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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브랜드는 항상 미래시대를 대비한 선행차량 개발에 상당한 에너지와 공을 들인다. 짧게는 현행 모델들의 다음 세대를 구체적으로 기획하지만 기본적으로 10년후에 출시될 모델들까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기획하는 것이 보통이다.

 

자동차 브랜드가 움직이는 원리는 시장이 있느냐? 에서 출발하며, 없는 시장을 개척하는 일에는 상당한 모험요소가 동반되기 때문에 경영진의 과감한 결단이나 선견지명이 필요한 순간이 의뢰로 많다.

 

힘을 가진 권력자와 힘이 있는 자동차 브랜드의 공통점은 이러한 논리적 결정단계를 때론 무시하고 소위 뚜껑 열리면 비이성적 판단으로 견고해야 할 합리적 논리들을 무시할 때가 있는데, 예를 들어 폭스바겐의 전 그룹 회장이었던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부가티 베이롱에 1000마력 400km/h라는 숫자를 제시하고 무조건 맞추라고 했던 사례나 대중차 브랜드임에도 기함급 차량인 페이톤을 개발했던 사례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결정의 뒷면에는 뭔가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이다.

 

벤츠는 최고급차 브랜드로서 기함인 S클래스를 중심으로 혁신을 바탕으로 한 고급성을 어필하려고 하지만 벤츠 역시 사람에 의해 움직이는 기업이니 실수라 평가되는 기획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기획에 있어서 배기가스 규제를 포함한 각종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때론 만들고 싶은 차와 거리가 먼 차들을 만들어야 할 때가 있는데, W206 C63 AMG 8기통 4.0리터 트윈터보를 버리고 4기통 엔진에 거지 같은 모터를 조합한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AMG가 선택적으로 고성능 4기통 엔진을 활용하는 것은 전륜구동을 베이스로 한 모델들에 국한시켜왔는데, 세로배치 엔진을 가지는 AMG모델에 4기통을 사용한 악수를 둔 바람에 매니어는 물론 미디에의 비난이 엄청났고, 나 개인적으로는 벤츠가 어차피 차만 빠르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안일한 의사결정의 큰 실수로 판단한다.

 

AMG GT는 맥라렌과 콜라보로 개발된 SLR, 알루미늄 바디에 걸윙도어를 가졌던 전설의 300SL을 재해석해서 탄생한 SLS에 비해서 뭔가 스토리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엄청나게 긴 노즈부분과 운전석과 뒷차축과의 붙어있는 것처럼 가까운 거리를 감안한다면 트랜스액슬(변속기가 뒷 구동차축과 일체형) 구조를 사용했을 것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전후 무게 배분이 47:53이라는 이상적인 수치도 완성시켰다.

 

8기통 트윈터보 4.0리터 엔진은 AMG가 이미 다양한 모델들에 적용시켜 검증된 엔진이지만 드라이섬프 방식으로 엔진의 높이를 낮추는 추가적인 노력을 가했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GT-R2017년부터 고객인도를 시작했는데, 2018년도 F1의 세이프티카로 선정되어 활약했었다.

디자인이나 세팅이 AMG GT3 클래스 경주용차와 아주 흡사한 구조로 공도를 달릴 수 있는 레이싱 머신으로 봐도 무방하다.

 

AMG GT-S을 용인 트랙에서 타봤고, AMG GT의 기본형 모델부터 이번에 GT-R까지 여러 차례 시승했는데, 이번에 GT-R의 시승은 테드 회원이신 오너분의 배려로 고속주행과 와인딩로드를 골고로 충분히 타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GT-R이 가진 차별성은 의외로 광범위하게 적용되어 있는데, 일단 와이드 바디로 일반 모델에 비해 70mm더 넓은 전폭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카본 파이버 프로펠러 샤프트 터널, 9단 조절이 가능한 트랙션 컨트롤, 티탄 배기 시스템, e LSD등등이며, 엔진은 AMG GT의 전용 M178드라이 섬프 엔진의 부스트 압을 1.35바까지 끌어올려 585마력, 71,4kg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GT R에 적용된 카본의 양을 보다보면 한국 기준 GT S대비 근 1억이 가깝게 비싼 GT R의 가격 자체가 바겐 세일로 느껴질 정도다

 

AMG GT 전 모델에서 경량의 카본 샤프트로 엔진과 뒤쪽에 위치한 변속기를 연결하고 있지만, AMG GT R에서는 그 카본 샤프트를 감싸고있는 거대한 케이싱(토크 튜브)가 카본으로 만들어져 있어 하위 트림의 알루미늄 합급 토크 튜브보다 약 40% 가벼운 13.9kg에 불과하다. 또한 프론트립, 펜더 벤트, 사이드 스커트, 하부 차대 브레이싱, 리어 스포일러, 더블 덱 카본 디퓨저까지 광범위하게 카본이 적용되어 있어 벤츠에서 얼마나 이 차를 특별하게 신경써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액티브 후륜 조향도 AMG 모델에선 처음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기계식 연결이 아닌 전자식 모터를 사용해 뒷바퀴를 시속 100km 이하에서는 최대 1.5도까지 전륜의 역상으로 조향하며, 그 이상의 속력에서는 전륜과 동일한 방향으로 최대 0.5도까지 조향한다.

