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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2일 있었던 2024년 레이싱 카트 챔피언십 2전에 참가를 위해 이번에도 금요일 일과를 마치고 늦은 오후에 영암으로 출발했습니다.

4월 경기때와 마찬가지로 세종에 있는 바베큐장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서울에서 적당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들러서 저녁 먹기 좋은 장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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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가 있는 주는 보통 금, 토 연습을 하고 일요일 시합을 하지만 아이들 일정과 제 일정상 금요일 연습을 할 수 없어서 금요일 오후 출발 저녁 도착, 그리고 토요일 하루를 연습하고 일요일 시합을 하는 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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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에 바쁘기 때문에 레이싱을 하는 것이 사실 틈새 사이사이 연습해야하고 중간에 체력 훈련까지 해야하니 한해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작년에도 그러했지만 올해도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갑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레이스를 위해 아빠와 함께 떠나는 순간은 시합이라는 중압감이나 긴장감보다는 그저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가서 신나게 카트를 탄다는 기대감을 더 가지는 것 같아 저도 편한 맘으로 아들들과 여행가는 기분으로 마음을 차분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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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인 토요일 오전 한달만에 트랙에 와서 트랙 워크를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동일한 트랙 컨디션이란 없다는 것입니다.
온도와 습도는 물론 구름의 양으로 인해 트랙이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나 달궈지는지에 따라 매번 느낌이 다르고 기록도 달라집니다.

더불어 전날 연습이 많았던 경우 트랙에 타이어가 잘 코팅되어 그립이 더 나오기 때문에 매번 동일한 상황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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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구름이 많이 끼어 연습을 하기에는 아주 좋은 조건이었지만 오후에 비예보가 있어서 안그래도 5번 밖에 연습을 못하는데 비가 오기전에 시합준비를 위한 준비와 감을 찾아야해서 마음이 좀 급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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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에서 가장 큰 변수는 타이어가 독일제 Mojo 미디움에서 국산 Shinko 소프트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급작스럽게 변경되어 이날 처음으로 경험하는 타이어로 연습과 다음날 경기를 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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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대로 4세션을 마치고 비가 내려 5세션은 연습을 하지 못하고 연습 일정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새로 바뀐 타이어의 수명이 짧아 완전히 마르고 햇볕이 좋은 날 기준이라면 타이어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 등 
기존에 사용하던 타이어와는 특성이 완전히 달라 1,2세션 때는 약간 적응에 문제가 있었지만 3,4세션 연습 기록을 보면 오준 오탁 모두 최상위권 랩타입을 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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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날은 맑은 날씨속에서 경기 당일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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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지급된 폰더인데 F1과 마찬가지로 카트 레이싱도 1/1000초까지 측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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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는 아이들이 출전하는 23마력 쥬니어 클래스와 30마력 성인들이 달리는 마스터 클래스가 혼주를 하는데, 기존에는 클래스별로 따라 구분지어 달렸지만 이번 경기때는 랩타임순으로 혼주하기 때문에 쥬니어 클래스와 마스터 클래스가 섞어서 달렸습니다.

예선에서
오준이는 쥬니어 클래스 4위, 혼합 6위
오탁이는 쥬니어 클래스 2위, 혼합 2위

로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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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니어 클래스의 규정 무게는 145kg인데 이번 경기에도 오준이는 12kg을 오버해서 불리한 조건에서 시합을 했습니다.
보통 1km 트랙 기준 무게 5kg이 늘어나면 랩타임에서 0.4초 정도 손해를 봅니다. 때문에 오탁이와 10kg의 차이라면
0.7~0.8초 정도의 랩타임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영암 트랙은 1.2km이니 대략 0.9~1초 정도의 핸디캡이 있습니다.

