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디젤 수입차를 사려고 하는 사촌형에게 페이톤 3.0TDI를 강추했음에도

결국 재규어 S타입 2.7D를 뽑으셨다고 하길래

왜 재규어를 뽑았냐고 물어보니 페이톤보다 정숙하고 잘나가서 선택했다고 하더군요.

페이톤과 비슷한 토크에 후륜.. 차가 작은데다 400kg 이나 가벼운 차체의 S타입 2.7D가 잘나가는건

안타봐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지만 페이톤 보다 조용한 디젤 승용차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결국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며칠뒤 시승을 했는데 정말 조용하더군요..

페이톤은 뛰어난 방음,방진으로인해 실내는 조용하지만 본넷을 열어보면 엔진이 큰 소리를 내며 떨고 있는걸

확인해볼 수 있는데 S타입 2.7D는 본넷을 열어봐도 가솔린 엔진에 비해 그다지 시끄럽거나 진동이

심하지 않습니다..

그때는 주로 시승하는 코스인 분당 내곡을 탔었는데

결론은 사촌형이 페이톤을 버리고 2.7D를 택할만도 하겠구나.. 였습니다.

이렇게 재규어와 첫인연을 맺은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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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기로 했던 벌초가 취소되는 바람에 재규어 시승회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의 관심사인 뉴XK를 타보고 싶었지만 순번이 한참 뒤인 관계로 레인지로버를 먼저 타보았습니다..

큰 차체와 높이가 며칠전 타본 크라이슬러 커맨더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우선 시야가 높고 탁트여 운전하기 수월하고 개방감도 좋습니다.

요즘들어 SUV를 시승할때 마다 이대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더군요.

2.5톤의 무거운 몸에 4륜이라  300마력이지만 치고 나간다는 느낌은 별로 안듭니다.

단지 2.5톤이라는 느낌을 운전자가 느끼지 못할 만큼의 힘의 여유는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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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는 다들 XK와 S타입 2.7D에 관심을 두느라 한가하게 놓여져 있는 S타입 3.0을 타보았는데

동승자도 없이 혼자 편하게 타볼 수 있었습니다.

저역시 관심도 별로 없었고 기대도 크지 않았는데 의외로 엔진음도 마음에 들고

킥다운시 가속감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0-100과 80-120 을 재보고 싶어서 휴대폰을 찾았는데 안보이더군요.

좀전에 레인지로버 시승시에 떨구었나봅니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 차종이라 마음 편히 예전에 올라가본적이 있는 현대미술관가는 와인딩길에

올라갔습니다.

중간 중간 차들이 있는 편도1차선 도로여서 스키드음이 날 정도의 빠른 속도를 내볼 수는 없었지만

벤츠에 비해 예민한 조향이 가능하더군요. 너무 가벼운 느낌은 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서스는 E200K 클래식 정도의 ...(그다지 단단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정도의 ) 느낌으로 저에겐

편안함을 주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우면터널에서 200km/h정도까지 가속을 해보았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게 올라갑니다.

3.0 가솔린 모델을 타보고 나니 갑자기 몇달전에 타보았던 2.7D와 비교해보고 싶어지더군요.

그래서 들어오자마자 2.7D에 올랐습니다.


레인지로버에 뒹굴던 제 휴대폰을 찾아줘서 0-100과 추월가속을 재보았습니다. 

rpm 6800에서 241마력,4100의 30.6kg의 토크인 3.0에 비해 206마력/4000rpm으로 출력에선 뒤지지만

낮은 1900rpm에서 44.4kg의 토크발을 자랑하는 2.7D가 가속감이 낫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제원상의 0-100은 가솔린이 1초 가까이 빠릅니다. 

오늘 휴대폰의 스톱워치로 재본 2.7D의 기록은 0-100  9.2초,80-120은 6.62초 입니다.

벤츠 E200K보다 1초 정도씩 빠른 기록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3.0 가솔린도 직접 재보고 비교를 해보고 싶습니다.

1000 만원 이상의 가격차이가 나지만 외관상의 차이점은 거의 없고

뒷유리 햇빛가리개 유무와 앞 시트 조절단수에서 약간의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두차종 공통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좁은 뒷좌석과  수동 변속 모드가 없다는 점입니다.

S타입 3.0

좌 3.0  우 2.7D

2.7D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재규어 얼굴이 예전에 타본 X타입과 다른 듯합니다..

XJ의 입체감 나는 금속 엠블럼이 조금 더 멋져 보입니다..^^;

시트는 편안합니다.

드디어 모든이가 관심을 가지던 XK 차례입니다.

