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s
글 수 27,478
지난 4월 9일과 10일 롱비치에서 열린 포뮬러 드리프트 제 1전에 다녀왔습니다.
http://www.global-autonews.com/board/view.php3?idx=4663&table=bd_chae_war&gubun=7
위 링크에 가시면 동영상도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10년 10만마일 보증수리로 신뢰도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은 뒤 최근 제네시스 세단과
제네시스 쿠페로 새로이 주목받고는 있으나 여전히 2등 브랜드라는 이미지에서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그 동안 미국시장에서 저가형 차를 만들어왔다는 것뿐만 아니라 품질과 성능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라는 것 말고는 내세울 것이 없었으며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시작한
것도 비교적 최근 일이죠. 물론 차가 좋아지면서 가격도 올라갔습니다.
지금은 환률 덕분에 가격경쟁력이 여전히 높지만 기본적으로 예전보다 가격이 올라간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그런 만큼 고객의 기대치도 달라졌지요. 따라서 싼 가격을 내세우기보다는 성능과
디자인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가고 있으며 조만간 미국에 상륙할 중국차들과 격차를
벌여두어야 하는 위치가 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네시스 쿠페의 출시와 함께 미국내 프로 시리즈 모터스포츠에 뛰어든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오픈휠 포뮬러나 르망 시리즈 같은 레이스에는 현재의 현대자동차로서는
뛰어들 수 있는 기술력도, 결단력도 없지만 드리프트나 투어링카 레이스라면 비교적 적은 투자로
진입할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내 모터스포츠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첫
이벤트인 포뮬러 드리프트 제 1전에서 가장 관심을 끈 차라면 아마도 RMR(Rhys Millen Racing)
현대 제네시스 쿠페일겁니다.
리스 밀란이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RMR 제네시스 쿠페는 지난해 SEMA쇼에 등장한 제네시스 쿠페 튜닝버전중 하나였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현대자동차라 RMR과 손을 잡고 드리프트 종목에 제네시스 쿠페를 투입할 것인지의
여부는 불투명했습니다.
SEMA쇼에 전시되었던 RMR 제네시스 쿠페의 경우는 2.0리터 터보엔진을 장착한 상태였고 시카고
오토쇼에서는 스트로크를 연장하여 배기량을 4.1리터로 늘린 람다 엔진에 터보차저를 장착한다고
보도자료에 적혀있었으나 이번 레이스에는 닛산 VQ 엔진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롱비치의 패독에서 만난 RMR 관계자중 한 명은 배기량을 4.0으로 늘린 람다 엔진이라고
밝혔으나 4월 14일 에드먼즈 닷컴의 인사이드 라인에, 4월 15일 오토블로그에 올라온 기사와
현장에서 찍은 제네시스 쿠페의 엔진룸을 비교해 볼 때 560마력을 내는 4.0리터 닛산VQ 엔진이
올라간 것으로 보입니다.
http://www.edmunds.com/insideline/do/Features/articleId=146026
http://www.autoblog.com/2009/04/15/rmr-hyundai-genesis-coupe-starts-formula-d-season-with-nissan-po/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원래는 RMR측에서 다른 메이커의 엔진을 사용한 것을 대외비로 하려
했는데 유출되어 공개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모터스포츠에 투입된 적이 없는 새 엔진을
프로 시리즈에 맞게 튜닝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VQ 엔진이 탑재된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닙니다만 RMR의 신뢰도에 금이 간 것만큼은 피할 수 없을 듯 합니다.
물론 이 사실이 밝혀진 이후의 수습은 잘 진행한 듯 하더군요.
RMR을 후원하여 포뮬러 드리프트에 출전한다는 것이 결정된 것도 시카고 모터쇼가 지나서이니
원래부터 시간이 촉박했던데다 리스 밀란이 현대자동차의 각종 프레스 이벤트와 광고촬영에
동원되었던 만큼 작업을 지휘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 때문인지 현대측에서도 문제삼지
않는 상황입니다. 드리프트 컴피티션 출전차량들을 놓고 볼 때 다른 회사의 엔진을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도요타 코롤라 (트레노)에 올라간 닛산 SR20엔진
콜벳 엔진이 탑재된 닛산 350Z
엔진 스왑 정도가 아니라 더한 경우도 있습니다.
포뮬러 드리프트 출전차들은 대부분이 시판형 FR 차를 바탕으로 합니다만 구동방식을
FR로 바꾸는 예도 있거든요
AWD의 전륜 액슬을 제거하고 후륜구동으로 개조한 스바루 STi와
나스카 엔진을 탑재한 후륜구동으로 제작한 싸이언 tC같은 차들이 바로 그런 경우죠.
시판형 싸이언 tC는 전륜구동입니다.
물론 이런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 해도 레이스인만큼 다양한 부분에 개조가 뒤따릅니다.
RMR 제네시스 쿠페의 앞브레이크와 서스펜션
풋브레이크와 사이드브레이크의 캘리퍼가 따로 달린 후륜 브레이크.
제네시스 쿠페는 본선 제 1라운드에서 아쉽게 탈락했으나 리스 밀란은 차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경기가 기다려집니다. 현재는 닛산 엔진이 탑재되어 있으나 곧 규정에 맞게
튜닝된 현대 람다 엔진으로 교체될 예정이라 합니다.
포뮬러 드리프트에는 한국인 드리프터도 출전중입니다.
맹준우 선수의 역주.
그 외의 경우 한국인 드라이버를 기용하지는 않았지만 한국타이어팀도 출전중입니다.
한국타이어 팀의 닛산 350Z. 드라이버는 Robbie Nishida입니다.
보너스샷
2009.04.24 10:53:04 (*.46.122.32)