쥬니어 클래스에 올라온 친구들이 모두 경력 4년 이상의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이런 무게차이를 가지고 달리는 것은 챔피언십 경쟁에서는 매우 어렵지만 나름 불리한 조건에서 얼마나 유의미한 주행능력의 향상을 이루는지 그것이 오준이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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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도 몸무게가 늘어 그동안 달고 있던 3kg 웨이트를 제고해서 드라이버와 머신 무게 합산 146kg정도로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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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전과 마찬가지로 예선 후 레이스 1 그리고 파이널 레이스로 3번의 레이스가 아닌 2번의 레이스로 변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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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1은 피트 출발 한 후 포메이션랩을 돌고 나서 롤링 스타트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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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서 연습할 때는 피니언 기어 13T로 연습을 하고 영암에서 시합은 12T로 기어비를 높여서 하는데, 이빨 한개의 차이가 굉장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시합 환경에서 연습을 하루를 더하고 덜하고는 달라진 머신 적응에 있어서 차이가 있고, 날씨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어서 데이터의 빠른 분석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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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1이 시작되고 오탁이는 P2로 안정적으로 1,2번 코너를 잘 돌았습니다.
보통 롤링스타트하면 1번 코너가 좌측으로 돌아나가는데 경합이 있어 1,2번 코너에서 순위가 바뀌거나 추돌이 가장 많습니다.

오준이는 P6로 출발해 1번 코너에서 P7로 떨어졌지만 다음랩에 다시 추월해서 P6로 올라왔고 2랩 후 앞서가던 마스터 클래스 한명을 더 추월해 P5로 올라왔습니다. 그렇게 서로 치열하게 달리던 중 
오탁이가 좌우 연속 코너가 있는 7번~10번 코너 중간에 체인이 빠져버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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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 오탁이는 2위로 달리던 레이스에서 리타이어 하고 말았습니다.
체인이 빠지는 원인은 좌우 연속 코너의 연석을 얼마나 깊게 타느냐의 문제에서 한 코너의 연석을 너무 깊게 파면서 그 충격에 체인이 빠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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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전 레이싱 카트 선수 생활을 했던 김성범 선배가 아이들 응원을 위해 트랙에 방문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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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공식 스폰서 팀 테스트드라이브 모자를 쓰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오준이
무게에 대한 핸디캡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할 수도 있는데 덤덤히 자신과의 싸움에 집중력을 잃지 않고 달려주어 너무나 기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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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선수도 함께 하는 중2 계원이는 아이들과 단짝인데 작년에 아이들이 참가했던 노비스 클래스에서 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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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 카트의 빠진 체인을 끼우고 파이널 레이스 준비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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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오준 오탁이와 경쟁했던 노비스 클래스 종인이가 오준이를 격려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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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이어로 인해 P7으로 출발하는 오탁이 역시 종인이의 격려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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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 P4로 출발 우측 라인 두번째 라인
오탁 P7으로 출발 좌측라인 4번째라인

