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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엔지니어링에 해당하는 전문적인 이야기들 너무 도움이 되었습니다.
리플에 달려고 한 글이었는데요. 리플에는 사진이 첨부안되는 듯해서 따로 글을 적습니다.
레코드 로얄의 하부 새시에 대해서 쓰려고 합니다.
아래에 나열한 자동차 3가지에 대해 그림을 참조하십시요.

레코드 로얄의 하부 철판은 요즘의 승용이나 SUV와는 달리 시트하부의 형상대로 울퉁불퉁한 모양으로 되어있습니다.
1번 그림의 하부를 보면 하부 철판이 운전석 시트의 형상을 따라서 아래로 쳐져있습니다.
아래로 쳐져있기 때문에 시트에 앉아보변 F1차량의 시트처럼 허리를 굽히고 드러눕는 형상이 나옵니다.
빨간 선상에 브레이크나 엑셀의 높이와 엉덩이의 높이는 비슷한 선상에 위치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엉덩이 위치와 지면의 거리가 상당히 가깝게 됩니다.
실제로 운전석에서 팔을 뻣어 지면을 만지면 거의 닿을 정도로 가깝기도 했죠.
운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운전자의 위치는 타이어와 패달류, 지면과 거의 같은 높이에 위치합니다.
운전을 해보면 운전자의 시점은 고카트를 탄 것처럼 아주 낮게 위치하고, 직진이든, 코너링이든 안정감이 대단해서 달리는 맛이 납니다.
그러나 운전석의 경우 시트 아래 철판의 형상이 패여있고, 그 위에 시트가 있기 때문에 운전자의 다리 길이대로 앞뒤로 이동시 이동가능 폭이 약 5센티 정도 밖에는 안되었습니다. 독일차였으니 독일인들의 신장에 맞췄을 것이고요, 쉽게 말해 숏다리들은 운전이 어려웠죠. 다리가 패달이 안닿아요.
어떤 속도에서도 전복할 것이라는 걱정이 안들기에 과감한 운전이 가능합니다.
주행시 차는 땅을 움켜쥐듯이 찰싹 지면에 달라붙는 느낌이었는데요.
권 마스터님께서 전륜이 모두 더블위시본이라고 설명해주시길래 이제서야 이유를 알겠네요.
이차의 서스팬션은 엄청나게 부드러우며, 상하진폭이 엄청나게 깁니다. 운전중에 보도블럭으로 올라가도 올라갔는지 모를만큼 아주 부드러웠죠.
차체 철판은 두꺼웠고, 철판은 빠데 대신에 납과 같은 물질로 코팅이 되어있어서 아주 강도가 좋았으며, 녹도 슬지 않았습니다. 철판이 찌그러지면 교체해야겠지만 당시는 무조건 펴서 썼던 시절입니다. 그래서 고치다가 토치를 들이대면 뭔가 액체가 녹아서 줄줄 흘러나왔습니다.
철판이 충격에는 강했고, 드릴처럼 뚫는 것에는 약했습니다. 일단 찌그러지면 펴지지 않았습니다.
고쳐도 제대로 고쳐지지 않았고, 빠데와 페인트를 칠해봤자 쫙 쫙 갈라졌습니다.

예전의 새한 및 대우는 부품공급이 아주 극악하게 나빴습니다.
레코드 로얄은 당췌 부품을 구할 수 없어서 폐차하기에 이르렀습다.
이후 다른 승용차를 지속적으로 구입해봤지만 레코드 로얄처럼 승차감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로얄에 비하면 타 승용차는 찦차를 타는 느낌이랄까요?
왜 그런가 생각을 해보고, 관찰해보니
로얄 이후의 승용차 하부 새시는 대부분 2번 그림처럼 평평한 모습이었고, 시트는 SUV보다는 낮아도 형상이 보통 의자처럼 만든 그런 일반적인 시트였습니다.
로얄처럼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고 누워 승차하는 형상이 아니니 장거리 승차시 허리가 아픕니다.
이후 승용은 기본적으로 시트고가 높고, 무게중심도 높은 곳에 위치하다 보니 승차감은 승용차다운 스포츠성이 희생된 듯합니다.