XK 디자이너는 이안 칼럼이란 분으로 애스턴마틴 DB7을 디자인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재규어로 자리를 옮긴 뒤 처음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다지 날렵해 보이거나 카리스마가 있는 외모는 아니고 무던한 디자인같습니다.

마음에 들었던 기능중 하나는 바로 사이드 버켓 폭 조절 기능입니다..

왼쪽 하단의 다이얼을 돌리면 운전자의 몸에 딱 맞는 폭으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제 차와도 같은 검은 바탕에 흰 계기판도 심플해서 마음에 듭니다.

단 km단위가 10,30,50,,,,순으로 표기 되어 있어서 제한 속도관계상 80이나 100을 자주 보게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전 0-100 과 80-120 을 잴때 불편했었습니다...^^;

XK의 센터페시아..  심플해서 마음에 듭니다.

요즘 출시된 스포츠카를 타보면 어느 브랜드 할 것 없이 마치 세단과 같이 정갈하고 럭셔리한 느낌입니다.

호두나무 그레인인지? 우드그레인도 고급스럽고

비상등의 위치도 비교적 누르기 편한 위치에 좌우 여백도 있어서 오작동 염려 없이 사용하기 편했습니다.

경쟁차종인 마세라티 쿱이나 650i에 비해 비좁은 뒷좌리는 좀 아쉬웠습니다.

드디어 XK를 느끼기 위해 도로로 나섰습니다.

기어를 S모드에 놓고 악셀에 발을 살짝 올렸는데 차가 툭 하고 튀어 나갑니다..

스타트시 초기 발진 반응은 꽤 빠른 느낌입니다.

하지만 2단 이후의 가속감은 폭발적인 느낌은 아닙니다.

펄쩍 펄쩍 널뛰는듯한 F1미션의 마세라티쿱과는 달리 부드러운 변속감과

하드하지 않은 서스는 가속감과 속도감을 반감시키는 요인 같기도 합니다.

그만큼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크루징이 가능하다는 얘기이기도 하겠지만요.

터널을 지나가면서 옆으로 스치며 멀어져가는 차들을 보거나 속도계를 봐야만

지금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식사 후의 시승이었던 관계로 오전중이었던 S타입 시승시보다 차들이 많아져서 200km/h 정도까지만

밟아봤지만 역시 막힘없이 올라갑니다.

안전최고속이 250 이라 하니 아직 여유롭게 더 올라갈거라 생각합니다.

스톱워치로 재본 0-100도 6.6초(제원상 6.2초) ..80-120의 추월 가속은 3.8초대입니다.

이 정도면 느린 차는 아니죠..

하지만 명색이 과거 각종 레이스에서 상을 휩쓸던 영예의 "XK" ..그 이름을 이어받은

재규어의 스포츠카 뉴XK 입니다. 

제 생각엔 비슷한 가격대의 쟁쟁한 경쟁 차종들과 싸워 이기기엔 파워가 2% 부족한듯 싶습니다

물론 0-100  6.91초..80-120  4.03의 골프 GTI가 속도가 비슷하다고 해서 XK의 경쟁차종이 될 수는 없겠지만

기본형 1억6천9백4십만원의 911 카레라 S 카브리올레는 0-100 5.4초,최고속도는 285 km/h 입니다.

달리기가 다는 아니지만 올해 말에 나온다는 420 마력의 슈퍼챠져 장착 고성능 버전 XKR이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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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K의 장점을 짚어보면 ZF 6단 오토 미션의 변속은 상당히 민첩하고 부드러웠습니다.

골프의 DSG와 약간 차이가 나는 0.6초라고 들었는데 거의 시차를 못느끼겠더군요.

코너링 성능을 테스트 하기 위해 현대미술관으로 향한 왕복 5분정도의 짧은 와인딩길에 올랐습니다.

마침 차도 없어서 순간 순간 속도를 높여 볼수 있었고 순간 최고속 120km/h까지 밟아 보았는데

롤이 약간 있을거란 예상과는 달리 차체의 거동은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패들 쉬프트도 거의 시차 없고 변속 충격도 크지 않아 위화감없이 편하게 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내리 꽂는 느낌은 아니지만 꽤 좋은 편입니다.

자료를 찾다보니 올 알루미늄 바디로 차체가 가벼워지고 더 안전해졌다고 합니다.

PDBS시스템이 최초로 적용되었다고 하는데 보행자를 치었을때 본넷이 0.03 초 만에 위로 올라와서

보행자에게 완충 장치 역활을 해준다고 합니다.

재규어 XK는 영국 대표 브랜드답게 가볍지 않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섹시하거나 정열이 느껴지는 마세라티나 이태리 종마와도 사뭇 다른 느낌이었고

포르쉐와도 전혀 다른 느낌의 차였습니다.

지루하게 늘어진 시승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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