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 하면 요새는 금요일 오후~ 월요일 오전에 이르는 주말 시간에는 아예 핸드폰은 사무실에 놔두고 오고, 집에서도 가능한한 Entertainment 이상의 컴퓨터 사용은 자제하는 중입니다.


한때 정신이 없을때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유럽이든 저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E-mail 에 있어서는 5분 이내 답장(?)을 자랑할 만큼 일에 몰중해서 살아 온게 사실인데 지난해 말부터 경기도 안 좋아지고, 집안에 상대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 일이 많아 지면서 정신적으로 휴식이 필요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물론 금요일이 되면, "I'm Done." 을 외치고 싶을 만큼 생활에 부딫기게 되는 일상에도 그 이유를 찾을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난 금요일(19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오늘(이곳은 일요일 오후입니다.) 오후가 되어서야 그 힘겨움(?)을 한숨 돌릴수나 있었습니다.


금요일 아침은 아이폰 3GS 가 나오는 날이었습니다. 모든 세대의 아이팟/아이폰을 나름대로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저는, 당연히 신형 32GB 를 예약해 두었는데, 원래 Apple.com 을 통해서 오더 하던 것을 이번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에서 주는 35% 캐쉬백을 통해서 한 110불 정도 세이브 해 보겠다고 한게 화근이었죠.


오전 7시부터 at&t 스토어에서 예약한 사람들은 자기의 아이폰을 찾을 수 있었는데, 당연히 저 역시 집 근처의 at&T 스토어로 제 새 아이폰을 찾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나오는 이야기가, "오더를 찾을 수 없습니다." 


분명히 First name 이 Seung Min 이고 Last name 이 Yu 라고 오더할때 사이트에 명시 했음에도, 마음대로 Seung 을 middle name 으로, Min 을 Last Name 으로, 그리고 Yu 는 어디로 날려 보내고는 이름을 찾을 수 없다고 하는 겁니다. 결국, 제 폰이 at&t 카운터 반대편에 보이는데도 픽업을 하지 못하고 at&t 의 1-800 전화 번호와 씨름 하기 시작 했습니다.


결국 약 2시간 30분 만에 연결된 상담원이 하는말.. 오더를 취소하고 다시 넣어라. 대신 이미 도착한 아이폰은 다른 사람에게 팔겠다.. 새 아이폰은 10~15일 이후에 보내 주겠다.라는 말을 듣고야 말았습니다.


아침도 못먹고, 시계를 보니 오전 11시.


한숨 돌리고 나서, 몇주전에 맞겨 놓은 엔진 교체 차량을 찾으러 갔습니다.  4기통 차량으로 블락의 한쪽에서 Rod 베어링이 튀어 나와 있었음에도 시동이 걸리고 어느정도 (몇십 미터) 주행이 가능했던 이 '일제차'는 한국 분들이 많이 찾으시는 차량인데, 그 엔진의 구조 (4기통이지만 15도 정도 엔진이 뒤로 기울여져서 장착 되어 있고, 이로 인해 벨브 커버 게스킷이나 헤드 게스킷이 나가면서 오일이 새도 대부분 뒤로 흘러서 보이지 않는데다가.. 한국 분들 대부분의 "일제차는 고장이 없어." 라는 생각 때문에 관리를 잘 안해주셔서 엔진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유난히 잘 일어나는 차량이죠..) 덕분에 이렇게 고장난 엔진들을 중고 엔진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생각보다 많이 합니다. (엔진 리빌드보다, 엔진 교체가 더 싸게 먹히거든요..)

근데, 엔진을 찾아 메케닉에게서 나오면서 부터 얼마 가지 않아 계기판이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환하게 빛나기 시작합니다. 속도계가 작동을 멈추고, 트랜스미션 인디케이터가 작동을 멈추더니, ABS, TCS, 트랜스미션, 체크엔진 라이트가 들어 오기 시작합니다. 보통 이런식의 엔진 교체 후에 약간의 문제점들은 늘 보아오던 경우라 고속도로에서 한쪽으로 차를 세우기 시작하는데, 순식간에 엔진 오일 경고등이 들어오더니 2초만에 엔진에서 큰 소음이 들려 오기 시작합니다. 역시 시동은 걸려 있지만, Rod 를 치는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중고 엔진 자체의 문제 점인지, 아니면 인스톨러의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새 엔진을 장착하고 몇마일 가지 않아 다시 엔진을 교체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거죠..

