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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도 없던 시절 저는 88년도 9월달에 모터매거진 용돈으로 구입해서 읽은 것이 제가 자동차 전문 매체와의 첫 인연입니다. 용돈모아 잡지를 사던 중학생 시절이라 당시에 자동차 생활이나 카비젼 등의 잡지는 단골 서점에서 서서 다 보고 모터매거진은 구입해서 집에 와 한달 내내 같은 기사도 여러번 읽곤 했지요.
그래서 지금도 중학교 고등학교 때 읽었던 기사들이 유독 생생히 기억나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 저의 첫 시승기인 스텔라 88을 모터매거진에 실었고, 그 이후로 잡지에 오랜기간 많은 기고를 해온 저의 내면에는 잡지에 대한 무한한 애착이 있습니다.
PC통신 하이텔 달구지에서도 활동을 했었고,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저 역시 지금의 테스트드라이브 홈페이지를 만들어 글을 쓰고 있지만 잡지에 대한 애착은 변함이 없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해외에 가면 가방에 넣을 수 있을만큼 가득 잡지를 사오고, 매달 서점에 가서 4~5권의 잡지를 사서 틈나는데로 봅니다.
스마트폰으로도 접할 수 있는 인터넷 블로그가 판을 치는 상황에서 잡지와 같은 활자를 본다는 것이 좀 진부하고 구식이라고 보여질 수 있지만 제가 20년 이상을 기고해왔고, 자동차 업계에서 오랜 기간 몸담고 있어 어떤 특정 분야에 대해 일반인들보다 조금 더 깊이 있는 경험과 산업전반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인터넷 자동차 블로그를 보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봅니다.
글이라는 것은 체험을 바탕으로 해야 깊이가 있는 것이고 비슷한 경험을 자주하면서 생기는 노하우와 지식의 깊이를 감안하면 자동차 전문기자들이 적는 글은 잡지가 추구하는 방향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인터넷에서 비전문가들이 적는 글에 비해 전문성이 있습니다.
잡지에는 답글을 달지 못해 일방적인 전달이기는 하지만 그렇다보니 좀 더 신중해야하는 특성, 그리고 책이라는 형태로 오랫동안 남기 때문에 글을 적는 분들의 사명감 역시 인터넷에서 기분 내킬 때마다 적는 글들에 비해 높다고 봅니다.
저역시 지금처럼 인터넷에 글을 쓰지만 전문기자분들께서 쓰는 정도의 종합적인 깊이를 갖추었느냐를 차에 대한 전문지식에 한정할 수 없는바, 늘 조심스럽고 자동차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사람으로서 철학과 그동안 발전시켜온 기호에 대한 부분을 거부감없이 표현하기 위해 깊은 고민을 합니다.
어떤 순간이든 항상 차에나 가방에 잡지 한권을 넣어 다니면서 틈날 때 마다 읽는 기사들은 때론 그날 하루일과중에서 가장 값지고 때론 영감을 얻는 경험이 된다고 봤을 때 잡지는 자동차에 대해 늘 저를 깨어나게 만드는 그런 존재입니다.
경험을 하지도 않고 적는 글은, 혹은 인터넷에 이미 있는 글들을 짜집기해서 적혀진 글은 자동차를 배우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차를 배우는 분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블로거들이 유독 많아졌고, 메이커에서 판단하는 그들의 영향력을 비정상적으로 높게 판단하기 때문에 뭔가 특혜를 받는 듯한 부분들도 있습니다만 모두 자동차 문화가 성숙해가는 과정속의 아주 짧은 해프닝 이상이 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전세계 어떤 메이져 브랜드들도 자동차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가 혹은 전문기자 이외 인터넷 블로거들을 초청해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진 않습니다.
우리가 마치 블로깅 자체가 자동차 산업내 홍보 마케팅 분야의 하나의 큰 흐름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착시입니다.
