서 글러브 두켤레를 므흣하게 바라보는 제 자신이 보이더랍니다....완전 오타쿠가 따로 없다는.ㅜㅜ


흰색은 제가 사용할 것이고 파란색은 후배가 부탁한 것입니다. 2004년부터 학생 신분으로 클릭 원메이크 레이스에 출전하면서 구멍나지 않은 글러브를 사용해 본 일이 거의 없습니다. 원래는 올 말쯤 미국에서 구입을 할 예정이었지만 실물을 착용해보고서는 미국보다 훨씬 비싼 판매가에도 덥썩 물어버렸습니다. 카드 결제일이 다가오면서 하루하루 치솟는 환율에 오금이 저립니다.


얼마 전 동경에 갔을때 돌아다닌 흔적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응시하기가 좀 까다로운 시험을 보러 간 것이기에 시간의 여유가 없어서 평소에 꼭 가보고 싶었던 몇 곳들만 재빨리 둘러보고 왔습니다.

조만간 정리되면 긴자 닛산 쇼룸에서 GTR 시동 걸어버릴뻔한 episode 2도 업로드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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