위에 기술한 것처럼 후대 승용차와 SUV가 시트의 위치와 무게중심이 비슷하다 보니 승차감에서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림 2와 3의 차량이 모습이 비슷해진 것은 모듈화 제작방식으로 원가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어쩔 수 없는 회사 운영방침일 것으로 이해합니다.
모듈화 방식으로 차량을 만드니 전통적으로 승용차의 장점인 주행강점이 없어질 것이고, SUV와 승차감에서 차이가 없어진다면 차라리 실내공간이 넓은 SUV를 택하게 되기 때문에 요즘에 SUV가 대세가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근래 승용차가 주행성을 보강하고자 무게중심을 낮추려니 차폭과 길이가 늘어날 수 밖에 없을것이고, 그러면 무게 늘어나니 코너링과 민첩성이 덩달아 떨어질 것입니다.
레코드 로얄이 당시에는 거대한 승용차였지만 지금 기준으로는 아반테 정도의 사이즈였습니다.
자동차라는 것이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꼭 진보하는 물건은 아니며, 때로는 퇴보도 한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마음에 드는 차를 발견했다먼 계속 쓰십시요.
이토록 작은 자동차에 1.9리터 엔진과 더블위시본을 넣어준 오펠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80년대 레코드를 탔을 때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긴 스트록으로 정말 놀랄 정도로 충격이 전달되지 않는 느낌은 저도 기억합니다.
13인치 휠 타이어를 사용하다가 로얄 프린스 때 14인치가 된 것을 요즘 기본 18인치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타이어가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에서 유리한 점이 있었지요.
물론 이런 Low speed damping조건에서의 승차감이 High speed damping조건인 고속주행 안정성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가 좀 난해한 부분은 있지만 시가지 승차감은 스텔라 레벨과 비교하면 레코드 쪽이 월등히 좋았던 기억입니다.
제 친구 아버님의 85년식 프린스 1.9에 국산 타이어 대신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하고 며칠 후 비교해서 타보고 미쉐린 타이어에 대한 각인이 생겼을 정도로 부드럽기가 달랐고, 친구 아버지께서 프린스 이전에 타시던 마크4에도 미쉐린을 장착하셨던 것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하 하이엔드 자동차 용품에 관심이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과거의 추억일 수 있지만 되새겨보면 구형 차들의 만듬새에서 당대에는 정말 최고의 기술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때 대단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고속주행도 상당히 편했는데 아마도 무게중심 자체가 운전자를 중심으로 형성되니 차가 어떤 거동을 보이더라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럴꺼 같습니다.
170키로가 넘으면 저속에서는 시끄럽던 차가 소리가 하나도 안났습니다. 그냥 쌩하는 소리 뿐이었죠.
제가 아는 분 중 M3 에보 타시는 분이 계신데 그차도 평소에는 심각히 시끄럽지만 고속영역에서는 아주 조용했다고 하시더군요.
옛날 차만들기는 지금과는 달랐나봅니다.

르망도 그랬고 GM/오펠차종을 근간으로 차량개발을 해 온 지금의 쉐보레도 비슷하죠...
전반적으로 GM차들이 승차감이 묵직하고 고속안정감이 좋습니다.
전륜에 더블위시본을 써서 좋았다면 예전의 소나타도 좋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지요..
BMW도 전륜에 저렴한 맥퍼슨을 쓰고도 훌륭한 드라이브 능력을 만들어 냅니다.
현기차는 전반적으로가벼운 느낌의 차량세팅이지요....개인적으로 정말 싫습니다.
저는 GM 쉐보레의 묵직하고 고속안정감이 좋은 세팅을 좋아합니다.
현기차가 이 세팅노하우를 만들어주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