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일요일) 서울-해남-목포-서울로 당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목포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좀 놀다가, 저녁 9시가 좀 안되서 출발을 했습니다.


전라북도쪽에 눈이 많이 온다길래, 서해안을 타고 광주-무안을 통해 호남선, 천안-논산을 타고 서울로 올라오려고 생각을 했습니다.


서해안 타고 가는데... 장난 아니더군요 -_-;;

차들이 모두 비상등 켜가며 40키로 정도로 주행...

시야는 눈이 하도 많이 오다보니, 안개 많이 낀 영종대교나 서해대교의 그것과 흡사할 정도였습니다.

광주-무안 고속도로를 타니 상황은 더욱 스팩타클해지며 가끔 1차선으로 쓩쓩 지나가는 고속버스나 화물차들이 밉더군요.


약간의 오르막이 나오면 275/40/19의 수명이 거의 다된 컨티넨탈 SC2는 그립을 잃어가며, 차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그냥 놔두면 스핀을 할 것 같더군요...


계기판에 ESP경고등은 깜빡거리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카운터가 필요합니다. 액셀은 떼버리면 속도가 줄어, 어느정도 탄력은 유지시켜야 언덕을 올라갈 수 있을것 같고...


그런데 제 옆을 구형 산타페가 60km정도로 지나가더군요. 그러곤 20분정도 뒤에...

약간 내리막에서 앞차들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더군요. 모두들 차간거리를 상당히 두고, 속도도 40km이하였습니다만...


빙판이라 ABS만 걸리고 속도는 줄 생각을 안하더군요. 40km가 20km까지 되는데 거의 한 80m는 밀린듯 합니다...


게다가 제 앞차이던 스타렉스는 약간 오른쪽으로 밀리더니, 결국 90도 회전하면서 갓길로 밀리더니, 가드레일과 키스 직전에 멈춘 것 같더군요. 그래서 1차선쪽으로 가는데, 빙판이니 먹힐리가...


아무튼 "드득 드득"해가면서 ESP가 작동해가며 1차선쪽으로 변경하니, 스타렉스 앞에있던 세피아는 왼쪽으로 미끄러지고 있네요 ㅡ.ㅡ;; 아 쒸 이건 또 !@#%$^#&*&^(...

다시한번 ESP의 도움을 얻어 2차선으로 복귀하고 사이드 미러로 보니, 세피아는 1차선 왼쪽의 방호벽(?)과 키스를 하고는, 차가 돌아서 세피아의 테일램프가 보이더군요.


차들이 급하게 멈추려던 이유는, 아까 그 산타페가 1차선에서 반파가 되서 있었고, 갓길에는 1t트럭과 승용차 몇대가 사고가 있었는지, 서있었습니다. 결국 1차선으로 주행하던 차는 2차선으로 변경해야하고, 2차선에 오던 차 역시 차간이 좁아지니 브레이킹을 하는데 내리막 빙판이라 밀리면서 스핀나기 쉬운 상황이니 ABS가 장착되지 않은 차는 100% 사고난다고 보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간담이 서늘해져서, 트렁크에 싣어놓은 스파이더를 꺼내서 장착하고 주행하는데, 범퍼에 닿는지 주기적으로 "퉁 탕 퉁 탕"소리가 나더군요 ㅠ.ㅠ


암튼 우여곡절끝에 오다가, 전주쯤 오니 눈이 그쳤습니다.

눈이 어느정도 왔는지는, 아래에 광주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그래도 도로에 눈이 쌓이니, 헤드램프의 빛이 반사되어

평상시같으면 매우 어두울 환경에서도 거의 대낮 수준으로 밝습니다^^;



타이어에 붙은 눈이 얼고 녹다를 반복하다보니 타이어와 한몸이 되어, 접지력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타이어가 밟고 지나간 자리를 보면, 하~얀 눈 밑에는 빙판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촬영후 재출발시, 스파이더를 채우고 출발해야 했습니다 -_-;;




눈이 15cm정도 이상 쌓인 모습은, 제 경우엔 스키장 말고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ㅠ.ㅠ (감격의 눈물)

그것도 자연설이!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에서 잠시나마 걸어보니, 기분전환이 금방 되더군요^^



서울에서 눈이 이정도 왔으면 도넛 그리고 드리프트 연습한다고 방방대고 다녔겠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무도 밟지 않는 곳을 밟는건 좋으나, 신발은 눈속에 파묻힌지 오래고, 바지 밑단 이상으로 올라오는 눈 때문에 가는 길에는 발목이 축축했습니다...


서울에 올라오니 눈이 내린 흔적은 찾아볼 수도 없던데, 우리나라같이 땅덩어리가 좁은 나라에서도 이정도 차이가 난다는게 신기합니다^^;

아무쪼록 눈이 이정도 내렸으면, 월요일 아침 출근대란이 예상되는데 별다른 언급이 없길래 한번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