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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토요일과 6일 일요일 2연전을 펼치는 것은 선수에게도 스탭들에게도 상당히 가혹한 일정입니다.
경기가 예선과 레이스 1,2,3로 이어지기 때문에 실제 8번의 레이스를 이틀 동안 진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번 경기를 통해 현재 오탁이 포함해 총 3명이 가장 포인트가 높아서 이중 한명이 11월 바레인에서 열리는 RMC 그랜드 파이널 최종 우승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오탁이 입장에서는 우승을 해야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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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준비하다가 시트를 지지하는 프레임에 약간의 크랙이 있는 것을 오탁이가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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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히 이 부분을 용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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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에서 시트는 샤시의 일부입니다. 
시트의 강성도 천차만별이고, 지지대를 하나로 고정할지 아니면 두개로 할지 등에 따라서 샤시의 비틀림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트를 지지하는 프레임이 크랙이 생긴다는 것은 쿠페가 컨버터블이 되는 것과 비슷한 부작용을 의미합니다.
경기전에 이를 발견한 것은 제대로 시합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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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명이 이번 경기에 참여했습니다.
안전한 경기를 위해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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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예선 때 코스인하는 타이밍을 잘못 잡아 오준이나 오탁이 모두 베랩을 내지 못했고, 마지막으로 플라잉랩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체스카의 진로방해로 좋은 예선을 내지 못해서 이번에는 제가 들어가는 타이밍을 정해주는 것으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예선이 5분안에 끝나기 때문에 코스인 한 후 3랩을 플라잉 랩으로 달려야하는 그 타이밍을 찾아야하는데, 전날 이 타이밍을 계산하느라 밤잠을 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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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들어가!!
오탁이 오준이 순으로 코스인했고, 전방이 완전히 빈 그 공간에 준이 탁이가 들어가 방해없이 완전히 오픈된 공간에서 달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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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오탁이 P2, 오준이 P7이었는데, 폴포지션을 차지한 체스카와는 0.012초 차이로 정말 깻잎한장 차이로 폴을 놓치고 P2를 차지했습니다.
어찌되었든 전날과 비교하면 오탁이 입장에서는 집중해서 플라잉랩을 뽑을 수 있었고, 체스카와의 차이라면 체스카는 마지막 플라잉 랩을 앞에 가는 차 뒤에 붙어서 슬림스트림으로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면서 약간의 득을 본 경우였습니다.

물론 이 타이밍을 계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체스카 마지막 그 공간을 잘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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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 입장에서는 체스카를 이겨야하는데, 영암의 2번 그리드는 상당히 불리한 포지션이라 첫랩 추월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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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카는 베테랑 답게 롤링 스타트의 1그리드 선수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선수였습니다.
마지막 코너가 급한 코너이기 때문에 대열을 유지하면서 직선에 들어설 때 바깥쪽 선수가 안쪽 선수에 비해 원을 크게 도는 이유로 거리가 벌어지는 틈을 타서 가속패달을 밟아 2그리드 선수의 타이밍을 뺐는 주법으로 출발해서 오탁이는 순간 0.5박자 늦게 가속하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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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레이스를 잘 했지만 2위로 첫번째 레이스를 마쳤고, 오준이는 2계단 올라와서 5위로 레이스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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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의 브레이크 디스크가 연석에 부딪쳐 일부 파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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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7위로 출발했는데 한순위 밀려 8위로 떨어졌다가 3대를 추월해 5위로 레이스 1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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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이번에는 체스카의 가속타이밍을 빼앗기지 않는다는 각오로 레이스 2에 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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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2는 오탁이는 3위로 마쳤고, 오준이도 한계단 떨어져 6위로 마쳤습니다.
오탁이와 경쟁하는 두 선수들은 기어비를 한단계 높은 기어비를 사용해 가속형 기어비를 사용했는데, 노면이 뜨거워지니 가속형 기어비를 가진쪽이 3번 최저속 코너를 빠져나와 6번으로 가는 구간에서 압도적으로 빨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탁이는 1번, 2번 코너 진입전 고속기어비를 활용해 추월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직선이 너무 짧아 고속 기어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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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그리드는 레이스 1,2의 결과를 점수로 환산해 결정됩니다. 레이스 2 때 3위를 했지만 예선을 포함한 주행점수에서 앞서서 오탁이는 2위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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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도 5위로 출발해서 좋은 위치에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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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합이 시작된 후 오탁이는 스타트를 잘 끊었지만 4위 선수가 오탁이를 1번 코너에서 추돌하면서 그 틈으로 3위 선수가 오탁이를 추월했고, 오탁이는 한순위 밀린 상태에서 3위를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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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위 선수가 정말 거의 동일한 페이스로 10랩 이상을 달렸는데, 오탁이 입장에서는 2위 선수가 1위 체스카를 추월하는 그 틈을 노려서 추월할 기회를 계속 엿보고 있었지요.
3대가 워낙 가깝게 주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앞에 선수가 선두 선수 추월 시도하는 그 타이밍에 앞에 두대는 느려지기 때문에 오탁이에게 기회가 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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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선수가 마지막랩에서 3번 코너 추월 시도를 하는 틈에 오탁이에게 기회가 왔지만 아쉽게 추월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탁이는 3위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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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출발하면서 뒤에서 추돌당하고 그 충격으로 앞차를 부딪치면서 범퍼 페어링이 탈착되었습니다. 
페어링 탈착은 5초 패널티라 9위로 경기를 마쳤지만 최종순위는 12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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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랩까지 치열하게 경쟁했던 해찬이와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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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경기중 휴식시간에 점심을 먹는 편이고 오탁이는 거의 먹지 않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경기중에 소화에 문제가 생기면 안되니 본인들이 알아서 식사 타이밍과 양을 조절하는 것이지요.
경기를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는 모습이 그랜드 파이널을 놓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보여서 저도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고, 어려운 조건에서 좋은 결과를 낸 것에 만족하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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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파이널은 놓쳤지만 한국선수로는 최다 포인트 획득으로 아시아 퍼시픽 국가 대항전에 국가대표로 나갈 수 있게 된 것도 대단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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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에서 포디움은 특별합니다.
이곳에 오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실력을 연마하는 것이지요.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니어 클래스 선수는 대략 25명 정도되는데, 올해 이 선수들중에서 포디움에 오른 선수는 단 4명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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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권 선수들의 검차는 이번 경기의 경우 그랜드 파이널 결정전이어서 엔진을 모두 분해해서 검차했으며, 실린더를 로탁스 본사가 있는 오스트리아로 보내서 규정에 어긋나는 튜닝이 없었는지까지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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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속도로 귀경했고, 이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퍼세단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D4 S8은 이번에도 훌륭히 임무를 수행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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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속도로 올라오다보니 과장 보태서 벌레 10만마리는 생을 마감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이대로 두면 안된다고 자발적으로 모두 제거해주었습니다.

