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Im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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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3Turbo와의 두번째 만남을 성사시켰다. 시승전 얼라인먼트를 수정하고 있는 모습

295mm의 육중한 뒷타이어만으로도 충분히 강한 포스를 뿜어내고 있는 993의 뒷타이어는 요즘은 보기 힘든 오버휀더안에 자리하고 있어 더욱 의미신장하다.




투아렉 V10 TDI 313마력 최대토크 77kg의 괴력의 사나이와도 한컷. 두차는 공통점이 없지만 그래서 두대를 모두 소유하면 더없이 환상적인 컴비네이션이다.

2년전 처음 접한 993터보와의 데이트는 잊을 수가 없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드림카 리스트의 가장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차를 경험한다는 흥분으로 가슴이 벅찼었다.
같은 차종 하지만 다른 오너의 관리하에 있는 993터보를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시승해볼 수 있었다.
참고로 차주는 테드의 수석 스탭이신 여인영님이며, 구입한 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른 기간안에 파워트레인은 물론 주변 성능을 최상으로 끌어내어 신차 수준의 아주 훌륭한 상태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엔진과 변속기가 오버홀 된 상태였고, 빌슈타인 PSS9을 장착하고 있었다.
993과는 인연이 많지만 터보는 워낙 그 숫자가 적어 독일에 있는 동안도 실제로 본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마지막 공냉식 911에 대한 프리미엄이 유럽에서는 점차로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는 차원에서 964와 993은 장담하건데 상태가 훌륭하다는 전제조건에서 가격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떨어지기는 커녕 올라갈 것으로 본다.
즉 투자가치로도 훌륭한 아이템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독일현지에서 중고 993은 996의 가격을 추월한지 오래다.
아무리 좋은차도 그 가치를 모르면 의미가 없다.
최신 911과 비교해 허접해 보이는 실내나 다소 잘못 알려진 운전하기 거지 같다는 평가는 993에 대한 접근을 막는 선입견이기도 했다.
수동을 늘 몰아왔던 입장에서 993에 대한 적응은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다.
패달의 감각이 좀 남다르다는 점과 뒷 오버펜더의 넓이를 의식하면서 운전해야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실상 시내에서 운전해도 불편함은 없다.
클러치는 물론 마스터 실린더까지 교체된 993터보의 클러치는 상당히 가벼웠고, 클러치가 붙는 시점이 좀 높다는 점 때문에 다운시프트를 공격적으로 할 때는 클러치의 과감하게 떼는 것이 좋다.
가속패달을 놓았을 때 회전수가 급강하하는 특성상 회전수 매칭을 위해서는 재빠른 오른발 동작과 클러치를 떼는 포인트를 정확히 잡되 빠르게 떼주어야 덜컹이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바로 이 팁을 익히지 못하면 다운시프트시 변속충격을 피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
3.6리터 터보 엔진은 최대 부스트 0.8바에 홀딩 0.5바 정도를 바탕으로 최고출력 408마력의 검소한 출력을 뽑아낸다.
엔진의 배기량을 생각했을 때 리터당 100마력을 살짝 넘는 순정 출력은 엔진의 잠재력을 고려했을 때 아주 극히의 마진을 활용한 것으로 판단하면 된다.
911은 카레라가 늘 그 중심에 서있다.
카레라의 출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터보는 큰 대안이 되지만 실제로 카레라가 911의 캐릭터를 대표하는 대표선수임을 한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
포르쉐가 카레라의 운전캐릭터와 그 감성에 대해 얼마만큼 존중하고 그 느낌이 다소 과격한 터보엔진에 녹아있도록 하기 위해 터보 엔진이지만 다소 터보스럽지 않은면을 유지시키기 위한 특별한 노력이 가해져있다.
바로 그 핵심은 가속패달을 밟았을 때의 빠른 레스펀스와 패달을 놓았을 때의 빠른 회전수 하강이다.
터보 엔진, 그중에서도 부스트를 많이 사용하는 엔진은 가속패달을 밟았을 때 회전수가 급격히 오르지 못한다.
이는 부하가 걸린 상태 즉 기어가 들어가있는 상태뿐 아니라 중립이나 클러치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힐앤 토우를 할 때 터보 엔진은 패달을 눌러주는 감각이 좀 길게 눌르주는 느낌을 주어야하는데, 이부분은 카레라의 최대 감성과 철저히 배치되는 감성이다.
993터보의 감성을 평가할 때 카레라 NA엔진의 feel이 녹아있는 부분은 터보엔진이지만 터보스럽지 않게 빠른 레스폰스과 미세한 가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911은 수동을 맘껏 요리하는 운전자 입장에서 패달링과 변속에 최대의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속패달을 건드는 것에 따라 엔진이 ''우와악,, ,우와악' 하면서 말도 안되게 빠른 스피드로 상승을 해주기 때문에 다운시프트시 회전수를 보상하는 과정이나 힐앤 토우를 할 때 극도의 희열을 선사해준다.