역시 변수는 중간에 섞여 있는 마스터 클래스 선수들과의 경합입니다.
30마력 마스터 클래스 머신은 가변 배기가 장착되어 있어 중반 가속에서 쥬니어 클래스보다 가속력이 월등합니다.
그래서 뒤에서 쫒아가는 상황에서 페이스가 높다해도 실질적으로 탈출 가속에서 쥬니어가 불리하기 때문에 추월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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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에게는 1번 코너 진입할 때 경합하던 차들이 엉키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으니 뒤에서 앞의 상황을 보면서 1번 코너 진입라인을 설정하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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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파이널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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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시작하자마자 7위로 출발했던 오탁이가 2,4,6번 라인의 2 그리드 선수의 출발 미스의 틈을 타 페이스가 떨어졌고, 3,5위로 출발했던 마스터 클래스와 쥬니어 클래스 선수간 접촉이 있었던 틈에 오탁이는 무려 5대를 한꺼번에 추월해서 P7에서 단숨에 P2로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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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도 쥬니어 클래스 선수 한명을 추월해서 쥬니어 클래스 P3 종합 P4로 마무리하는 안정된 주행을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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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끝에서 출발해서 5대를 추월한 후 워낙 1위 와의 시작부터 벌어진 거리 때문에 1위 탈환은 아쉽게도 못했지만 시종일관 안정감있게 2위를 지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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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에 이어 2전에서도 P2로 경기를 마감한 오탁
작년에도 예선에서 리타이어 이후 1등으로 마무리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오탁이는 리타이어 한 후에도 화를 내거나 전혀 실망하지 않고 덤덤하게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아이들중에서는 경기가 맘같이 풀리지 않으면 헬멧을 집어던지는 등 화를 못이기는 경우가 많은데 전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이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절대 용납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경기를 하다보면, 더 나아가 살다보면 잘 안풀리는 경우도 많고 화가 날 때도 많지만 그럴때는 멘탈을 잡고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차분히 생각해야하는데, 화를 참지 못하고 과격하게 행동하는 것은 어릴 때 부모가 반드시 잡아주고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오준이 오탁이는 연습때나 경주 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사람들 앞에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낸적이 한번도 없어 사춘기 아이들이지만 감정을 잘 추스를줄 아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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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펼친 오준이는 18랩 레이스에서 6~16랩을 일정하게 자신의 베랩으로 달렸습니다.
오랜만에 포디움에 설 수 있다는 만족감에 만세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아빠로서 정말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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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노비스 클래스에서 뛰는 종인이를 응원하는 오준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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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치고 자신의 카트를 닦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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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디움 근처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기를 기다리는 이순간은 참으로 여유있고 기분 좋은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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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니어 클래스 3위의 오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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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니어 클래스 2위 오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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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전 이후 거의 1년만에 오준 오탁이가 포디움에 서는 기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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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디움 세레모니에는 항상 생수통을 들고 달려드는 초등학생 선수들에게 너무나 신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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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 때 아이들에게 생일 선물로 사진 스파르코 여행 가방인데, 헬멧은 물론 레이싱 장구들을 편하게 넣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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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영암까지 든든한 발이 되어준 D4 S8은 환상적인 주행능력을 발휘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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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치고 단짝인 계원이와 무한 리필 고기집에서 정말 마음 편하게 맛있는 저녁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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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이네와 공주 알밤 휴게소에서 만나기로 하고 우리는 먼저 도착해서 막간에 아이들은 레이스 일기를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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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박 3일의 레이스 일정을 마무리하고 무사히 집에 도착했습니다.

레이싱 카트에 사용하는 로탁스 엔진의 오버홀 주기는 52시간 정도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엔진은 시간으로 따졌을 때 80시간 이상을 탔으니 엔진의 마모가 제법 많이 진행되었고, 직선 속도에서 불리하다는 부분을 1전때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엔진은 오버홀했고, 레이스를 위해 신품 엔진을 구비해서 이번에 신품 엔진으로 경주를 했습니다.
문제는 신품 엔진을 충분히 길들이기 할 시간이 부족해서 좀 아쉬웠지만 앞으로 올해만 5번의 경기를 더 해야하는 상황이라 경주를 위한 전용 엔진은 충분히 의미가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준이는 오탁이와 일정한 랩타임을 유지하고 13개의 코너로 이루어진 영암에서 재가속이 불리하지만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주행해서 타이어의 마모속도나 브레이크 패드의 사용량을 고려하면 아주 부드러운 주행을 구사합니다.

오탁이는 늘어난 근력으로 고속코너에서 컨트롤이 더 좋아졌고, 코너에서 목의 움직임을 이용해서 무게중심 이동하는 주법을 완성해서 후륜중 한쪽을 리프팅시켜야하는 코너에서 더 효과적으로 턴을 하는 기술을 높였습니다.

빨라진 카트에 마스터 클래스와의 혼주 등으로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레이스를 잘 해낸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매 경기를 치를 때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서 아빠로서 무척 기뻤습니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