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S2000)를 사면서, 이번에는 출력을 올리는 파워튠은 안 하겠다고 결심했었고,
당분간 차의 현재 세팅을 유지한 채 적응하자..라고 결심 했던 것도 있어서 좀 고민했습니다만,
그나마 조금 손 봐야 겠다 느껴진 부분에 마침 신품 매물을 보니 약간의 지름신이 더해져서,
조금 S2000에다가 손을 봤습니다.
(이 정도 라이트한 세미튠은 용서할 수 있어. 라고 자기최면을 걸면서요)

Spoon 엔진토크댐퍼와 스트럿바..
솔직히 먼저 제 눈을 끌었던 건 엔진토크댐퍼였습니다.
이전 투스카니를 튠업하며 타던 시절, 엔진댐퍼를 처음 달았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450마력이 넘어서는 투스카니의 트윈터보 엔진이 파워 전개시마다 먼저 허공을 퍽퍽 치던 느낌 대신,
고스란히 그 힘까지 휠로 전달하는 듯 한 폭발적인 리스폰스의 임팩트을 처음 느꼈을 때의 감동을,
고작 휠210마력 가량, 그리 고출력 차량은 아니라도 그 느낌의 단편이라도 다시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내친 김에 같이 나온 매물인 스트럿바까지 그냥 질렀습니다)

막상 물건을 받고.. 이거.. 국산 '시스템' 엔진댐퍼와 컬러(푸른색)까지 비슷한데.. 라고 투덜투덜..
(분해해보니 역시나 우레탄 부싱이 들어있는 구조.. 스티커 안붙이면 다들 시스템 걸로 생각할 듯)
게다가 방열판을 가로지르는 위치라 구멍뚫린 전용 방열판까지.. 의외로 귀찮은 구조더군요.

암튼, 오늘(수요일), 직장 근처의 샵에서 장착하는데 의외로 장착도 생각보단 꽤 힘들더군요..
(문자 그대로 '힘'듭니다. 제가 혼자 DIY를 했다간 절대 장착 못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댐퍼나 스트럿바나, 쉽게 안 들어갑니다. 구멍 맞추기도 좀 빡빡해서 미캐닉도 땀 좀 흘렸습니다.
조였다 풀었다 하면서 계속 시도하다가 나중에 보니 나름 요령이 있긴 있는 듯 했지만 말이죠..
(어찌보면 쉽게 장착 안되던건 그 동안 차체가 약간 틀어져 있었거나 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장착하고, 엔진 아이들링시의 진동에는 큰 변화가 없는걸 확인하고,
어차피 이런 라이트한 세미튠으론 별 변화는 없을거야..라고 그간의 경험을 통한 생각을 하면서
큰 기대 없이 엔진룸 드레스 업이라고 생각하고 샵에서 다시 직장으로 향하는 길로 올라섰습니다
(솔직히 스트럿바가 효과가 있으면 얼마나 있고, 이 출력에 토크 댐퍼가 얼마나 효과가 있겠냐..싶었죠)

.................................???!!!

..그리고 한적한 시골길을 달려 직장에 도착할 때 쯤엔..
저는 감동과 흥분으로 얼굴이 벌개져서 멋지다!! 죽인다!!를 외치고 있더군요 -_-

그 동안 어딘지 손가락 사이로 출력이 새어 나가버리는 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게 줄어들고,
엔진이 내뱉는 파워가 고스란히 노면으로 전달되는 리스폰스와 트랙션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특히나 코너링 중의 악셀링에 따라 후륜을 밀어낼 수 있는 게 확실히 느껴지기 시작하더군요.
(이전에 저는 3단 코너링 중의 악셀링 전개로 후륜을 슬라이드 시키지 못했었습니다)

서이천 TG앞으로 이어지는 산업도로 진입 T자로에서 악셀링만으로 파워슬라이드를 성공하자,
입이 벌어지면서 바로 마구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며 행복한 미소가 막 퍼져 나갑니다..

아.. 이거야.. 내가 원했던 느낌은 이런 느낌이였어..

고속코너에서 180까지 계속 망설임없이 밀어 올리거나 60까지 떨구며 변속하는 기분을 즐겨보면서,
얼마 전 대현님께 주문해서 장착했던 EBC 브레이크 패드도 이제야 좀 제대로 써먹어 봤습니다.
(주차장에 세워놓고 보니, 전륜의 순정 은색 휠이 왠지 건메탈이 되어 있었습니다만..ㅎㅎㅎ)

이전에..
이 정도면 과연 명불허전, 훌륭한 차이긴 한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한편으로 느끼던 일말의 아쉬움(..)이 이제 조금은 채워진 기분입니다.
(사실.. High-Rev N/A차에 대한 어떤 환상 같은 게, 이 차를 몰면서 약간 깨져버린 느낌이었죠)

..다만 요즘 전체적인 주행이나 코너링 중의 스피드가 날마다 페이스가 점점 올라가고 있어서,
이러다가 조만간 한번 위험한 꼴 볼지 모른다..라는 불안감에 자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조심해야 한다 느끼던 시점에 이런걸 해 버려서 참.. 즐거우면서도 좀 두렵습니다.

암튼 이제 제 연습만이 남은 것 같습니다. ㅎㅎ

P.S. 사진을 같이 올리고 싶었지만, 제 폰카는 너무 조악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