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세환입니다.

 

회사일로 올해 초 미국에 정착하여 어느덧 8 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간 소소히 느낀 미국 카라이프의 단상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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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 이 그립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R은 혼다의 Type R 이 아니라 아닌 바로 도로의 커브 구간 입니다.

 

굳이 호명산이나 중미산, 그리고 평화의 댐 구간등 와인딩 코스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저는 서울 도심 속 동부간선에서 내부순환으로 연결되는 굽이진 커브, 남산순환로, 팔각정 북악 스카이웨이등의 드라이빙을 참 좋아했습니다.  커브의 중심을 지나 호쾌하게 가속하며 커브를 돌아나가는 바로 그 맛 말이죠.

 

근데 제가 있는 곳의 특성도 있겠지만 대부분 미국 도로는 직선과 교차로 위주로 되어있어 심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주차 할때와 교차로에서 회전할때를 제외하고는 스티어링휠을  꺽을일이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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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뻗은 고속도로를 멍하니 달리고 있노라면 저 하늘과 맞 닿은 길 끝까지 갈 것만 같습니다.

 

제가 사는곳에서 차로 약 9시간 거리인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Dragon's Tail 이라는 와인딩 코스가 있습니다. 

귀국하기 전에 그곳에 한번 방문해서 원없이 커브를 잡아 돌려보는게 저의 소박한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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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렇다면 고속 직발은..

 

커브길 타령은 이쯤 하고, 저 쭉벋은 직선도로를 보면 자연스럽게 엑셀에 힘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모처럼 스티어링휠을 부여잡고 300마력 터보차저의 N54 엔진을 가열차게 돌려봅니다.

 

결론: 첫 운전 2개월만에 미국 경찰과 2번 대면하였습니다.

 

고속이라고 하기도 민망합니다만, 한번은 시속 50 마일 구간에서 95 마일로 달리다가, 다른 한번은 모양빠지게도 시속 30마일 구간에서 40마일로 달리다가 미국 경찰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첫번째 단속 당시 상황을 짧게 설명하자면,

 

 왕복 4차선 구간에서 95 마일로 달리며 막 가속을 하고 있는데 반대편 차선에서 경찰 비슷 한 차량이 '휙' 지나가더군요.

속으로 움찔했지만 반대편 차선이니 쫒아오지는 않겠지 하며 룸미러를 살피고 있는데

저 멀리 점이 되어 지나가던 경찰차 (닷지 차저)가 영화에서 보는 장면처럼 휘청거리며 유턴을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그 순간 저는 순한 한마리 양이되어 다른 차들의 무리속으로 복귀하여 위장전술을 펼쳤으나 불과 10초도 안되어

컬러도 요란한 경광등을 켜고 제 차 뒤에 붙더군요.

그 이후의 상황은 생략하고. .여튼 제가 영화속 주인공이 된듯한 착각을 일으켜준  정말 짜릿한(?) 경험이였습니다. 

 

저에게 발부된 벌금 티켓의 명칭은 'Reckless Operation' , 직역하자면 '무모한 운전' 입니다.

그나마 가속 중간에 단속에 걸렸기에 망정이지 풀가속후에 경찰과 대면했다면 더 곤란한 상황이였을 겁니다.

법원 출두는 건너뛰고 $184불의 벌금을 납부하고 상황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이후 한번의 단속에서는 경찰과의 적극적인 대화(?) 로  '경고' 조치 선에서 끝났습니다.

 

엄연히 속도 위반을 했으니 사실 할 말은 없습니다만,

솔직히 '아니 뭐 이런걸로 다'..라는 마음이 들며 한마디로 고속운전에 대한 흥이 깨졌습니다.

(두번 더 과속으로 단속에 걸리면 이곳에서 면허정지라는 사실도 제 발목을 잡고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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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마는 달리고 싶습니다. 과속 단속 이후 생계형 운전으로 전락하여 맨날 준비 운동만 하는 N54엔진.

 

3. 생각보다 귀한 중고 매물

 

물론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이곳에서도 제 기준으로 생각보다 좋은 매물을 찾기 힘듭니다.

 

얼마전 Garage 란에 E39 540 구입/정비 시리즈를 재밌게 연재해주신 신승관 회원님과도 쪽지를 주고 받으며

공감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엔 E46,E39 위주의 수동 매물을 한동안 찾아 해맸습니다만 수동은 찾기 힘들고 특히 차량 운행이 많은 미국의 특성상 중고 차량들의 마일리지가 어마어마 합니다.

 

여기에서도 좋은 매물은 오너들이 장기보유에 들어간 상태로 보이고  

생계형으로 막 굴리다가 나온 차들은 마일리지도 많을 뿐더러 관리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사실 중고 매물은  지역별로도 차이가 있고 일부 메이커, 모델에 국한된 제 개인의 취향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요즘도 매일 한번꼴로 습관처럼 검색중입니다. 언젠간 찾는 날이 오겠지요.

 

그 밖의 좋은 점들...

 

반면  저렴한 기름값, 다양한 스팩트럼의 차종과 미국인의 카라이프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점은 이곳 생활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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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가격이 다소 변했습니다만 보통 일반유가 2.3불/갤런 (=600원/리터) , 고급유가 2.9불/갤런  (=770원/리터)

정도이니 기름값에 대한 큰 부담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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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시승해본 차종들 입니다. 어쩌다 사진을 고르다 보니 Toyota Tundra를 제외하고는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수 있는 차종들입니다만  길을 가다 딜러샵에 들려 한국에서 보기 힘든 차종이 보이면 종종 시승을 해 보곤합니다. 

이곳에서 찾은 소소한 재미중의 하나입니다.

 

위 사진의 E55 AMG 를 구입하여 한국으로 가지고 가서 권영주 마스터와 호쾌한 초고속 드라이빙을 하는 즐거운 상상도 잠시 해 봤습니다만 지금 저에겐 슈퍼차저 보다는 NA가 필요합니다. (500마력의 수퍼차저 엔진으로 이곳에서 마땅히 달릴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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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행사라도 있는 날이면 기분 좋게 마실나온 콜뱃 동호회 아버님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은퇴후 콜뱃' 이라는 공식으로 드림 카라이프를 즐기는 미국인들을 꽤나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차종을 떠나 참 보기 좋은 모습니다.

 

잠시 주제를 바꿔서 미국과는 다른 이야기 입니다만 영국에도 회사 사무실이 있어 두 달에 한번정도 영국을 방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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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주차장에서 찍은  '알파 3형제'.  물론 세 차량 모두 수동입니다.  

흔한 주차장 풍경이  미국과는 뭔가 다른  맛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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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세워진 차량들을 보면 나름 오너의 자동차 취향이 느껴지는데 미국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한대 한대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영국 동료들의 카라이프도 한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이상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느낀 미국에서의 카라이프를 적어보았습니다.

미국에서 오래 사셨던 분들과는 또 다른 느낌 일수 있고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 부분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한국과 비교해 보면 많은 부분에서 지루한 감도있지만 그만큼 미국인의 카라이프와 자동차 문화에 대해 또 많은것을 느끼고있고 결론적으로 여전히 자동차라는 주제에 열심히 애정을 쏟으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언젠가 테드 번개에서 호쾌한 초고속 악셀링도 해보고 쫄깃한 와인딩 드라이브를 해 볼날을 기다려 봅니다.

마지막으로 얼마전 퇴근길에 무려 시속 20마일로 달리며 찍은 사진을 첨부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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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