항상 차를 사랑하는 마음!!

저와 아이들이 이 마음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음을 항상 기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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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일정을 소화하느라 며칠 못본 첫째 딸이 다음날 아빠 생일이라고 매년 그렇듯 이번에도 손편지를 써주었습니다.
와이프가 아이들을 잘 키워줘서 효녀 효자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깨가 무거운 아빠들에게 이보다 더 큰 힘과 위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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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1,2전까지 이순간 총 4번의 경기를 진행했고, RMC 그랜드 파이널 우승자가 결정되었습니다.
오탁이가 선발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사실 이번에 일본에서 온 선수와 경쟁하면서 치열한 싸움속에서 더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을 통해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오탁이와 경쟁한 두 선수들의 엔진이 일본에서 온 부분과 일본 미케닉이 차를 세팅해준 부분 등이 확실히 상황에 따른 차량 세팅의 차이를 절감하면서 엔진 세팅과 샤시 세팅에 대한 숙제를 안게 된 점, 그리고 차량의 세팅을 끌어올려야한다는 부분을 확신하게 된 것은 매우 큰 수확입니다.

아쉬운 점은 국내에서 일본의 세팅 기술을 대적할만한 실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점, 그리고 엔진 역시 서킷 특성에 맞게 캬브레타를 세팅해야하는데 이러한 디테일한 점을 국내 기술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고,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가 어떻게 직접 발로 뛰는지에 대한 부분들도 일부 공개될 예정입니다.
수십년 동안 자동차와 함께 한 자동차 전문가로서 카트 레이싱을 하면서 제가 모르는 영역을 남겨두는 것은 절대로 참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다만 2사이클 엔진의 특성, 그리고 캬브레타 방식의 엔진의 미세한 조정을 어떻게 해결할지, 그리고 샤시의 세팅 차이가 주행에 어떠한 차이를 줄 수 있는지를 하루아침에 배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날 경기가 끝나자마자 모든 것을 새로 배우기로 작심하고 어떻게 움직이고 배울지에 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기량이 높은 선수들의 경쟁에는 차량 세팅의 묘가 어우러져 더욱 더 높은 수준의 레이스가 진행됩니다.
다만 세팅의 열세를 안고 계속 우승을 바라는 것은 무모한 것입니다. 우승을 운에 맡기는 것은 어리석은 바램입니다.

아이들의 기량이 시니어 최상위권 기량이라는 부분은 주행기술과 레이스를 운용하는 실력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주행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량의 세팅은 그 의미가 엄청나게 희석됩니다. 즉 주행기술과 레이스 운용능력이 우선입니다. 아이들의 기량이 높아졌고, 견고하고 안정된 주행을 할 수 있다는 확신과 좀 더 완성도 높은 차량 세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교차한 것이지요.

다만 카트의 움직임이 원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 어떠한 부분을 만져야고 어떠한 세팅의 기술이 있는지에 대한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부분은 다시한번 제가 직접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오준 오탁의 다음 경기는 한국이 아닌 일본 미즈나미에서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실력을 검증하고, 더불어 레이싱 최 선진국 일본에서 직접 경기를 하면서 배워보기로 결정했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회원분들께 감사드리며, 미즈나미 경기에 대한 내용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