잘 봤습니다. 사이언이 왜 포뮬러드리프트 스폰서인지, TC가 왜 출전하는지(그것도 두 팀이나) 궁금했는데, 양산차랑 거의 같게 생겼으면서도 후륜구동이었군요..
2009.04.24 11:23:32 (*.67.101.80)

제가 얼마전에 올린 글(RMR젠쿱+VQ엔진)의 진위군요 ^^
재밌게 잘 봤습니다. 역시 마지막 사진이 인기가 좋네요 +_+
재밌게 잘 봤습니다. 역시 마지막 사진이 인기가 좋네요 +_+
2009.04.24 11:33:34 (*.205.38.176)

제가 4월 9일 현장에서 RMR 관계자에게 현대 람다 엔진이냐고 물어봤을때 '그렇다. 과급을 위해 헤드를 전반적으로 크게 개조했고 본체 피스톤과 커넥팅로드 등도 바꾸었지만 본체는 람다엔진의 블록이다.' 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엔진은 카본파이버 커버로 덮여있어서 본체를 직접 볼 수 없었고 흡기관의 각도와 위치는 사진으로 보았던 람다 엔진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해 보였기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인사이드라인과 오토블로그에서 RMR 젠쿱에 VQ 엔진이 올라갔다는 기사가 나온 것은 경기가 있고 며칠이 지난 4월 14,15일이었습니다. 이시기는 제가 초안 원고를 마친 무렵입니다.
인사이드 라인과 오토블로그의 기사, 그리고 다른 정황들을 비교해볼때 내용은 이렇습니다.
현대자동차가 RMR을 후원하여 포뮬러 드리프트에 출전하는 것을 결정한 것은 시카고 오토쇼가 지난 다음입니다. 따라서 그때부터 시즌 개막전까지 아무런 튜닝 데이터가 없는 람다엔진을 포뮬러 드리프트의 규정에 맞으면서도 경쟁력과 내구성을 확보하도록 튜닝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리스 밀란은 현대자동차의 미디어 이벤트에 참가하면서 홍보쪽에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람다 엔진으로 제 1 전 참가가 어려워지자 튜닝 데이터도 풍부하고 내구성도 입증된 VQ 엔진을 얹고 커버를 씌워 현대자동차의 엔진이 쓰이지 않은 것을 숨기고 대외비로 하며 이것이 밝혀질 경우 리스 밀란이 모든것을 책임지기로 했다고 합니다. 영상에서 리스 밀란은 람다나 현대 엔진이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V6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당시에는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파워트레인 이야기는 조금 슬쩍 넘어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제가 현장에서는 VQ가 올라갔다는 정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튼 RMR은 전체적인 사실을 미리 공개하지 않았던 만큼 신뢰도에 어느정도 상처를 입은 것을 피할 수 없겠지만 수습은 잘 된 것 같더군요.
엔진은 카본파이버 커버로 덮여있어서 본체를 직접 볼 수 없었고 흡기관의 각도와 위치는 사진으로 보았던 람다 엔진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해 보였기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인사이드라인과 오토블로그에서 RMR 젠쿱에 VQ 엔진이 올라갔다는 기사가 나온 것은 경기가 있고 며칠이 지난 4월 14,15일이었습니다. 이시기는 제가 초안 원고를 마친 무렵입니다.
인사이드 라인과 오토블로그의 기사, 그리고 다른 정황들을 비교해볼때 내용은 이렇습니다.
현대자동차가 RMR을 후원하여 포뮬러 드리프트에 출전하는 것을 결정한 것은 시카고 오토쇼가 지난 다음입니다. 따라서 그때부터 시즌 개막전까지 아무런 튜닝 데이터가 없는 람다엔진을 포뮬러 드리프트의 규정에 맞으면서도 경쟁력과 내구성을 확보하도록 튜닝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리스 밀란은 현대자동차의 미디어 이벤트에 참가하면서 홍보쪽에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람다 엔진으로 제 1 전 참가가 어려워지자 튜닝 데이터도 풍부하고 내구성도 입증된 VQ 엔진을 얹고 커버를 씌워 현대자동차의 엔진이 쓰이지 않은 것을 숨기고 대외비로 하며 이것이 밝혀질 경우 리스 밀란이 모든것을 책임지기로 했다고 합니다. 영상에서 리스 밀란은 람다나 현대 엔진이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V6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당시에는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파워트레인 이야기는 조금 슬쩍 넘어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제가 현장에서는 VQ가 올라갔다는 정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튼 RMR은 전체적인 사실을 미리 공개하지 않았던 만큼 신뢰도에 어느정도 상처를 입은 것을 피할 수 없겠지만 수습은 잘 된 것 같더군요.
2009.04.24 11:34:12 (*.205.38.176)