993터보에는 카레라의 바로 이맛이 녹아있고, 단순히 파워가 큰 911의 차원이 아니다.
408마력은 강한 펀치를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급가속시 터보의 꽝스러운 급격한 가속이 발생하진 않는다.
이부분은 좀 과격한 주행느낌을 가진 964터보와 철저히 차별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변속이 바쁘다. 워낙 속도가 빨리 붙기 때문이다.
회전수가 5000rpm을 넘어서 6500rpm까지 상승하는 동안 탄력이 죽는 구간이 없다.
6단 6000rpm에서 300km/h를 마크하는 기어비는 최고속에 많은 욕심을 낸 세팅이다.
3,4,5단 레드존까지 올려붙이는 것은 너무나 빨라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등을 떠미는 펀치가 아니라 NA의 다소 부드러운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공냉 엔진은 실내에서 고회전을 때리면서 듣게 되면 소리가 상당히 투명하고 극도로 부드럽게 들린다.
공냉식 엔진이 농기계에서나 만들어지는 못생긴음이라 평가되기도 하는 것은 공냉엔진에 대한 경험이 미천한 사람들의 잘못된 평가이다.
그동안 930, 964, 993을 많은 시간 경험하면서 느낀점은 공냉식은 정말 깨끗한 엔진음을 준다는 점이다.
초기에 부드럽지만 최대회전수 부근에서 전혀 깨끗한 느낌을 주지 못하는 일부 일제 엔진과는 전혀 반대의 느낌이다.
993을 다루면서 눈여겨봐야하는 부분은 핸들링 특성이다.
964와 993은 공통점이 많다.
964카레라는 걸출한 파워로 보기에는 좀 수수한 250마력 정도의 출력이라 코너에서 파워를 사용하는데 큰 부담은 없다.
반면 964터보의 꽝터보 세팅은 코너에서 대단히 어려운 감각이다.
993터보는 964터보보다 파워전개시 발생하는 부작용은 극도로 적지만 코너에 진입할 때 가속패달을 높으면서 진입할 때 뒤가 쉽게 던져지는 점은 아주 흡사하다.
후륜의 질량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911의 뒷부분을 제대로 날려보지 않고는 실감하기 힘들다.
그냥 후륜구동형 차량이 뒤가 날라가는 느낌과는 좀 다르고 오버스티어에 익숙한 사람도 처음에는 상당히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강한 제동후 턴인을 할 때 뒤가 일단 나른다고 판단해야하기 때문에 턴인동작과 함께 살짝 스티어링을 반대로 풀어주는 동작이 곧바로 뒤따르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과 파워전개 시점을 빠르게 잡아도 코너의 각을 안쪽으로 휘감으려는 본능을 살릴 수 있어 좋다.
911은 오버도 과제이지만 언더 역시 익숙해져야 한다.
후륜이 선회라인안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의 액셀전개는 극도의 언더스티어도 동반하는데, 이를 피하려고 갑지가 가속패달을 놓고 다시 밟는 바로 그 순간 뒤가 돌아버린다.
차가 짧고 오버행의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급격한 스티어링 변화를 예측해야 한다.
993터보는 911 시리즈중에서 최고의 소장가치를 가진 차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차를 유지하고 이해하며, 가꾸는 그 노력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점이다.
아무리 돈이 많고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모델을 가지고 있다해도 오너가 그 차의 세부사항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어디에 돈을 써야하는지 어디를 손봐야하는지 파악할 수 없다.
그냥 차 잘보는 곳에 던져주고 최상으로 만들어주세요 해서 993터보 같은차가 완벽해질 수 있는 가능성은 한국에서는 없다고 봐야 한다.
차를 구매하기 위해 돈을 모으고 구매를 한 후 엄청난 양의 자료를 독파하며, 꾸준히 필요한 부품들을 수집하고 작업에 필요한 각종 주요 포인트를 모두 숙지한 후 최적의 미케닉에게 의뢰하고 그차가 작업되는 작업을 눈여겨보며 실제로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직접눈으로 확인하고, 차가 정상적인 모습으로 출고되었을 때 바로 느 희열과 기쁨...
신차만 타본 사람이 경험할 수 없는 바로 그 희열을 명차와 함께 할 수 있다면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여인영님은 내가 아는 사람중에서 복원에 관해서는 거의 달인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집중력과 자료수집능력을 가진 매니어이다.
그를 만날 때마다 그가 새로 알아낸 정보나 993터보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벅찬 이유는 그의 말한마디 한마디에 뼈가 있고, 소중한 정보가 열정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훌륭한 애마는 그 애마를 인정하고 책임져줄 수 있는 훌륭한 오너와 pair로 판단되어져야 한다.
누가 모는 어떤차 바로 이것이 오래된 명차를 더욱 더 돋보이게 한다.
세상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참 많다.
-testkwon-

