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니 지난 해 이맘 때쯤 차량 기변에 대한 질문을 드렸었고, 많은 분들께서 의견을 주셨습니다.

http://www.testdrive.or.kr/qna/1669013


주셨던 의견들 잘 정리해서 기회가 생기는 대로 하나씩 최대한 많이 운전도 해보고 나름대로 고민을 하다가 몇 달전에 생각치도 않던 젠쿱을 들였습니다. 스포티지R 가솔린터보와 아베오 수동이 마지막까지 고민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스포티지 R 가솔린 터보는 다 좋은데 동일한 차량이 (가솔린, 터보 포함) 너무 흔해서 포기했습니다.

주차장에 흰색 스포티지 R이 나란히 3~4대 서 있는 것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았기에 도무지 선택 하지 못하겠더군요.


아베오는 수동 + 신차 구입을 정말 구입 전날 밤까지 고민했습니다.

자잘한 재미에 저렴한 유지비, 무난한 성능, 신차 구입 시 5년 10만킬로의 보증까지 참 매력적이었는데....

젠쿱을 탄 후에는 미련없이 아베오를 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아베오를 타면 여전히 젠쿱에 대한 미련이 남을 거 같아 포기했습니다.


젠쿱은 11년식 구형모델로 2.0 A/T로 구입했습니다.

처음 생각도 질문에서 드린 것과 같이 출퇴근 + 취미용이라 올순정에 비록 성능기록부상이지만 무사고로 찾다보니 매물이 많이 없어 제가 생각한 조건에 맞는 2.0 A/T가 나왔길래 시세보다 좀 더 주고 냉큼 가져왔습니다.


전 차주가 상당히 공을 들여 온갖 편의 장비를 해 준 덕분에 매우 편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간 각종 소모품 및 오일류를 이제 모두 교환하고 그냥 타고 다니기만 해도 되는 정도의 정비를 마쳤습니다.


다행히 걱정했던 짐은 눌러넣고 나눠넣어야 하는 불편함을 조금 겪어야 하지만 어쨌거나 들어가긴 하더군요.

생각보다 입구가 무지하게 좁은데다 시트를 폴딩하더라도 시트와 트렁크 사이에 격벽이 있어 별 의미가 없더군요.

스키 장비는 겨울이 되면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연비는 뭐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나옵니다. 무지막지하게 5km/l 정도를 생각했는데 이것보다는 조금 더 잘나와줍니다.

예상했던 수준이라 만족합니다.

다만, 주행거리가 많다보니 '연비운전해야지' >> '이럴거면 왜 이 차를 샀어?' >> '밟으니까 연비가 너무 안 나오네' >> '연비운전해야지' 의 무한루프가 끊임없이 돌고 있습니다.


성능도 최근 차들이 워낙에 성능이 좋아져서인지, 사실 잘 나간다고 전혀 느껴지지가 않아 그냥 패션카(!) 수준에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문 두짝짜리 쿠페의 이미지 덕분에 고가의 차량도 아니고, 잘 나가는 차량도 아니지만 평범한 유부남 들의 관심을 받는 수준입니다. 다만 순정유지가 언제까지 될지 조금 고민이 됩니다.


몇 달간 운행해보고 소감 한 번 남겨봅니다.

다행히 인터넷에서 떠도는 소문처럼 엄청난 유지비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왠만한 취미 하는 정도면 국산 3리터급 세단 유지하는 정도로 어렵지 않게 유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특출난 차도 아니지만 그래도 문 두짝 쿠페라는 기분 덕분에 아침 출근 길이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