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태백에 갔을 때 제가 몰고간 차량은 막출고한 5도어 GTI였고, 함께 동행한 GTI는 2도어 사양이었습니다.

MK5 R32로 용인서킷에서 충분히 경험해본 바 2도어 버젼이 5도어보다 약간 더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이는 공도에서 쉽게 느껴지는 정도는 결코 아닙니다.

태백에 가져간 두대의 GTI는 같은 타이어(브릿지스톤 RE050)가 장착되어 있었기 때문에 새 타이어와 길이 든 타이어의 그립차이를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기도 했습니다.

먼저 5도어를 가지고 태백을 공략해보았습니다.
DSG는 서킷에서 주행하기에 완벽한 작동을 합니다.
다운시프트를 쳤을 때 회전수가 6000rpm이하에 걸리면 무조건 다운시프트를 진행합니다.
때문에 태백 직선후 1번코너처럼 2단으로 다운시프트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일반 자동변속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정교하고 빠른 다운시프트를 자랑합니다.

1번 코너를 탈출할 때는 상당히 넓은 각도로 스티어링을 풀면서 탈출하는데도 조수석 앞바퀴가 접지를 하지 못하고 헛도는 현상이 강해, 1번코너 탈출할 때 가속패달을 절반도 못밟았습니다.

길이든 타이어가 장착된 2도어 GTI역시 1번코너를 탈출할 때 휠스핀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코너를 탈출하면서 추진력을 상당부분 손해봅니다.

코너같지도 않은 2번코너를 직선으로 달려 우측 3번코너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코너입니다.
출력에 관계없이 풀쓰로틀로 치고나가는 코너이고, 4번 좌측 코너를 잘 돌기 위해서는 3번 코너를 지나쳐 우측에 바짝 붙인체로 감속을 해야하는데, 이때 밸런스를 잘 유지해야 합니다.

4번 코너를 공략할 때 전륜구동형 차들의 푸시언더에 시달리면 4번 코너의 클리핑 포인트에 붙이는데 애로사항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기량이 좋은 드라이버와 그렇지 않은 드라이버는 클리핑 포인트에 얼마나 붙이느냐와 4번 턴인하는 위치등에서 구별됩니다.

2도어 GTI와 5도어 GTI가 유일하게 느낌에서 차이를 내는 부분이 바로 이코너입니다.
2도어 GTI는 4번 코너를 뒤를 날려서 스티어링을 거의 꺽지 않은체 앞을 기준으로 뒤를 감으면서 4번 클리핑 포인트를 치는 모션을 만들기가 5도어보다 수월합니다.

4번 좌측코너에 이어지는 우측 5번 코너는 안쪽으로 붙여서 감아돌아나가는 코너인데, 1번 코너와 마찬가지로 5세대 GTI로서는 휠스핀에 시달리는 코너입니다.

6번 좌측 코너도 푸시언더를 주의해야하고 연달아 이어지는 7번 롱우측 코너에서도 턱인을 잘 살려 과감하게 진입하고 나서는 라인도 잘 밟아야하지만 액셀링을 최대한 부드럽게 유지해야 1km/h라도 높은 속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라인을 만들 수 있는 코너이지만 전 개인적으로 코너 중간지점에서 바깥쪽에 붙었다가 좀 미리 안쪽으로 파면서 풀쓰로틀 하는 지점을 최대한 미리 잡는 라인을 밟습니다.
이 코너는 선행차가 있는 경우 추월을 시도할 때 정말 다양한 라인으로 배틀이 가능하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마지막 코너탈출할 때 과감하게 스티어링을 펼치면서 속도를 붙이는 맛이 아주 좋습니다.

MK5 GTI의 직선 최고속은 195km/h였고, 1번 코너를 향한 연속 풀브레이킹에도 상당한 끈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순정 스포츠 서스펜션의 한계상 직선 풀브레이킹시 좌우로 약간 흔들리는 현상은 아무래도 테일리프트에 대한 부담때문이고, 애프터마켓 서스펜션으로 충분히 극복되는 부분입니다.

1번과 5번 코너에서의 휠스핀은 경험상 일반 스포츠 타이어가 아닌 요꼬하마 네오바와 같은 세미슬릭 타이어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발생하지 않는 스핀입니다.

즉 최대토크 28.6kg의 순정 200마력 엔진에 조금만 그립이 좋은 타이어가 장착되어도 풀쓰로틀로 탈출이 가능하며, 이는 MK5 순정 GTI보다 출력이 큰 MK4 GTI로 이미 여러차례 경험한 것에 기인합니다.

만약에 LSD가 있다면 1번과 5번 그리고 마지막 코너에서 타이어와 관계없이 발군의 탈출속도를 보일 것입니다.

랩을 더해가도 엔진이 지치는 느낌이 전혀 없었고, DSG의 작동도 한결같았습니다.
엔진이 열을 받는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파워트레인의 신뢰도는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이미 4세대 1.8터보 엔진도 서킷에서 상당한 내구력을 보여주었는데, 2.0 TFSI엔진 역시 튜닝을 위한 여유마진이 높아보였습니다.

MK5 순정 GTI가 4세대 왠만큼 칩튜닝한 것에 서스펜션 튜닝한 차종과 비슷한 주행능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존의 이전 세대 GTI보다는 전투력이 높아진 것이 분명합니다.

GTI가 세대를 막론하고 조정 안정성이 상당히 뛰어나고 급작스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면에서 초심자나 중급자들이 운전연습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차종에 틀림없습니다.

태백에서 MK5 GTI를 재미있게 타려면 일단 순정타이어로 충분히 잘 달릴 수 있다는 조건하에서 다음 스텝으로

1. 225/45.17 순정 사이즈대에서 네오바나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2정도의 하이그립 타이어 적용
2. 칩튜닝
3. 코일오버
4. LSD
5. 스웨이바

위와 같은 순으로 튜닝해나간다면 조금씩 랩타임을 줄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으며, 18인치로 가는 것은 랩타임을 줄이는데 전혀 도움이 안될 것입니다.

이유는 225/40.18이 225/45.17에 비해 전투력을 보강하는데 도움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위의 순위에 브레이크를 넣지 않은 이유는 MK5가 옵셋 50의 휠을 사용하기 때문에 4피스톤 캘리퍼를 허용하는 휠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휠을 교체할 때에는 브레이크 업그레이드를 고려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서킷에 자주간다면 순정 브레이크로는 한두번 서킷 방문은 괜찮지만 자주 방문하는 조건이라면 제동을 보강하는 것이 1번 코너에서 좀 더 정교한 제동감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2도어 5도어 모두 이전 세대들 순정 GTI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스포츠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4세대까지는 운전자나 튜너가 알아서 만들어서 타라는 베이직 버젼의 느낌이 강했다면 5세대는 확실히 차별됩니다.

기회가 된다면 세대별로 한꺼번에 달리는 멋진 모습도 상상해 봅니다.

-testkwon-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