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년 10월 말에 구입한, 현재까지 약 6개월동안 11000km 조금 넘게 탄 투싼이 오늘 아침 퍼졌습니다.
(참고로 제 투싼은 디젤이 아닌 가솔린 모델로, 베타엔진을 얹은 약간 변태스러운 모델입니다.)

어제 저녁 11시에 정상적으로 운행하여 귀가했고 오늘 아침,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출근하려고 시동을 걸었습니다.
시동이 걸려 2천rpm넘게 떴다가, 아이들이 유지되나 싶더니, 갑자기 "푸드득"하며 시동이 꺼져버리더군요.
???

내가 스타트 모터를 너무 짧게 돌렸나? 하며 다시 시동을 걸었습니다.

시동이 다시 걸리고, 아이들이 유지되나 싶더니 약 500rpm부근에서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며 엄청난 진동과 함께 말 그대로 "푸드득 푸드득 푸득 푸득" 거리며 금방이라도 시동이 꺼질것 같더군요.

그러나 위 증상은 그동안 냉간시 두어차례 경험했기에, 열받으면 괜찮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D레인지에 넣고 아파트 단지를 나왔습니다.(이때까지만 해도 액셀을 밟으면 차는 꿀렁대긴 해도 그럭저럭 나가는 상태였습니다.)

본선에 합류하기 위해 액셀을 밟았는데, 갑자기 차가 나가질 않습니다. 어라? 하며 액셀을 더 깊게 밟아도 감감 무소식...
풀액셀을 해도 먹통이며 전혀 가속이 되질 않습니다.

일단 비상등을 켜고, 차를 우측에 정차했습니다. P레인지에 넣고 있는데 차는 여전히 퍼덕 퍼덕 거립니다.
 !@#$%(^*&*)*&#$^!~!@# 라는 생각이 들며, 예전에 에쿠스때 터득한 노하우를 이용해 시동을 껐다가 다시 겁니다.

시동이 걸리고 아이들도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와, "됐나보다"라고 하며 D레인지로 옮기고 한 30m쯤 갔을 겁니다...
"끄르르륵 푸덕 푸드득 푸덕"하며 계기판에 체크엔진 불이 뜨더군요.

마침 아까 차선을 변경한 터라, 도로 우측에 세우려면 다시 차선을 변경해야 하는데 뒤에선 차들이 미친듯이 달려오며 저를 향해 경적을 울리니 매우 당황스럽더군요. 평상시 같으면 액셀을 밟아서 들어가면 되지만, 지금은 풀액셀을 해도 가속은 커녕 시동이 꺼지기 않기만을 바라며 "퍽 퍽 퍼벅 푸드드득 퍽" 거리며 관성으로 차를 이끌고 극적으로 차선변경에 성공하고, 현대 긴급서비스를 불렀습니다.

출동접수하고 삼각대를 설치하고 한 20여분을 초조하게 기다리니 사람이 왔습니다.
진단기를 물려보니, "다기통 실화"라고 뜨면서 1,2,3,4기통 모두 실화라고 뜨더군요.
오류코드는 p0462, p0301, p0303, p0304, p0302, p0300, p0170 이었습니다.

일단 오류를 지워보고 다시 시동을 켰는데, 차는 여전히 푸드득 거리며 시동이 꺼지기 않길 위해 안간힘을 쓰는듯 보였습니다.(보는 사람이 더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웃긴건 저 상태에서 자가진단을 하는데, 진단기 상에는 정상으로 나오더군요.
(한참 나중에야 공연비값이 이상하다고 나왔습니다.)

기사분이 P레인지에서 액셀을 끝까지 밟으셔도, 약 5초정도 밟아야 겨우 2000rpm을 넘을 정도로 차는 상태가 말이 아니었습니다.

약 15분간 테스트를 해보다가 결국 운행불가 판정을 받고, 렉카를 불렀습니다. 렉카를 기다리는 동안, 혹시나 해서 다시 시동을 걸어보니 또 멀쩡합니다. -_-;;

기사분이 잠깐 시운전을 해보신다기에 그러라고 했고, 약 1km정도의 거리를 주행하고 오시더니, "거 참 희안하네요. 또 멀쩡하니..." 라며 기사분도 황당해 하시더군요. 그러는 사이, 차는 또다시 찐빠+역화+부조화를 했고, 고민할것 없이 사업소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사업소에서 전화가 왔는데 한 20분 이상 시운전을 해봤는데 차가 멀쩡하다는 겁니다. 그래도 오류코드가 떴었으니 스로틀 바디의 뭔가를 바꾼다고 하는데, 전 "과연"이라는 생각이 들며, 왠지 수리를 해도 증상이 재발할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회원님들 생각에는 뭐가 문제일 것 같으신지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집 근처에서 일어난 일이라 길도 잘 알고, 위치도 잘 알아 그나마 덜 당황할 수 있었지만 초행길에 이렇게 차가 퍼졌더라면 정말 당황했을듯 합니다.

6개월 남짓, 1만km 약간 넘은 새차가 퍼진다는 것은 좀 납득하기 힘드네요. 게다가 10년 넘게 쓰인, 내구성 좋기로 유명한 베타엔진은 얹은 차인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메인터넌스는 새차라 별로 할것은 없는지라 그동안 합성유로 2회 교환, 실내 공조필터 교환 외에는 손본 것이 없지만 그정도면 충분히 관리를 잘 한 것이라 믿구요...

얼마전 루프 강성 테스트에서 Poor 등급을 받은데에 이어, 이 차를 타기 싫어지는 이유가 한가지 늘어서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