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RC를 태백 서킷에서 시승해보았습니다. 예전부터 꼭 몰아보고 싶었는데, 206RC는 서킷이나 숏턴이 아주 많은 시골길에서 이보다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차는 흔치 않을 정도로 재미있는 차였습니다.


206은 A0 세그먼트로 구분합니다. 골프나 307이 위치한 A세그먼트 아래급이며, 구지 비교를 하자만 폭스바겐의 Polo GTI와 경쟁이 가능한 차종입니다.


순정 타이어는 피렐리 P7000 205/40.17 이지만 시승차는 215/40.17 네오바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이제 국내에서 205/40.17사이즈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더군요.


7500rpm을 돌릴 수 있는 엔진은 스포츠 드라이빙용으로 탁월한 회전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벼운 몸체를 다루기에 충분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고, 4000rpm을 넘어서면 두배는 반응이 좋아집니다.





5단 수동밖에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 206RC의 큰 매력중 하나입니다. 수동뿐인 모델 지향하는바가 아주 뚜렷하고 자동변속기 사양의 스포츠 모델이 판치는 한국에서 고객을 철저히 가리겠다는 푸조의 전략에 박수를 보냅니다.


실내의 구성이나 품질감 마무리 등등 낭만적인 프랑스인들의 향수가 느껴집니다. 즉 국산차보다 못한 마무리나 품질은 그 누구도 감동시킬 수 없지만 그래도 206RC는 뜨거운 차임에 틀림없습니다.


시트는 모양도 좋고 착촤감도 일품입니다.



206RC로 태백서킷을 달린 기억은 정말 새로웠습니다.
Mini CooperS 자동, 수동 그리고 GTI로 수도없이 돌았던 곳을 206RC로 달려본 소감은 푸조의 열정이 제대로 반영되었다는 점에 감동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독일차가 시대의 흐름에 너무 재빠르게 적응해나가 Global player로서 왠만한 나라 어디에서건 잘 팔 수 있는 차를 만드는반면 푸조는 아직까지 유럽인들의 기호에만 충실한 차를 만들다보니 미국에서처럼 푸조가 접근하기 힘든 마켓이 극명히 구분됩니다.

206RC는 그동안 지면에서 많이 접했던 차종이고, 96년 이래 한국과 독일에서 왠만한 푸조 모델들은 다 시승해본터라 느낌이 어떨 것 같다는 예상은 했었습니다.

서킷에 206RC를 올렸습니다.
177마력의 최대출력에 20.6kgm최대 토크는 4750rpm에서 발휘됩니다.
4000rpm을 지나면서 한번더 살아나는 느낌은 7500rpm을 꽉채우는 회전능력으로 시원하고 경쾌하게 회전이 상승합니다.

패달구성이 조금은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느낌이고 브레이크 패달과 가속패달의 위치가 가까워 순정패달로도 힐&토우를 즐기기에 아주 좋은 구성이었습니다.
1번코너를 돌며 빠져나올 때 풀가속을 때려도 접지가 충분한 것은 토크의 분출이 터보엔진처럼 급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랩을 적응하고 액셀링에 반응하는 Yaw각도의 크기를 파악한 후 2번째 랩부터는 조금 더 피치를 올려봅니다.
직선에서 180km/h가 조금 안되는 속도를 마크하고 직선에서 제동을 거는데, 확실히 가벼운 몸무게 때문에 제동이 가뿐합니다.

개인적으로 무거운차에 강력한 제동장치를 가진 차의 급제동보다는 가벼운 차에 적당한 제동장치를 가진 차가 제동이 쉽다고 느낍니다.

3번 우측 코너는 파워가 조금 아쉬울 정도로 206RC가 통과할 때의 속도를 고려했을 때 그냥 아무런 기술없이 통과할 수 있습니다.

4번 코너는 206RC로 가장 화끈하고 재미있게 돌 수 있는 코너입니다.
3번 코너를 전력으로 빠져나와 4번 좌측을 타기 전에 액셀 off와 동시에 스티어링을 꺽으면 속도에 따라 뒤가 밖으로 던져지는 폭이 골프보다 훨씬 큽니다.

제대로 던지면 4번 코너는 스티어링 조타없이 스티어링을 중심에 둔체 돌아나갈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턴인을 조금 샤프하게 하면 뒤를 날리면 카운터 스티어를 연출할 수도 있을 정도로 액셀링과 조향스피드에 차가 굉장히 정직하게 반응합니다.

5번 안쪽으로 감아 돌아야하는 숏턴에서도 206RC는 GTI가 절대로 연출할 수 없는 라인추종성을 발휘합니다.

머리가 가볍고 짧은 차체 그리고 적당한 파워는 숏턴을 그 누구보다도 과감하게 돌 수 있게 자극합니다.

마지막 코너에서도 액셀링으로 연출할 수 있는 Yaw각도 변화로 진입속도에 자꾸 욕심을 내게 되며, 차를 달래면서 높게 유지했던 진입속도를 떨어트리지 않고도 코너를 돌 때는 운전자의 스킬을 차가 제대로 흡수하여 미세하게 조정하면 할수록 그 노력이 코너에서의 속도를 높이는데 그대로 반영됩니다.

직선에 들어오면 GTI와 비슷한 타이밍에 마지막 코너를 빠져나왔다는 조건에서 직선 중간쯤에서 쉽게 추월당하지만 코너를 돌 때의 감각이나 예민한 정도 그리고 조정의 묘미를 언급하자면 206RC는 GTI보다 한수 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세대 GTI정도의 운전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206RC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며, 철저히 스포츠 드라이빙을 위한 세팅으로 타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과감한 설정이 돋보입니다.

206RC는 운전의 재미가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들의 작품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차를 만드는 근원은 기술적인 배경뿐만이 아닙니다.
차를 만드는 사람의 열정이나 다양한 경험이 그들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구체화시켰을 때 그것을 현실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차는 엔지니어들끼리 만들어서 결코 신나는 차가 탄생할 수 없습니다.
제작단계에서 드라이버의 고집과 철학의 반영없이는 재미있는 차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206RC는 이 차가 가진 사이즈와 파워트레인을 고려했을 때 이보다 더 신날 수 없다는 결론에 쉽게 도달하게 만들었습니다.

신나는 드라이빙 기회를 주신 김용환님께 이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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