모든 블로그가 다 쓰레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차 한대를 혹은 자신의 애마를 깊이 있게 오랜시간 경험하며 본인만의 글을 적어 오랜시간이 지나도 검색을 통해 혹은 같은 차를 타는 분들에게 무한한 경험의 공유를 주는 멋진 분들도 많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본인이 글을 적은 내용을 어떤 상황에서건 구두로 설명하고 그와 관련된 주변 지식들을 활용해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럴듯한 글은 그저그런 편집능력만으로도 누구나 적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모두가 인터넷 시대에 대한 과대망상으로 신문 잡지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던 10년전을 되돌아보면 여전히 활자 매체의 영향력과 매력은 강력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신문과 자동차 잡지 많이 읽으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자동차 언론이 여러 성원에 더불어 좀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이를 바탕으로 열정과 능력의 저널리스트로서 뜻이 있는 양질의 언론인들이 많이 양성되어야 자동차가 좀 더 올바르게 전달되고, 온오프라인의 언론이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해 여전히 신문을 대체하는 인터넷 매체에 전혀 신뢰를 하지 않는 많은 분들이 많은 것처럼 자동차 역시 자동차 전문 매체에 대한 신뢰를 쉽게 깨지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도 바다를 바라보며, 가족들과 여행온 여행지에 가족과 더불어 가장 좋은 친구인 잡지를 이른아침 눈을 뜨자마자 읽을 수 있다는 것에 무한한 행복감과 기쁨을 느낍니다.
-testkwon-

아... 저도 자동차 잡지 정말 좋아했습니다. 영주님 글도 많이 읽었구요. 근데 어느센가 서점에 가는 일이 드물어졌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때문에 오프라인의 잡지는 점차 설자리를 잃어 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전공 분야 잡지 / 서적을 많이 보지만 이제는 웹상의 자료 읽기에도 버겁네요.
점차 이동을 해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한 때 자동차잡지를 즐겨 봤던 적이 있었습니다.
매달 서점에 들러 서가에 서서 잡지를 읽기도 했고 꽤 저렴하게 팔리던 과월호를 구매하여 읽던 기억도 나네요.
아무래도 주머니가 가볍던 시절 그리고 인터넷 매체가 지금처럼 활성화 된 시절이 아니었던지라 자동차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데엔 위의 두 가지 방법이 제겐 최선 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 잡지들 모두 처분하고 없지
만 가지고 있을적엔 심심할 때 마다 꺼내서 읽어보곤 했었지요.
개인적으로는 그 시절의 활자매체 로서의 자동차 잡지나 요즘 동영상이나 간단한 글 위주의 자동차 정보들이나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외려 영상매체로 보여주면서 좀 더 자세히 그리고 확실히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지요. 하지만 활자매체가 주는 무게감과 격조있는 문체로 써진 시승기나 차량소개는 분명 그와
는 또 다른 맛이 있었습니다. 주제로 쓰여진 자동차에 대해 한번쯤 더 곱씹어보게 만든다고나 할까요.
PC로 즐기는 인터넷에 이어 스마트폰이 등장하여 모바일 시대가 열렸지만 활자매체는 분명 그 만의 영역을 가지
고 있다고 봅니다. 없어지기 보다는 시장을 양분하는 혹은 어떤 이유로든 일부 점유하는 형태로나마 꽤 오랫동안
남아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활자매체 만큼 직관적이고 사용조건이 간편한 매체는 없으니까요.

저도 10년이 넘은 자동차 잡지들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순서대로 꼽아놓는 재미가 있죠. ㅋㅋㅋ)
일부 블로그는 시간낭비라는 표현 저도 지극히 공감합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서점에서 잡지하나 골라봐야겠습니다. ^^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정보량이 수천수만배로 늘었고
이런 단편적인 정보들을 단순나열만 하는
블로거들의 글보다는 이를 유기적으로 엮어서
제대로 된 지식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는 전문가의 글
..이 또한 웹상의 글이든 활자로 인쇄된 것이든..
