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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아니게 LF1.6T를 방치만 하고 있는 고동환입니다. . .ㄷㄷㄷ
대전에서 서울로 상경한지 2년반, 가족들과 이주한게 1년반 되었습니다.
주말부부의 외로움을 핑계로 지금의 차로 바꾼게 벌써 2년이네요.
바뀐 지리적 환경과 생활패턴으로 인해 만족스럽게 몰아본지가 언젠지 기억이 안납니다. . . 흐으어. . .
밤에 애기들 재워놓고 세종까지 포르테로 고속언더에 쪼그라든 간을 부여잡던 게 마지막이었던 거 같은데요.
지금의 차로 바꾸고 나서는 강촌이며 로코갤러리에 둥실둥실 마실다녀온게 다이고요.
요즘처럼 날도 시원한 밤에 좀 달려보고 싶어도 통 여건이 되지않으니 마음만 답답합니다. . .
제가 몰았던 차량 중 최신모델이며 2번째로 강려크한 180마력이나 되는 머신을(;;;;;) 세워만두자니 안쓰럽기도 하고요!(무려 스포츠패키지ㅋㅋ)
아마 여기 선배님들께서도 육아와 근로로 인해 좋아하는 차를 못타는 답답함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소하셨는지 팁이 있으시면 가르쳐주세요!!!
이러다가 장농면허가 되진 않을지 씁쓸한 농담만 생각나네요. . .크흑!
그런데 생각해보면 시간이 안난다는건 핑계같기도 합니다. 가능하시면 시간 내셔서 일반도로에서는 절대!!! 빨리 달리지 마시고 써킷 달리시는걸 추천합니다. 달리다가 차가 터져도 아무도 뭐라 안할만큼 달리실 수 있습니다. 속이 다 시원하죠.
단점으로는 보통 우리가 타고 있는 차들이, 터보고 스포츠고 순정브렘보든 뭐든 ‘보통’ 우리가 보고 있는 차의 대부분이 스포츠 주행에는 적합하지 않다는것을 알게됩니다. 브레이크가 이렇게 안듣고 갈수록 밀리고 오버히트에 경고등에 타이어는 다 씹히다못해 아주 제어가 안되고 차는 또 왜 점점 안나가고 ㅎ 이렇게 못달리고 못서고 못도는 차였던가.. 를 초라할정도로 반성하고 나오면 그 다음부턴 조용조용 운전하게 되더라구요. 무엇보다 ‘내가 운전을 정말 못했구나..’ 얌전하게 변하더라구요.
뭐 유유자적 살살~~ 돌 수도 있지만 그거나 한적한 시골길달리는거나..
시간 내셔서 하루 다녀오시죠. 내가 누군지, 내 차의 부족한것들을 찾으실수 있을겁니다. 무엇보다 빨리달리고 막 꺾고 막 세우면 안되는 자동차라는것을 깨우치실겁니다.
서울에 있으면 지리/교통/문화적 메리트가 큰 만큼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차를 탈 당위성이 적어지니 썩 달갑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른 측면에서는 차를 안 몰거나 포기할 경우 절약되는 비용의 메리트가 큰데,
이게 또 마냥 좋지만은 않은게 허리 졸라매고 저축해도 노후가 여유롭기 어려운 여건에
늙기 전에 차 타고 이런저런 좋은 경험을 할 기회를 상당수 포기하게 된다는 점은
마냥 절약이라며 반길만한 상황은 아닌 듯 합니다.
우리네 삶이란게 과소비는 지양해야겠지만,
경제적 관점으로만 옭아매는게 과연 옳을지 의문이기도 하고요.
조금은 핑계거리를 만들어서 움직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합니다.
제 기준으로 경차~준중형까지는 유지비가 비슷비슷해서 유류비 20~30만원,
차량 고정 유지비의 경우 경차 5~6만원, 준중형 월 10만원 정도로 잡아보면 평균 30~40만원에
할부까지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니지만, 주말에 차 타고 가족끼리 마실 다닐 때나
혼자 바람쐬러 갈 때의 경험들과 이동의 자유로움에서 얻어지는 스트레스 해소,
정서적 안정 같은 건 뚜벅이로 다닐 때에 비할게 아닌 것 같습니다.
대중교통만 이용할 땐 이동 시간과 장소의 제약 때문에 방콕을 좀 많이 했었고, 혼자 우울해할 때가 많았죠.
늘 빠듯하던 삶에 치여서 꼭 필요한지, 돈만 따지다 보니 더 중요한 뭔가를 잊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자율주행 도입시 운전이 어려운 분들의 자유로움이 크게 기대된다는 점에서 보아도 현대 사회에서 이동의
자유라는게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생각하면...
큰 비용 지출이 없도록 나름 계획을 세워 자동차 여행이나 마실을 한다면,
경제적 관점에서만 볼 경우 어쨌거나 쓸데없이 돈을 칠칠 흘리고 다니는 스튜핏한 -_-;; 행동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좀 더 긍정적으로 본다면 집 안이나 동네에 박혀서 맨날 똑같은 일상을 쳇바퀴 돌듯 반복하느니,
차라리 좀 돌아다니면서 여러 좋은 경험들을 하는 것도 결코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 타고 널리 다니면서 기회를 얻어 삶의 전환점이 생기기도 하고요.
언제 어디를 가든, 혼자든 함께든 콧바람을 쐬어보세요. ^^
전 보통 퇴근 후에 근처 와인딩 코스 한바퀴 돌고 집으로 오거나, 주말 새벽에 한적한 길을 달리는 정도로 해소 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년간 원치 않았지만 잦은 장거리 출장 기회가 많아 1년에 40,000km정도 고속도로에서 달리면서 욕구(?)를 달랬었습니다.
전 기회가 없다기보다 밤에 차를 타고 나가도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들 생각에 쌓인 것이 풀릴 정도로 달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심+준법 운전을 하게되고 마진 넉넉히 두고 달리니 재미도 없고... 결국 마실용으로 밖에 쓰이질 않더군요.
고동환님 상황처럼 육아를 하신다면 체력도 문제인거 같습니다. 주말 새벽에 나갔다오면 주말내내 함께 열심히 놀아 줄 체력도 안되고, 차를 몰고 나가면 완간미드나잇 등장인물들처럼 가족을 잊고 화끈하게 밟아야 풀리는데 전 그런 것도 되질않았구요.
저도 비슷한 심정이라 넋두리를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