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6 터보 팁트로닉을 처음 타본 곳은 태백 서킷에서였습니다. 카레라 4 수동을 타다가 터보로 옮겨 타면 진정한 포르쉐의 오버스티어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그런 짜릿함이 있습니다.
 

911은 오일쿨러가 앞범퍼 안쪽에 있고, 포르쉐는 시내에서 냉각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여름 시내에서는 차를 아낀다는 차원에서 주행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승차는 Kreisseig 가변 머플러를 장착하고 있었습니다. 수평대향의 걸걸한 음색을 120% 살려낸다는 점에서 배기음에서 느껴지는 박력이 순정의 밋밋함과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실내의 위치한 스위치를 on에 두면 배기음이 5배는 커집니다. 그만큼 국내에 수입되는 터보 모델의 배기음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어 때론 답답할 정도입니다.
스위치를 켰을 때 배기효율이 좋아지기 때문에 성능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비슷한 출력대의 차들과 드래그 레이스를 해보면 스위치 on, off시의 차이를 중속이후에는 뚜렷이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Kreisseig머플러는 실질적으로 늘어나는 출력에 상당히 초점을 맞춰서 제작하는 맞춤 머플러로서 머플러를 제작할 때 시험차를 다이노에 계속 올려놓고 수도없이 측정을 하며 출력 위주로 세팅을 하는 브랜드로 유명합니다.
 

속도계의 촘촘한 간격이지만 워낙 가속력이 좋은 모델이다보니 속도계의 움직임이 상당히 빠릅니다.
타코미터 하단에 디지털 부스트 게이지는 이제는 좀 바뀌었으면 합니다.
964터보부터 계속 디지털을 고집하는데 시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속에서는 잘 안보게 됩니다.
아나로그 방식이 훨씬 실용성이 좋습니다.
 

HRE 19인치 휠은 차로치면 부가티나 애스턴 마틴과 같은 명품 브랜드입니다.
원하는 사양대로 제작해주며, 옵셋 휠폭 등 수없이 많은 조합을 소화해내는 하나의 예술작품과도 같은 제품입니다.
 

후륜 315/25.19 사이즈 컨티넨탈 스포츠 컨텍2
 
 
자동변속기라는 점이 좀 아쉬웠지만 배기음의 변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시승이었습니다.
스위치를 켰을 때는 확실히 배기통으로 전달되는 진동부터 틀려집니다.
때문에 회전수가 올라가면 포르쉐 수평대향 특유의 기분좋은 진동이 명확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스위치를 켜고 달리다가 끄면 소리가 답답해서 견딜수가 없어집니다.
 
911의 브레이크 성능은 강조하는 입만 아플 정도로 극찬의 극찬을 아끼고 싶지 않고, 강한 제동력보다 훨씬 더 의미가 있는 이유는 급제동시 밸런스가 극도로 안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무거운 후미의 핸디캡이 제동때는 오히려 무게배분을 좋게하고, 급제동시에는 뒤가 들리거나 앞이 가라앉는대신 마치 차가 수직방향으로 아래로 달라붙는 느낌을 선사합니다.
 
포르쉐는 여전히 북미와 유럽에서는 수동일색이지요. 포르쉐 입장에서도 자동변속기에는 전혀 애착이 없음을 좀 허접한 로직과 느려터진 반응의 낡은 변속기를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통해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자동변속기 996터보가 태백 서킷 직선에서 GT3를 따라잡는 것을 보면 996 터보 엔진의 엄청난 잠재력에 입이 벌어질 정도이지요.
 
Kreisseig머플러의 맛을 보았으니 이제 하고 싶은 것은 이 996 터보가 고속으로 질주하는 것을 밖에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오히려 운전할 때보다 더 큰 희열이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