이 진정한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것조차도 ai가 대신하겠지만요^^
나이먹어서 튜닝에 관심을 가지고 전공서적 사서
공부를 해보니 너무 어렵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 찾아보면
너무 뻔한 내용밖에 없고..
저도 좋은 잡지 좀 골라봐야겠습니다..
예전에 일본의 모터팡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대단하단
생각을 했는데 가격이 꽤 나가더라구요^^
생각을 하고 글을 쓰는 등 인간 고유의 영역은 인간 스스로가 계속 자기계발하여 영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해지는 건 좋지만, AI에게 글 쓰는 것까지 맡긴다면 그게 과연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일일지...
물론, 되도 않은 블로그의 엉터리 정보 나열보다는 훨씬 낫겠지만서도 말이죠.
이런 제 생각도 관점에 따라 꼰대적인 발상이라 할 수도 있고 시대를 역행한다며 손가락질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부가적인 잡스런 일을 서포트 받음으로써 인간 고유 활동의 효율성을 극대화 한다는 차원에서 AI가 적용된다면
당연히 환영할 일이지만, 그 고유 활동 자체까지 아예 AI가 하게 된다는 건 썩 달갑지가 않네요. ^^;

어린시절부터 모아온 자동차생활 이하 수많은 자동차 잡지들이 책장을 어느덧 가득 채웠습니다.
해외여행 중 공항 서점에서 파는 자동차잡지를 들고 기내에서 펼칠때 그 순간의 설렘은 참 행복합니다.
문득 집어든 90년대 자동차잡지는 촌스러운 사진 속에 어린시절 그 추억이 생각나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봅니다.
나이가 어느덧 불혹을 코앞에 두고 어린시절을 생각해보니 자동차에 대한 열정의 시작은 자동차 잡지의 표지모델을
보던 그 찰나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과거 한달을 기다리고 설레이며 찾던 서점에서 이제 매달 집으로 배달되는 자동차잡지는 편리성에서 확연히 달라졌겠지만
잡지의 첫페이지를 열었을 때의 인쇄된 종이의 냄새는 여전히 향기롭습니다.
서적이든 인터넷이든 자동차를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그 순간은 참 행복합니다!

저도 마스터님의 의견에 깊게 공감합니다. 하지만 블로그 VS 잡지의 관점이 아닌 인터넷 매체 VS 잡지의 관점에서 보면 잡지에서 점차 인터넷 매체로 옮겨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트렌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파워블로거지들의 블로그와 Chris Harris의 동영상 리뷰는 같은 인터넷 매체이지만 엄연히 평가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자는 솔직히 잡지 매니아의 시각에서 봐도 손색없는 좋은 인터넷 매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직접 손으로 만지는 실물 매체라는 건 감성적으로도, 매체 특성에 따른 내용의 질로 보더라도 가상(혹은 전자)
매체가 주는 것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환경 측면에서 활자매체의 대규모 발행으로써 나무를 더 베거나 혹은 남벌 등의 해결 과제도 남아있지만,
활자 매체는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지도 않았던 수천 수백년 전부터도 이용되어 왔던 거고 그나마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폐기시 환경오염이라도 덜하지만, 요즘은 매일 수없이 쏟아지는 폐 전자기기와 폐 배터리의 처리
문제가 있으니, 더 좋아진 건 아니겠네요.
시대가 편해지면서 더 편한 도구들이 나오고, 그럴 수록 사람은 더더욱 간편한 것을 찾게 되니, 얻게 되는 정보의
다양성은 분명 급격히 늘어났지만 그 질이나 깊이는 예전만 못하구나 하는 걸 하루하루 느껴가고 있는데,
특히 자동차 자가정비를 하면서 그런 걸 가장 많이 느낍니다.
이게 시대의 흐름이라면 흐름이니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 나름대로의 정보취득 방법을 추구하는 건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