바로 AAA 를 부르기 위해 핸드폰을 들었는데..읔.. 미시간에 얼마 안되는 스프린트의 음영지역, 설상 가상으로 핸드폰의 베터리도 low battery warning 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잠시 생각을 하다가 결국 어차피 망친 엔진, XXX 를 외치며 비상등을 켜고 약 15분을 다시 주행하기 시작합니다. 이미 버린 몸이라는 생각에, 핸드폰이 돌아온 상황에서도 그냥 사무실을 향했습니다.

평소에는 픽업트럭에 트레일러를 달아서 그 뒤에 차를 싣고 다니기 때문에 AAA 를 부를 필요도 없습니다. 이번에도 만약 차량을 운전해 오지 않고 트레일러에 실어 왔다면 문제가 없지 않았을까부터 시작해서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아랫쪽 사진은 처음 제가 트레일러를 쓰기 시작하던 2002년의 셋업입니다. 윗쪽은 지난해 트레일러 셋업-배경으로 보이는 50피트 트레일러는 아닙니다... 현재는 견인하는 차량이 또 바뀌어 있습니다.)


그렇게 사무실에 도착해 E-bay 에서 구매 했던 차량이 도착할 예정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간혹 가다가 E-bay 에서 자잘한 작업을 해야하는 차량을 싸게 사서 고쳐서 파는 것으로 용돈 벌이(?)를 하는데, 이번에 구입한 차량 역시 그런 용도로 구입한 차량이었습니다.

그런데 E-bay 에서 구입할때는 아래의 사진을 올려 놓으면서 헤드 게스킷과 아마도 헤드 교체 작업을 해야 할꺼다라고 했는데...



실제 받은 차량은....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후드와 조수석쪽 휀더가 아마도 자기 집에서 락카를 뿌린것 처럼 엉뚱한 색상에.. 오버 스프레이 잔뜩 된 차였던 겁니다.

다행인것은 E-bay 로 구매 했기 때문에, 만약 판매자가 1천불 이상 어치의 Damage 를 고지 하지 않고 팔 경우 보험에서 이를 지불해주는 제도가 있다는 거죠. 물론 차량을 750불 주고 구매 했기 때문에, 차량 가격 이상은 지불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다행인건 그점입니다.

1년에 이런 식으로 E-bay 에서 40~50대 정도의 차량을 구매 합니다. 어차피 주변에 놀고 있는 메케닉(?)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그들도 돈을 벌 수 있고, 저 역시 그다지 큰 시간 소비 하지 않고 용돈을 벌 수 있죠.. 원래 학교 다니면서 같이 하던 중고차 Wholesaler 시절 부터의 버릇인데.. 이런 식으로 문제가 있는 차량을 사서 고쳐 나가는게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특정 차종에서 일어나는 엔지니어링적 문제들을 실 현장에서 파악 할 수도 있고, 이로 인한 다양한 연결된 시장들(중고 부품, 메케닉, aftermarket 부품, 그리고 실제 차량을 판매 하면서 고객들이 어떤 사람과 특성을 가지는지의 Catagorize등) 까지 볼수 있다는게 제 자동차와 관련된 시야를 넓혀주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거죠.

하다 못해 이러한 문제점(?)들을 맞닥 드리면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절차들 역시 알수 있고, 그걸 통해서 전체적인 시스템과 주변을 공부하고 이해 할수 있는 기회가 되는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까전 망가져 버린 "새 중고 엔진"도 그렇고, 이 차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이면 쉽게 쉽게 갈일이 꼭 기다리고, 절차를 꼭 몇가지 더 거쳐서 결과에 도착 해야 한다는것이 참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날이었습니다.


여튼.. 이제는 이정도(?)일은 그저 그런가부다 하며 살고 있습니다.  워낙 이런 고초(?)를 하도 겪다 보니 이제는 어지간한 일에는 정신적으로는 스트레스를 덜 받고 넘어 갈 수 있는데.. 그만큼 육체적인 피로는 쉽게 넘기기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