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출력 스포츠카의 러쉬..
최근 수년간 국내에는, 불과 몇년 전만해도 '꿈의차'로 불리우던 많은 명차들이 굴러다니게
되었습니다.  고성능 외제차에 대한 인식도 많이 오픈되어, 눈치때문에 하고싶은것을 굳이
자제하지않는 마인드도 그렇고.. 21세기에 들어서며.. '삶의 가치' 에 대한 시각도 상당부분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조금 막히는 시간 압구정 학동사거리서부터 갤러리아 앞까지 지나며, 약3분 간 좌우로
지나가는 BMW의 숫자를 세어보니 스물여섯대를 넘더군요  
 
BMW 벤츠..아우디로 이어지는 완벽주의 독일차의 강세에서 식상한 개성있는 매니아들이
오너위주의 강력한 스포츠세단에 눈을 돌릴만한 무렵.. 로마시대 4두전차를 떠올리게하는
페라리 계열 마제라티에서, 가슴 설레이는 신형 세단 '콰트로포르테'를 런칭했고..
국내에서 지난 3월부터 시판에 들어갔죠.
 
어제..첫 시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승코스는 올림픽대로- 미사리- 양평- 팔당- 중부고속...
2시간 30분 동안  이루어졌습니다. M3 오너인 쿨만님과 GTi 오너 박일호님을 동반해, 각양의
운전방식에 반응하는 콰트로포르테의 느낌에 주목할 수 있었고.. 여러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지요.  시승 중에 비가조금씩 와서, 중미산행을 못했는데..다음번엔 와인딩 주파성능에
대한 자세한 시승기를 올릴 수 있을 듯 합니다.
 
 

 
매장앞에 서있는 중회색의 콰트로포르테.. 함께 시승한 쿨만님이 검정색이 멋지다고해서..
검정으로 타기로하고..^^
 

 

 
공식딜러인 쿠즈플러스 매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통해 빠져나온 검정색 마제라티..콰트로포르테..
4244 cc 400 마력..46kg/m의 최대토크로 1800 kg 의 차체를 가볍고 민첩하게 휘두릅니다.
 

 
피닌파리나 디자인의 예술품에 가까운 디자인.. 실내는 심풀하고..드라이빙에 집중하는데
필요한 것들만 절제되어  배치되어 있습니다. 대쉬보드와 센터페시아의 계기류들은 찾기쉽고
인식하기 좋게 디자인되어.. BMW 7시리즈에서 느꼈던 '뭘 잘못 건드릴까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뒷좌석 레그룸은 에쿠스보다 넓고.. BMW 7시리즈 L 급보다는 약간 좁은데, 넉넉하고 편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안마와 열선기능이 있는 탄탄한 재질의 시트로 구성..
 

 
쌩뚱맞을 정도로 심풀한 액정보드..
좌측 맨위의 버튼은 노말모드.. 두번째는 스포츠모드로, 마그네티 마라넬리제 6단밋션의
수동변속과 액티브  써스펜션기능으로  전환됩니다. F1 에서 94년 이전 사용되어 유래된
환상의 써스펜션 로직으로 '양산되는 어떤 차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도로상태와 스피드에
따라 써스펜션압을 스스로 조절합니다.
 
세번째 버튼은..TCS/DSC 모드.. 맨아래는 오프기능으로 보입니다.
우측의 버튼들도, 간단한 그림으로 설명되어있어.. 쉽게 인식할 수 있고, 아래의 오디오
컨트롤 스위치류도 마름모와 네모, 마름모 순서로 배열되어 달리면서 조작하는 동안
혼돈스럽지 않도록 배려했다는 느낌입니다.
 
 

 
모던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시계와, 36~38파이정도로 느껴지는 지름이 작고 스포티한 스티어링..
계기판과 덮개디자인도  다른 유럽차와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스티어링에 달린 F1 방식의 스냅시프트 패들로.. 우측은 시프트업 좌측은 시프트 다운인데,
BMW7시리즈의 스티어링 양쪽에 업다운이 가능한 (한손으로 여유롭게 운전할수있는) 패들
방식과는 달라서.. 이차에 타야할 오너의 마음자세부터 다르게하는 요소라 봅니다.
 
 
 

 
중미산으로 향하는 길..
뚜껑 완전히 열리기전에는 동승하는 승객에게 절대로 불안감을 주지않도록 흔들림을
자제하는게 제 동승운전의 모토입니다. ^^ 중미산 함 올라가까나..하다가, 비도오고..염려하는
담당 최대리님을 안심시키기위해.. 차를 돌려 중부고속도로로 향했지요.
 
밋션의 변속느낌은, SMG2 에 비해 부드럽고..충격이 크지않았습니다.
저알피엠과 고알피엠에서 몇번의 변속을 시도했는데, 역시..스틱운전시 업다운 모두 약간의
더블클러치를 쓰며 늘 의도적인 알피엠보상을 해버릇하는 습관때문인지, 변속되는 시간의
공백은 예외없이 길게 느껴집니다.
 
오토모드에서는 한결더 부드럽고, 엔진알피엠 상승음은 '절제된 페라리'의 음색으로..
'크오오옹~' 하는 느낌처럼, 톤이높고 기분좋은 사운드로 들립니다. 외부소음은  잘 들리지
않지만, 엔진룸에서의 카랑카랑한 표호음이 A필라와 댓쉬보드 아랫쪽을 타고 올라와, 잘
튜닝된 오디오의 공명음처럼 양 귀를 휘감으며 달립니다.
 