 

액티브 에어로 다이나믹 또한 AMG에서는 처음으로 적용된 것으로 프론트 범퍼 하단의 카본 구조물이 시속 80km 이상의 속도에서 아래로 4cm 정도 내려와 벤튜리 효과를 만들어내 시속 250km에서 약 150kg의 다운포스를 생성한다고 한다.

 

게다가 액티브 에어로 다이나믹이 활성화 되었을 때, 라디에이터 뒤의 공기통로가 열려 뒤쪽의 더블덱 디퓨저로 보내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반면 후면에 생성되는 와류를 최소화한다고 한다.

 

또한 프론트 범퍼 하단부에는 전자식 모터로 작동되는 핀들이 있어 일반적인 경우에는 닫혀있어 GT R의 공기역학을 개선하지만(이와 같은 장치로 GT R은 다른 AMG GT모델보다 낮은 cd값을 가진다), 엔진룸 내 온도가 일정 이상 상승하거나 쿨링 성능 강화가 필요한 특정 상황에는 열려 엔진을 효율적으로 식히도록 도와준다.

 

AMG GT에 대해 디테일한 경험을 하기 전부터 후한 점수를 주게 된 이유는 스포츠카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바로 뭔가 화끈할 것 같은 엔진 사운드이다.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AMG 모델들과 차별되는 뜨거운 사운드는 기본모델부터 GT-R까지 모두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현행 911(992)의 사운드와 비교하면 시작하기도 전에 처참히 짓밟아 버리는 느낌을 AMG GT에서는 확실히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 스포츠카는 사운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운드 때문이라도 차를 타고 싶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핑계와 사연이 많은 절충형 사운드는 스포츠카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GT-R은 본격적으로 스포츠 주행을 하면서 120km/h이상의 속도를 달리면 옆사람과 제법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어야 할 정도이다.

8기통이기 때문에 이런 엄청난 볼륨의 사운드가 좁은 실내공간에서 이리저리 튕겨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는 점도 대단한 어코스틱 기술이면서 조율이라고 볼 수 있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벤츠가 정말 제한적으로 일부 모델들에만 적용시켜 쉽게 접할 수 있는 변속기가 아니다.

 

GT-R은 시가지를 빠져나가면서 앞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운전석과 전륜 스티어링 기어박스까지의 거리는 너무 길고 상대적으로 뒤차축과는 너무 가깝고, 아주 특이한 주행 포지션에서 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거리감각을 빨리 익혀야 한다.

 

빠르고 정확한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미러를 보지 않아도 바퀴가 정확히 사이드의 어느 지점을 스치는지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영점 조정을 마치고 고속주행을 하는데, 585마력의 파워는 그 크기가 이슈가 아니라 이런 파워가 어떻게 노면에 전달되어 차가 튕겨 나가는지? 접지력이 확보되는지?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하다.

 

회전수를 올리면 점점 꺼져버리는 일반적인 터보엔진의 배기음과 달리 티탄 배기통을 관통해서 밖으로 뿜어져 나가는 배기음은 회전수가 올라가고 끝없이 음량도 점점 커진다.

 

이차가 제작되었던 2017년도의 환경규제와 소음규정을 고려하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차를 설계할 생각을 했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로 모든 것이 강렬하다.

전달되는 감촉이 너무도 생생하기 때문에 노면정보와 파워트레인이 전달해주는 실시간 정보를 온몸이 쉴 세 없이 받아내야 한다.

 

정신없이 고속도로를 내달리면서 속도를 내면서 드는 느낌은 대단한 자신감 그 자체였다. 앞이 비정상적으로 길쭉한 차체와 극단적인 후륜구동 세팅 그리고 폭력적인 8기통 터보 엔진에 F1 세이프티 카 출신의 깡패가 나긋나긋하고 여유있는 주행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 할리는 없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 차는 정말 다루기가 너무 좋고, 상당히 잘 조율된 컨트롤능력을 태생부터 부여받았다.

 

와인딩에 들어가서 공략을 해보면, 머리의 움직임이 정말 기민하고 좌우 연속으로 꺽어도 꺽는 의도대로 팍팍 꽂히는 느낌이다.

