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s
글쟁이 류청희입니다.
어제 좀 울컥해서 가끔 그러듯 무작정 차를 몰고 달렸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쏜 것은 아니고 그냥 크루징 모드로 최근 개통한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달려보자고 방향을 잡았는데, 무념무상 달리다 보니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지나 중앙고속도로로 접어들었더군요. 때마침 M모 자동차 잡지 7월호에 실린 와인딩 로드 특집기사에서 보았던 것이 떠올라,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를 운두령으로 설정하고 달려 갔습니다.
운두령은 강원도 평창군과 홍천군 경계에 있는 고갯길로, 강원도의 여러 고갯길을 다녀봤지만 이곳은 첫 방문이었습니다. 와인딩이라면 서울에 훨씬 가까운 중미산도 있지만, 강원도의 국도/지방도와 고갯길은 교통량도 적고 의외의 고수들을 만나 재미있게 달리는 일도 많아 무척 좋아합니다. 한동안 강원도 길을 마음 편히 달려보질 못했기 때문에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즐거웠습니다.
영동고속도로 속사 IC를 빠져나와 이승복 기념관, 이승복 생가 입구를 지나면 고갯길이 시작됩니다. 아주 길지도, 아주 짧지도 않은 구간이지만 U자형 커브가 여러 개 도사리고 있고, 말도 안되는 경사의 오르막/내리막이 많지 않아 재미있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다만 지금은 평창->홍천방향 오르막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더군요. 사람 조심 차 조심 하면서 아주 빠르지 않게 올랐습니다. 아래 사진은 정상에서 찍은 것입니다.
위는 홍천 쪽에서 막 올라온 평창방향으로 찍은 사진이구요.
위는 평창 방향에서 홍천 방향, 내려갈 방향을 향해 찍은 것입니다. 세차한 지 꽤 오래 되어 차가 무척 지저분하네요.
한 10분 쯤 쉬었다가 홍천 방향으로 내리막을 달렸습니다. 처음에는 홍천 쪽보다 심심한가보다 생각했는데, 달리다 보니 홍천에서 평창쪽 오르막도 달리기 재미있겠다 싶을 정도로 구성이 코너 구성이 화려했습니다. 간간이 오가는 대형 트럭들이 아니라면(중앙선을 잘 넘나듭니다) 충분히 신나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짬 날 때마다 이런 와인딩 길도 달려줘야 운전의 감을 잃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와인딩의 재미도 재미지만, 한적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강원도의 시골길을 느긋하게 달리는 여유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회사에서 일해야 할 시간에 부린 만용이지만, 오랫만에 기분 전환 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