각단에서 충분하고 리니어한 토크로, 어느 단수에서든 호쾌한 추발이 가능..
100 km 가속은 5.2초로 M3 와 같으나.. 함께 시승했던 M3 오너 쿨만님의 얘기로는
'비슷하지만 부드러운 가속감'..팔당길에서 쿨만님이 핸들을 잡고, 40R 정도의 굽이진
언덕코너를 타이어 스킬음이 들릴정도의 빡센 횡G로 돌아들어가는데.. 리어 285 타이어와
균형잡힌 배분의 차체에서는 미동도 허락하질 않습니다. 놀라울 정도의 안정감.. DSC 온
상태이기도 했지만, 작동도 하지않는 듯 했습니다.
박일호님의 비유처럼, '긴 차체를 개의치 않을정도의 짧고 타이트한 휠베이스의 차를
모는듯한  스포티한 느낌이다.'  라는 말이 적격입니다.
 
순식간에 200 을 넘어버리는 속도.. 길이막혀 최고속엔 다가가지않았지만.. 꽤 달리는
벤츠E클래스와 렉서스 LS430 사이를 베듯이 질러 달리는 동안..누구도 따라올 엄두를 내지
못했지요. 속도감은 단단한 써스펜션으로, 달리면 달리는 만큼의 속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운전할때는 거의 속도계기판을 보지않는데.. 옆에 앉아 박일호님이 운전하는 동안,
시각과 체감의 속도를 짐작하고 속도계를 보면 얼추 같은스피드를 가리키더군요
 
써스펜션은 스포츠모드일때, 적당한 고속코너링 시 요잉이나 롤링을 거의 느끼지못할정도로
하드합니다. 어깨와 팔뚝에 부딪치는 암레스트의 충격이 아프게 느껴질 정도이였죠.
써킷달리기에도 무리가 없을정도의 타이트한 설정이고, 노말 모드시에는..BMW7 시리즈보다
약간 하드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200 이지만 150처럼 느끼게 하는 럭셔리세단들의 사기(?) 안락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브렘보 OEM 브레이크 킷의 신뢰감과.. 부드럽게 알피엠이 보상되는 시프팅 브레이크는
부담없이 감속하는데  무리가없고.. 전륜 245/ 후륜 285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타이어역시..
믿음직한 신뢰감을 줍니다. 몇일 후, 중미산 업다운 힐을 달려보면  반복적인 브레이킹에
대한 버팀력을 테스트해 볼 수 있겠죠.
 
 

 
주행중에 조수석에서 찍은 대쉬보드 우측의 콰트로포르테 엠블럼..
 

 
매장에 돌아와 은색 콰트로포르테와 함께..
정말 유려한 비례와 디자인입니다. 애스턴마틴 뱅퀴시.. 재규어를 연상케도 하고..국산차중엔..
레간자를 떠올리게하는 친근함도 있지요.^^
 
펜더 아랫쪽에 자리한 피닌파리나 엠블럼이, 루이비통이나 펜디..프라다를 연상하듯이 이차가
디자인 명품임을 증빙합니다. 새롭게 런칭한 그렌져 TG의 비례감에서도 콰트로폴테의 흔적을
느낄 수 있고, 에쿠스와 벤틀리 컨티넨탈 GT 의 리어 디자인에서도 '어디선가 본듯한 이미지'를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진정한 미인의 필요조건..' 어디선가 본듯한 친근감, 특별히 무리하게 튀는 부분이 없고
싫증나지않는 마스크와 몸매..' 와 비슷한 요소라 봅니다.
 
크지만 둔중해 보이지않고, 여린듯 하지만 내재된 카리스마를 짐작케하는..
아뭏든..부분 부분을 자세히 훑어보는 동안, 수천년을 이어온 이태리 대리석 조각.. 라오쿤과
비너스, 쥴리아노 디 메디치와, 르네상스 거장 미켈란젤로 다비드상의 유려하고 보드라운
선을, 모던하게 절제하여 재해석해놓은 듯한.. 과장된 상상을 해보게도 됩니다.
 
이는..독일차의 완벽하고 간결함, 현대 표현주의를 이끌어온 그들의 직설적이고 합리적인
디자인 감각과는 또다른 깊이와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하는 요소이지요. TVR 이나 재규어..
애스턴마틴에서 볼 수 있는 '트렌드와 무관한' 자신만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복고와 모던을 반복하는 현대 미에서, 늘 비례감의 기준이 되는것은 '절대미의 존재'이고,
이태리 혈통의 매력적인 스포츠 세단은, 그것을 고수하는 듯 보입니다.
 
 

 

 

 

 

 

 

 

 
한동안.. 수차례 시승하며..상세한 시승기를 올릴 생각입니다.
다음번엔 중미산 와인딩을 직접 타보고 코너링 특성을 파악해볼 예정..
F430  프로모션중이긴 하지만.. 360 모데나도 철저하게 분석시승해볼 생각이고요..
마제라티 쿠페..스파이더도 마찬가지입니다.
 
 
 
로마시대..영화 '벤허' 에서의 4두전차를 떠올리게하는 이태리혈통의 정통 스포츠세단
마제라티..Quattrporte 는  5미터를 넘는 대형세단이지만.. 오너 드라이버에겐 완벽한
퓨어스포츠카로 다가옵니다. 긴 차체를 의식할 수 없는 민첩한 운동성과 몸에 딱맞는 감성..
포효하는 배기사운드와 익사이팅한 달리기..
 
비슷한 가격의 벤츠 S500 보다 70 마력을 상회하는 출력과 스포츠성은.. 듬직한 나이에 
가족을 생각하는  하이클라스 매니아에게.. 독특하고 특별한 감성을 선사하는 멋진 선택이
될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조잡하게 건전지로 작동되는 편의성따윈..잊어..' 
 
두시간여 달리는 동안.. 마제라티 콰트로포르테가 내게 외친..
페라리 계보, 이태리 정통 스포츠세단의.. 자존심이였습니다..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