저도 20년 전무렵 국내 레이스팀 소속이었는데 사실 당시 국내 레이스계만 해도 팀내에서 비밀리에 작업한 것이 다른 곳으로 알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시간이 없어서 롤바만 장착된 차에 PVC 파이프로 풀 롤케이지처럼 보이도록 만들어 시합에 나간 적이 한 번 있는데 경기 끝난 뒤 '수도파이프로 롤케이지 만든 놈이 있다던게 그게 도데체 누구야?' 하는 이야기를 누가 하는 것을 슬쩍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놈이 저였고 저는 제 주변사람들밖에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밖으로 다 알려진 경우였죠. 이번 일도 아마 내부제보 내지는 정황을 아는 제3자로부터 새어나가 공론화되었을겁니다.
사실 포뮬러 드리프트 출전팀들 사이에서는 RMR 젠쿱이 VQ 엔진을 올렸다는 소문과 함께 심지어는 V8엔진이 탑재되었다는 루머까지도 있었습니다.
사실 포뮬러 드리프트 출전팀들 사이에서는 RMR 젠쿱이 VQ 엔진을 올렸다는 소문과 함께 심지어는 V8엔진이 탑재되었다는 루머까지도 있었습니다.
2009.04.24 11:54:02 (*.67.101.80)

수도 파이프에서 넘어갔습니다 ^^ 하하하
항상 현장에서 소식을 전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야 500마력 키보드타고 돌아다니며 카더라 통신을 듣는 키보드 워리어라 현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규혁님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서부가면 한번 단체로 만나뵙고 이야기 나누고 싶네요^^.
그나저나 저 사진으로 엔진이 무엇이라고 유추해내긴 쉽지 않아 보이네요, 각종 개조가 들어갔으니 시그마엔진이라고 해도 믿을판입니다 ㅎㅎ. 현대에서 과연 람다 4.1터보를 어떻게 만들어 내놓을지 궁금해집니다. 요즘 한국에서도 젠쿱 람다 3.8 터보로 500hp대를 내어가더군요. 나중엔 어떨려나 ㅎㅎㅎ
항상 현장에서 소식을 전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야 500마력 키보드타고 돌아다니며 카더라 통신을 듣는 키보드 워리어라 현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규혁님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서부가면 한번 단체로 만나뵙고 이야기 나누고 싶네요^^.
그나저나 저 사진으로 엔진이 무엇이라고 유추해내긴 쉽지 않아 보이네요, 각종 개조가 들어갔으니 시그마엔진이라고 해도 믿을판입니다 ㅎㅎ. 현대에서 과연 람다 4.1터보를 어떻게 만들어 내놓을지 궁금해집니다. 요즘 한국에서도 젠쿱 람다 3.8 터보로 500hp대를 내어가더군요. 나중엔 어떨려나 ㅎㅎㅎ
결과도 좋길 바랍니다.
ps.보너스도 좀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