 

후륜의 하중을 너무 앞으로 이동시키지 않은 상태라는 조건이 뒤따라야 하기는 하지만 머리를 집어 넣고 연이어서 가속패달을 살며시 밟으면 변속기의 무게가 더해진 후륜 액슬에 좌우 편차가 거의 없이 골고루 무게가 실려 엄청난 접지력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운전의 과정이 대단히 아날로그 적이고, 날것의 느낌을 주기 때문에 엔진의 파워를 얼마나 꺼내 사용할지는 가속패달을 전개할 때 후륜 타이어가 접지를 버티는 그 지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인데, 그만큼 가속패달의 전개에 대해 아주 정밀하고 리니어한 느낌, 즉 매우 점진적인 액셀링으로 그 포인트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후륜이 절대 쉽게 밖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유일하게 GT-R 차체가 대부분의 드라이버가 생각하는 그 여유 마진을 제공하는 것이고, 그 다음 과정은 드라이버가 차에 대한 신뢰를 어느정도 바탕에 깔고 좀 더 과감하게 공략을 하면서 코너를 탈출할 때 가속패달의 전개량을 정하고 후륜이 코너 탈출가속 중 LSD 효과로 감기는 정도와 사이드 그립의 한계를 느끼는 그 조율로 차를 안전하고 빠르게 돌게 만든다.

 

아이러니한 점은 실제로는 차가 해주는 영역과 드라이버가 해결해야 할 주행기술적 영역의 중간에서 철저하게 아나로그적인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GT-R에도 적용된 전자 디퍼런셜의 과도한 개입으로 차를 억지로 코너 안쪽으로 끌어 당기는 듯한 인위적인 느낌이 없이 기계식 LSD의 감각으로 코너링하는 느낌이 첨단 기술의 의존도를 줄이고 샤시 자체의 단단함과 적당히 유지되어야 할 샤시 탄성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은 정말 대단했다.

 

거칠고 다루기 힘든 차들에 대한 예찬은 때론 조심해야 할 때가 있다.

이유는 보통 잘 만들어진 차들은 드라이빙의 기초에 충실한 드라이버가 운전할 때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렵다는 것은 설계에서 샤시의 강성과 탄성의 조화가 부족하거나 세팅의 완성도가 자체가 떨어져서 인 경우가 많다.

 

GT-R과 상당히 사투를 벌리면서 고갯길을 달릴 것이라는 예상이 어긋나버린 그 지점도 바로 이렇게 차가 가진 기초적인 실력이 출중하고, 차를 다루는 드라이버와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

 

폭발적인 파워도 전개될 때 액셀링에 예리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코너에서 엔진의 파워를 절대 활용할 수 없다. 터보 엔진에 정밀한 제어가 적용되면서 이런 부분에서 NA만이 가진 정교한 액셀링의 장점이 터보에도 연출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0마력에 가까운 후륜구동 차량에 요구되는 그 정밀도는 만만한 출력대 엔진에 요구되는 정밀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현존하는 그 어떤 타이어도 600마력 후륜구동 스포츠카로 와인딩에서 출력을 모두 꺼내 쓸 수 없을 만큼 500마력 오버의 출력과 70kg 이상의 토크는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샤시가 엔진을 받아낼 수 있다는 점의 큰 의미는 드라이버가 그 경계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능력, 다시 말해 드라이버도 그 경계를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있어야 하겠지만 차가 그 경계와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시대 우리가 접하는 리어 엔진 포르쉐는 모든면에서 선두에 있는 차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디자인과 성능 그리고 높은 품질감에 요즘은 고급성까지 갖추었으니 포르쉐를 뛰어 넘는 스포츠카는 결코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난 AMG GT-R이 전해주는 날 것의 느낌에서 과거 시승 후 약간 쇼크를 받았던 996 GT2의 그 느낌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충격을 받았다.

 

최신 포르쉐가 아무리 빨라도 내겐 자극이 되지 않는 이유는 내 몸이 73년식 카레라 RS, 964터보, 993 RS, 996 터보, 997 GT3, 987 카이맨 R 등에 너무나 익숙하고 진짜 날 것이 뭔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차의 기준은 그 차와 한바탕 뒹굴고 나서 차에서 내려 다른 차로 갈아타면 웬만한 차들은 롤스로이스 전기차 모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요란 뻑쩍찌근 한 사운드와 진동, 가속패달을 바닥까지 밟는 것에 대한 두려움, 코너에서 차가 돌아버릴 것 같은 공포, 각각의 이런 부정적인 요소들의 크기가 클수록 주행의 자극은 극대화되지만 사실은 두려움과 공포가 그리 쉽게 현실이 되지 않는다는 안심 또한 줄 수 있는 차가 바로 AMG GT-R이다.

 

AMG GT-R은 스포츠카의 본질적인 차원에서 우리가 그동안 비현실적일만큼 과도한 규제라는 핑계로 만들려고도 하지 않았던 바로 그 모습에 충실한 차라는 차원에서 너무나 소중한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서두에 언급했던 뚜껑 열려서 때론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비이성적인 결정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만들 시도를 할 수 있는 브랜드, 그 브랜드의 정신을 우리는 존중할 수 밖에 없다.

 

소중한 애마를 맘껏 타볼 수 있게 허락해주신 김정률 회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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