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와인딩 하기 좋은 곳은 어딥니까?”

라고 물어 보면 대충 말 할수있는데..

 

“휴가를 알차게 보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라고 물어보면 대략 난감 하다.

 

노는 데는 별로 익숙치 못하기 때문이다.

그저 머리에 떠오르는 데는 항시 와인딩으로 코스만

들어 있다. 가족에게는 정말 미안한 생각 인줄 알지만

어떻게 하겠나...내 인생이 이런걸...

 

항시 휴가 때 마다 생기는 걱정은 이번 휴가에는 어디를

갈것인지 며칠 전부터 고민에 빠진다.

가족이 많으면 더 고민이다.. 애들이 머리가 커지면서

자기 주장을 내 세우기 때문에 의견이 일치가 되질 않기

때문이다.

 

“아빠~ 이번에는 어딜 가실 거예요?”

“ 구룡령이나 가볼까?”

“ 이이그~ 아빠는 맨날 와인딩 타령이야...”

“ 작년에 캐래비안 갔으니 올해는 텐트가지고 야영이나 가볼까?”

마누라가 한마디 한다.

“ 아휴~ 당신이 잘도 텐트치고 밥하고 하겠다.. 나 시켜 먹을려고 생각 하면

난 절대 반대야..“

“ 텐트는 내가 칠게...”

“ 안가!!”

 

앙칼진 마누라가 딱 잘라 말한다

잘 아는 손님이 설악산에 있는 한화 콘도 얻어 놨다고 하룻밤 지내다 오라고

해서 어디로 갈것인가의 고민은 해결 되었다..

 

한화 콘도에서 자고 워터피아에서 놀다 오기로 결정이 난것이다.

출발을 이틀전에 해서 태백에 있는 마누라 삼촌댁에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결정하고 서울을 떠났다.

 

한적한 영동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서 태백에 도착해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막내 아들이 아직 태어나서 한번도 본적이 없다는 동굴 을 구경

시켜 주고자 단양에 있는 고수 동굴로 향햇다.

 

음산하고 축축한 고수동굴을 구경하고 다시 태백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함백산 들꽃 축제 알림판이 있길래 자동으로 그곳에 들어 갔다.

여러 가지 들꽃을 진열 해 놨는데... 별로 느낌이 없다..

 

“ 애들아 여기 까지 왔는데 정상을 올라가 봐야지... 정상까지

도로가 뚫려 있단다...“

“혹시 와인딩 아니예요?

“ 물론 약간 꾸불 거리기는 하지만 오늘은 달리지 않을테니 걱정 마라”

“ 그럼 가봐요~~”

 

꾸불 꾸불한 와인딩을 꾹~ 참고 순항 모드로 정상으로 향했다..

구름이 중턱에 걸쳐 있어서 달릴래야 달릴수도 없었다.

“아빠 이것이 안개야?”

“ 아니 구름이다..”

“그럼 우리가 구름 속을 통과 하는 거야?”

“그런 셈이지...”

“야~ 구름이 안개 하고 똑같네...신기하다...”

 

5부 능선을 통과 하니 구름 위에 함백산의 자태가 보이기 시작 한다..

정상을 향해 열심히 좁은 콘크리트 도로를 올라가다 보니 약 8부 능선 쯤에

차 몇 대가 세워져 있고 사람들이 내려서 열심히 밑을 쳐다 보고 있다..

한 대의 자리가 비었길래(정말 고맙게 생각 한다..) 그곳에 주차를 하고

내린 우리들은 모두 환호성을 지르고 말았다...

정말 말로 표현 할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세상에나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아빠 정말 오기를 잘했어요... 아빠 쵝오!!”

“ 내가 뭐라고 그랬어...여기 오면 후회 하지 않는다고 했지? 흠흠~~”

한참을 넋을 잃고 쳐다 보다 카메라 생각이 나서 그때부터 정신 없이 사진을

찍었다... 영원히 소장할 가족 사진도 찍었다.

DSC03092.JPG

 

 

 

정상에 올라 가보니 아까 그쪽 보다는 약했지만 그래도 이쪽저쪽 볼수가 있어서

그런데로 볼만 했다... 가을에 오면 정말 죽일것 같다는 여운을 남기고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 와야 했다...

 

다음날 콘도로 향해 떠나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

가끔씩 보이는 바닷가에는 바닷물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 아빠 왜 사람들이 바다로 들어 가지 않지요?”

트립 컴퓨터(85년 비엠인데 외부 온도도 나온다.) 를 보니 24도 를 가르킨다.

“너무 추워서 그런가 보다...”

 

콘도에 도착 하니 23도...짐을 풀고 워터피아로 들어 갔다.

역시나 추워서 실외에 있는 사람들이 다 실내로 들어 온다.

물은 따뜻해서 물속에서는 놀만 했는데... 나오기만 하면

그것이 오무라 든다...

 

어쨌든 대충 파도풀에서 놀다 콘도에 다시 들어와 잠을 자고

둘째가 4시까지 서울에 가야 하는 까닭에 아침 일찍 짐을 챙겨야

했다...

 

“지금 출발 하면 충분히 3시 까지는 갈수 있는데...이왕이면 한번도

너희 들이 구경 하지 못한 한계령으로 넘어 갈까 한다.. 의의 없나?“

“ 아빠 또 혹시 와인딩?”

“ 이차는 여러분이 알다 시피 와인딩 머신이 아니다... 그냥 유람 모드로

갈것이니 무조건 나를 따르라...어제 함백산에서 좋은 구경 했듯이 이번

에도 기대 해도 좋다..“

 

“ 알아서 하세요~~”

자식들이 나를 믿기 시작 했다...흐흐흐~

유람 모드로 한계령 정상에 올라 가니 다행히 가시 거리가 좋지는 않았지만

주변 경관은 볼만 했다...

 

다운힐을 하고 있는데... 뒤에 없었던 차가 나타났다... 그만큼 내가 느리다는 거다.

양보를 해 주었다...

“ 와~ 아빠가 차를 보내 주다니...”

“ 내가 말 했지.. 오늘은 너희 들을 위해서 유람모드 라고...”

오른발이 근질 거렸지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참아야 했다...ㅠㅠ...

길이 하나도 막히지 않고 서울 까지 무사히 도착 했다.

 

“ 아빠 정말 이번 휴가는 너무 알차게 보낸것 같아요..정말 고마워요~~”

“ 음 그래... 다 이 오래된 비엠 더불유 덕분이지...24년된 차가 한번도

말썽 부리지 않고 무사히 도착 했으니 말이야...“

 

맨날 좁은 차로만 다녔던 가족들은 이번에 대만족을 한 모양이다..

역시 차는 승용이 한 대 있어야 한다는걸 절실히 느꼈다...

-장가이버-

 

 

   DSC03109.JPG

 

 

-가족들을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무사히 집에까지 도착 하게 해준 기특한 24년된 애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