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용인에서 있었던 테스트 드라이브에 참가했었습니다.
행사에 관한 내용은 위의 이경석님의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구요.
 
전 차량에 대한 간단한 느낌을 소개합니다.
타본 차종은 320i, 325i, 330i였고, 한정된 공간에서 시승한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시승해보았다고 하기에는 좀 부족한 감이 많습니다.
 
슬라럼에서 느껴지는 E90 3시리즈의 움직임은 경쾌하면서도 밸런스가 좋아 스티어링을 좌로 꺽었다가 우로 되돌려 감을 때 앞뒤가 동일하게 기울어지면서 박자를 맞추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제동의 경우에는 E36을 지금 몰아도 불만이 없기 때문에 E90의 제동 능력을 세삼 강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동시 뒤가 떠오르지 않는 BMW 특유의 느낌에 가벼운 조작에 차를 팍하고 세울 수 있는 느낌을 선사합니다.
 
키를 넣고, Start, Stop버튼을 통해서 시동을 걸고 끄는 방식에서 아쉬운 점은 차가 굴러갈 때도 Stop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꺼진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Keyless go기능을 가진 폭스바겐 아우디 계열의 차종의 경우 기어가 N이나 P에 있을 때만 시동을 끌 수 있기 때문에 차가 달릴 때는 스위치를 아무리 눌러도 시동이 꺼지지 않는데 반해 E90의 그것은 차가 주행중에도 스위치로 시동을 끌 수 있다는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실내의 감촉과 분위기 역시 기존의 BMW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아주 친숙합니다.
사이드 리어 뷰 미러의 좌우 조작을 하는 좌우로 움직이는 버튼과 미러를 접는 버튼은 예나지금이나 아무런 표시가 없어도 조작에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간단한 그림이 있는 편이 좀 더 세심한 것을 원하는 오너들에게 어필할 것 같습니다.
 
서킷에 들어가서 제한된 조건에서 최대한 빡세게 굴려보면서 느낀 점은 E46때도 느낀 점이지만 전체적으로 일반적인 주행법으론 오버스티어나 턱인이 E36에 비해 쉽게 걸리지 않습니다.
 
세대가 바뀌면서 주행기법을 강조한 설계보단 주행안정성을 강조한 설계는 비단 BMW뿐만이 아닙니다. 바뀌어가는 추세에 얼마나 주행 관련 아이덴티티를 고수할 수 있느냐라는 미묘하면서도 어려운 숙제를 BMW는 잘 풀었다고 생각합니다.
 
320i는 E46 318i와 같은 엔진입니다.
3시리즈 입장에서는 볼륨으로 때릴 수 있는 모델이지만 6기통 3시리즈가 너무 느낌이 강렬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현재의 320i는 주행감성이 강한 차는 아닙니다.
 
용인서킷의 짧은 스트레치에서 뒤를 던지기 위해서는 풀가속을 때리면서 가속을 놓음과 동시에 스티어링을 좀 샤프하게 꺽으면 겨우 뒤가 밖으로 빠지지만 카운터를 치고 가속을 있는 힘껏 밟아도 드리프트 상태가 오래 유지되지 않습니다.
 
325i로 갈아타면 320i에서 전혀주지 못하는 감성이 운전자를 만족시킵니다.
가격차 이상의 운전재미는 보장됩니다.
 
엔진이 구형엔진에 비해 출력을 많이 확보했지만 초반 발진에서는 그 플러스 알파가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회전이 상승하는 것을 집중해서 관찰해보면 3000rpm이 넘어가면 회전이 상승하면서 힘이 점진적으로 더 늘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회전한도가 꼭 높아서가 아니라 구형에 비해서도 높은 회전영역에 힘이 많이 몰려있습니다.
 
330i로 옮겨타면 화끈하고 경쾌합니다.
정차하면서 제동을 밟고 있다가 가속패달로 옮겨밟으면서 풀가속을 시도하면 좀 1/3박자 쉬었다가 튀어나가는 랙이 느껴지긴 하지만 325엔진과 마찬가지로 고회전으로 올라갈수록 힘이 따라 붙는 느낌입니다.
 
비슷한 블럭이지만 밸브 트레인과 흡기쪽이 완전히 바뀐 신형 엔진치고는 구형의 회전질감과 음색을 많이 보여준다는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E90은 신형차에 기대할 수 있는 기대치들을 만족시키고 BMW의 볼륨모델인만큼 아이덴티티의 보존에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5,7시리즈보다 초반에 탔을 때 BMW다운친숙함은 오히려 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좀 더 진지하게 몰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