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열심히 개러지에 글을 쓰다가, 간만에 일반 게시판으로 뵙게 되었습니다.

다름이 아닌, 저희 아버지 기추 스토리입니다.

아버지께서는 렉스턴 Y289 (유로5) 운용을 12년째 약 40만키로를 하셨습니다.
이전에는 무쏘 가솔린을 55만키로정도 타셨고..
장거리+장기관리 하시던 분인데,

아무래도 요즘 세상이, 재밌는 차, 관리하기 편한 자동차는 슬슬 줄어들고
나이들면 법때문에 울면서 전기차를 타야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기추를 조심히 얘기하셨습니다.

운전을 도로위의 안전상의 이유로 (반사신경이 떨어져 도로위의 민폐가 가지 않도록) 본인이 면허를 내려놓기 전에

"나도 재밌고 예쁜 차 탈래" 가 시작이었던 듯 하네요.

갑자기 F54를 알아봐달라 하셨습니다.

놀랐습니다. 97년 이후 거의 한 평생 스포츠 유틸리티만 타셨다보니..
이정도로 다운사이징을 하시는것이, 그 괴리감을 이겨내실 수 있을까가 첫 번 째 걱정거리.

그리고 두 번째는 관리...

세 번째는 본인은 뭐 신경 안 쓴다고 하시지만
머리 하얀 아재가 타는 미니라는게 한국 사회에서는 씹고 뜯을거리가 되는 문제..

미니 타는것에는 반대가 심했습니다. (어머니보다도 제가)

R바디를 타다보니 자연스럽게 미니 탄다하면 한번은 꼭 말리게 되더라구요. (껄껄)
그래도 F바디 끝물은 큰 문제 있는 차도 없고.. 그래도 아버지께서 엔진오일이나 그런 국물류들은 칼같이 관리 하시니
그냥 아버지를 믿고 F54 수배를 진행합니다.

1. 22-23년식.
2. 주행거리 1.5만 미만의 준 신차급
3. 3기통 제외, B46으로 확정
4. 무채색 절대불가 (빨강 > (그 어딘가의 난색계 차량) > 레이싱그린 - 파랑)

위 항목이.. 인증중고차 외에는 선택지가 없더군요.
그래도 신차만 타신 분이라, "새 것 같은 중고" 를 수배해야 했습니다.

이것저것 찾다가, 부산까지 가서 고른 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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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빨간색같습니다만, 실제로는 오렌지색에 가까운 인디안 섬머 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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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 4436!
B46의 S 사양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것저것 위임받아 아들 원격 서비스(?) 로 절차 다 진행하고,
그렇게 해 보고싶으시다던 반사썬팅까지 해 드리고,
부산에서 차량을 인도받았습니다.

R56만 타다가,
미니계의 7시리즈라는 F바디 클럽맨을 타 보니
진짜로 7시리즈 타는 편안함이 있네요. (달구지만 타던 사람의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입니다)
조금은 걱정을 하였던 단단함이었지만, 걱정은 빨리 사라졌습니다.

딱히 이상할 부분이 있는 주행거리도 아니고,
딱히 하자 있을만한 연식도 상태도 아니어서
(저 주행거리에 하자 있음 문제죠)
그냥 주행을 조금 한 신차정도 생각하며 추가 작업을 이어가러 경주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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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10개월동안 초도유는 교환하지 않은걸로 이력을 확인해서,
(친구가 센터에 있어서, 이력 확인이 수월했습니다.)
MSI가 남아있지만 맘 편히 엔진오일부터 교환 해 줍니다.

아무래도 제가 사는 천안이 아니다보니, 타지의 단순 오일 교환만 하는 샵 찾기에도 조금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래도 조금이나마 BMW들이 자주 들락거리는 샵을 선택한것이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향후 사용할 2만키로어치의 오일 및 필터또한 출고 선물에 포함시켜 드렸습니다.

당분간은 공임만 본인이 부담 하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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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급유 주유,
실내에 있는 이것저것 사다보면 꽤 큰 돈이 되는 악세사리류들
(매트 이런거 사다보니 돈 백은 우습게 나가네요...)
다 해 드리고 출고일 하루 일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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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신기합니다.

아들이 먼저 미니에 발을 들이고 아버지가 따라서 미니를 사게 될 확률이 얼마나 있을까요.

여담이지만 조금은 복잡했던 가정사가 있어서,
R55 클럽맨을 렉스턴 살 당시에 못 사셨던것이 마음에 좀 남아있었다 하십니다.
(R55 안 사신게 천만 다행이라는 아들)

그래도 지금은 아들자식이 삼십이나 되어서 차는 본인과 배우자인 저희 어머니만 타면 되는것이고,
본인이 출퇴근 할 때 기분좋게 튀어나가며 기분좋게 핸들을 감을 수 있는 차,
그리고 본인이 큰 차만을 선택하는것이 능사라는 것이 아니라는것을 아셨기에 이 차를 고를 수 있으셨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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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은 아버지께서 오른다리가 좀 불편하시다보니 좌측 보조페달 업체를 수배하다가
경북권 업체는 수입차라고 전부 거절을 해서 서울권 수배했는데, 서울 업체는 또 휴가랍니다..;
그래서 광주까지 (경기광주가 아니고 광주광역시..) 꼭두새벽부터 찾아가서 보조페달을 장착합니다.

한참의 작업 끝에, 여태 작업한 보조페달 중 가장 좋은 퀄리티를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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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은 진짜 아버지 차가 된 차를 운전하시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평

1. 니차보다(제 R56) 빠따는 적지만 터보랙이 적어서 니랑 다이다이 깨도 문제없을 듯. 차대라
2. 엄청 편해. 유튜브에 악평 엄청 많은데 그냥 그건 요즘 차들이 다 심하게 편해서 그런 듯.
3. 이뻐서 자주 퍼져도 용서 될 듯
4. 이제 내 몸에 맞는 사이즈의 차를 찾은 것 같아
5. 니네 엄마한테 핸들 안 줘야지
6. 니가 미니 타면서 정비지옥에 가도 여태 붙들고 있는 이유가 있었구나
7. 렉스턴은 가끔 스트레스 풀러 오프로드 가야지 했는데 렉스턴은 없어도 되겠다
8. 지상고가 꽤 높아서 조금은 다행이다
9. 컨트리맨보다 이게 짜세야
10. 환갑전에 한풀이 했다

두서가 없는 회사에서 시간 죽이기용 글을 썼는데, 여기까지 읽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개러지 글 쓰러 가끔 오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