2008.02.15 13:24:29 (*.127.196.79)
영~아닌것 같다... 는 평가를 받은 차종이나 브랜드...(속칭 옛날에는 좋았으나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되는...)도 개인적인 매력에 이끌려서... 지식과 데이터들을 혼자 진지하게 수집하고 파내면서...
언젠 누군가가... 에이~ 머 그차가 요즘 내세울게 있기나해요? 라고... 다소 가볍고 건방진 물음에 대해....
남들이 일반적으로 모르는... 장점과 단점들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집어내고...
그리고 잘못알려진것들에 대해 열정적으로 토론 하시는 분들을 볼때마다
누군가는... 그래봐야~ (뭐뭐) 아니겠어? 라고 넘겨버릴지 몰라도...
전 엄지 손가락을 올려주고싶습니다
언젠 누군가가... 에이~ 머 그차가 요즘 내세울게 있기나해요? 라고... 다소 가볍고 건방진 물음에 대해....
남들이 일반적으로 모르는... 장점과 단점들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집어내고...
그리고 잘못알려진것들에 대해 열정적으로 토론 하시는 분들을 볼때마다
누군가는... 그래봐야~ (뭐뭐) 아니겠어? 라고 넘겨버릴지 몰라도...
전 엄지 손가락을 올려주고싶습니다
2008.02.15 13:35:51 (*.20.18.70)

많은 사람들이 결국은 '행복'하기 위해서 혹은 '행복'을 위해서 사는게 아닌가 싶을 때가 많습니다..
원하는 것을 얻는 다는 관점에서 '기쁨'은 돈을 주고도 살 수가 있고 '희열'라는 것 역시 잠깐이나마 누구라도 손쉽게 느낄수도 있겠져..
인생에서 가장 가치있다고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들을 오너분께서는 이미 얻으신듯..
앞으로 관리만 꾸준히 잘 하신다면 항상 '행복'을 주변에 두고 사실 듯 해여...(^^*)
잘 읽었슴다..*
원하는 것을 얻는 다는 관점에서 '기쁨'은 돈을 주고도 살 수가 있고 '희열'라는 것 역시 잠깐이나마 누구라도 손쉽게 느낄수도 있겠져..
인생에서 가장 가치있다고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들을 오너분께서는 이미 얻으신듯..
앞으로 관리만 꾸준히 잘 하신다면 항상 '행복'을 주변에 두고 사실 듯 해여...(^^*)
잘 읽었슴다..*
2008.02.15 13:42:56 (*.106.209.125)
마지막 글귀가 참으로 와 닿습니다 결국 첨단 장비로 인해(?) 점점 무거워져가는 911들과는 대조적으로 오너와의 교감을 이끌어 낼수 있는 점이 993의 매력인데 그런 매력적인 차들이 요즘 많이 줄어가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993카레라를 소유 하면서...그리고 사고로 그녀석을 보내면서 느낀점은 아직도 즐거움을 줄수 있는 나만의 차량을 선택 하는데에 있어서는 그런 느낌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상당히 제 자신을 돌머리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한번 새기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한번 새겨지면 깨지기 전에는 지워지지 않는 다는 것이지요 그런 류의 맛을 이렇게 일찍 새기고 나니 .....이것도 참 걱정이긴 합니다 ^^;
2008.02.15 17:21:31 (*.148.159.138)

몇일 전...
여인영님께서 살짝 흘려주셨던 마스터님과의 조우가 아마도 이 글을 위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
포르쉐를 실제 만져본 적도 없지만, 항상 그래왔듯이 마스터님의 글을 읽어 내려가다보면 꼭 함께 시승했던 것 처럼 느껴집니다...
몇몇 테드의 언변의 대가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듯... ^^
그저 상상속의 High performance car로만 생각했던 포르쉐들 중에서도 왠지 모르게 더욱 더 993을 특별하게 느껴지도록 잘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인영님(선생님)께 한번 만져라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졸라보고 싶어지네요...
여인영님의 꼼꼼한 손길을 거친 993은 아마 독일 현지에서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
여인영님께서 살짝 흘려주셨던 마스터님과의 조우가 아마도 이 글을 위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
포르쉐를 실제 만져본 적도 없지만, 항상 그래왔듯이 마스터님의 글을 읽어 내려가다보면 꼭 함께 시승했던 것 처럼 느껴집니다...
몇몇 테드의 언변의 대가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듯... ^^
그저 상상속의 High performance car로만 생각했던 포르쉐들 중에서도 왠지 모르게 더욱 더 993을 특별하게 느껴지도록 잘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인영님(선생님)께 한번 만져라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졸라보고 싶어지네요...
여인영님의 꼼꼼한 손길을 거친 993은 아마 독일 현지에서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
2008.02.15 18:34:59 (*.57.0.122)

인영님이 993을 받았을 때 초기에 잠깐 본 이후로 몇 달이 지난 지금 얼마나 훌륭한 모습으로 탈바꿈되어 있을지 무척 확신도 들고 기대도 됩니다. 제가 다 가슴이 설레네요. ㅋㅋ
2008.02.16 11:52:09 (*.6.245.107)
993터보를 입양해야만 될것같은 기분을 만들어주시는 후기 입니다.. 현재 까레라S 를 보유중입니다만.. 갑자기 터보도 욕심이 생깁니다.. ㅡㅡ;; 이러다 자동차에 재산말아 먹는다는말이 나오것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