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96년형 A6 2.6을 타고 서울에서 구미까지 달리면서 받았던 기억은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시내에서 묵직하기만 했던 무거운 발놀림이 고속도로에 올려놓으니 그렇게 야무지개 달릴 수가 없었다.

 

4시간의 시승을 마치고 잠을 못이루었던 기억이 날 정도로 탁월한 고속주행성능에 감탄을 했었다.

그리고 나서 10년 동안 타본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은 독일차를 타보았고, 아우디 BMW, 벤츠 포르쉐 폭스바겐 각각의 아이덴티티에 풀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아우디는 개인적으로 디자인이 멋진 차라고 생각하며, 구형모델이나 신형 모델 모두 거부감없는 무난한 디자인에 디자인 역사를 알면 한눈에 들어오는 강렬한 아이덴티티가 매력이다.

단정한 앞모습에 비하면 옆모습은 은근히 과감하다.

 

특히 요즘 아우디의 루프라인에서 시작되어 트렁크리드까지 뻗는 라인은 시원스럽다 못해 시렵기까지 하다.

 

특히 요즘 독일차에서 사라지는 불룩한 휀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옵셋이 낮은 휠을 장착해 꽉 채워두면 정말 단단해 보이고 멋져보인다.

벤츠 E클래스나 5시리즈의 밋밋한 펜더에 비해 A6의 휀더는 훨씬 볼륨이 있고, RS6의 훨씬 더 부풀린 오버휀더는 때론 나를 미치게 만들 정도로 멋지다.

 


2002년형 A6 3.0 콰트로를 구입한 것은 2002년 연말이었다.

5세대 아우디 C세그먼트라는 뜻에서 흔히 C5라고 부르는 모델이다.

그때 A4 3.0콰트로와 어떤 것을 구입할 까하는 망설임이 잠시 있었지만 A4 3.0q의 경우 예전에 서킷에서 수동 6단을 타본 적이 있어서 자동변속기 사양에는 크게 호감이 안갔다.

 

B6 A4 3.0q와 C5 A6 3.0q는 근본적으로 파워트레인이 완전히 같다.

엔진과 ZF 5단 변속기가 들어간 것은 물론 기어비도 완전히 동일하며, 타이어 사이즈도 같기 때문에 전적으로 무게차이 이상의 주행차는 나지 않는다.

 

 

A4 3.0q보다 훨씬 넓은 공간과 A4에 없는 Bose 오디오와 서브우퍼등 장비면에서도 신차가격 1천만원 가격차를 훨씬 웃돈다.

 

 

내가 차를 구입하기 직전에 새로 교체된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235/45.17YR로 순정 사이즈지만 순정타이어였던 컨티넨탈 스포츠 컨텍보다 훨씬 높은 그립을 보여주었고, 18인치로 업그레이드하기 전까지 2천 킬로 정도를 탔었다.

 

 

C5 A6에 올라간 3리터 엔진은 현지에서는 2001년부터 A4와 A6에 얹히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는 2002년 상반기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알루미늄 블록이었고, 5밸브 218마력에 30.6kgm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전까지 사용하던 2.8리터 엔진에 비해 출력은 25마력 올라갔지만 체감으로 느낄 수 있는 엔진의 회전느낌은 훨씬 경쾌하고 가볍게 돈다.

 

 

2.8엔진보다 부드럽진 않고, 저속인 경우 밖에서 들으면 좀 거칠게 도는 느낌도 나지만 고회전에선 이보다 훨씬 청명한 소리를 낸다.

 

 

레드존이 6500rpm에서 시작되지만 패달을 끝까지 밟으면 6700rpm에서 다음단으로 변속된다.

이차를 구입하고 나름대로 빡센 길들이기를 진행했다.

 

 

이 엔진은 거칠게 다룰수록 잘 달려주고 기름도 덜 먹으며, 내구성에 있어서는 엄청난 자신감이 보이는 엔진이다.

 

 

계기판 상으로 260km/h를 수차례 달렸으며, 주로 고속도로에서 고속주행을 참 많이 했었다.

이 엔진이 강하게 길들여야하는 이유는 좀처럼 길이 빨리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차 말고도 동일한 엔진을 많이 운전해 보았지만 일상적인 주행으론 5만킬로는 타야 길이 든 것처럼 느껴진다.

 

 

예전에 영동고속도로에서 A4 3.0q 1만킬로 남짓 탄 녀속과 스타트부터 250km/h까지 레이스를 해본 적이 있는데, 데이터 상으로는 A4가 빠름에도 불구하고 140km/h때 차량 한대 정도, 그리고 240km/h가 되었을 때는 차량 10대 정도로 벌리며 내차가 앞서갔었다.

 

 

250km/h가 되었을 때는 거리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차이를 내는 것으로 보아 신차일수록 이 엔진은 출력을 다 뿜어내지 못한다.

 

 

변속기에 무리를 주지 않는 조건에서 엔진오일만 제때 갈아주고 좀 거칠게 타주는 것 이외에 특별한 방법은 없다.

 

 

이 엔진은 신품일 때 오일소모가 많으면 1천 킬로당 0.5리터에서 많게는 1리터를 먹는다.

하지만 길이 제대로 나고 엔진이 2만킬로를 넘어서면서부터 엔진오일의 소모가 거의 없어진다.

시내에서만 타고 다니면 공회전에 진동이 많이 발생하고 엔진이 무거워지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밟아줄 의무가 있을 정도로 고회전을 좋아한다.

 

 

4200rpm을 지나면서 캠타이밍이 바뀌고 에어 인테이크의 플랩이 열리면서 힘이 더 붙는다.

A6가 BMW 530에 비해서 스타트가 늦은 이유는 기어비가 훨씬 낮게 되어 있다는 점 이외에도 1단에서 2단으로 풀가속시 변속될 때도 4200rpm이하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때문에 변속 직후 펀치가 530보다 약하고 2단으로 135km/h, 3단으로 185km/h, 4단 260km/h(6700rpm)을 마크할 정도로 기어비가 가속보단 고속항속용이다.

220km/h이상이 되면 530i과 별차이없이 엇비슷한 최고속도를 마크한다.

 

A6는 4단으로 최고속으로 향하고 530i는 220km/h부근에서 5단으로 변속하고 나면 5단으로 속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초고속영역에서는 서로를 뚜렷한 차이로 벌리기 어렵다.

 

4200rpm이상으로 달릴 때는 회전한도까지 기복없이 시원하게 회전하는 느낌이 정말 기분좋지만 낮은 속도대에서는 가다서다해야하기 때문에 이러한 느낌을 자주 유지하기 어렵다.

 

 

연비는 시내에서 5.5-6.5km, 고속주행시는 7.5-9.5km로 아무리 밟아도 7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파워가 충분하기 때문에 고속도로에서는 2.4콰트로보다 연비가 훨씬 좋다.

 

to be continued...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