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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쉬면서 갑갑했는데, 다행이(?) 출퇴근거리가 멀어져 한가한 시간대에 오가며 해갈드라이빙을 즐기고 있습니다. 강변북로 월드컵 ic 나 성산ic 합정ic 로 들어가 청담대교->분당수서까지 약 45 키로 구간을 넉달간 매일 왕복하면서 느낀점을 모아, 나름대로 '배틀의 원칙'을 정리해 봅니다.
분당동 회사서 남가좌동 집앞까지 최단시간 주파기록은 새벽 세시경 18분 대였는데 이는, 신호체계와 도로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어서 무조건 빨리 달린다고 나오는 기록은 아니더군욤.^^ 러쉬아워를 피해 아예 이른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이시간대에 피크타임을 내긴 어렵습니다. 분위기 상, 밤 한두시가 넘은 시간 퇴근할때, 전력달리기가 가능하더군요.
평소엔 140~160 정도로 크루징을 하는데, 분당수서로와 강변북로는 그 속도 영역에서 가장 적당한 노면상태인거 같습니다. 보통 이틀정도에 한번씩은 굉장히 빠르게 달리는 차를 만나게 됩니다. 넉달동안 다행이(?) 엄청난 고성능 차+드라이버를 만나지 못해서인지, 한대의 차도 앞으로 보내지 않은 기록을 유지하고 있네요. 물론 내가 달리는 전구간에 걸친 기준입니다. -> 잠시앞서 램프로 빠져나간 차는 있었음.
1) 라이벌의 설정.
빠르게 달리는 상대라도 스펙이 지나치게 낮은차나, 관리 안되어 보이는 차는 관심대상에서 제외. 차의 폼새는 드라이버의 스펙을 어림 짐작하게 합니다. 내가 추월하니 바로 따라붙는 차는 오래 함께 달리지 않게 됩니다. 가던길 가는 속도가 그냥 빠른 드라이버가 주 타겟 대상.ㅋ 앞에서 누가 빠르게 달리고있다면 한동안 거리를 두고 따라가면서 의지력을 모니터링. 추월하는 방법.. 길을 보는 방식이나 스타일을 잠시 '느낌'으로 살펴봅니다.^^
2) 배틀의 시작.
처음 라이벌을 추월할때는 타이트한 페이스로 하지않고, 조금 앞서는 페이스로 달려 어느정도까지 따라붙는지를 봅니다. 두어개의 고속코너에서 조금씩 속도를 올려봅니다. -> 이과정에서 싱겁게 멀어지는 경우가 50%. 거칠게 차선 변경하며 따라붙는 라이벌이라면 초반부터 페이스를 올립니다.ㅋ 주행차량 장애물이 꽤 있는 경우는 가능한 한 시야를 넓게 보고 코앞의 탈출구만 생각하지 말아야 하겠죠.
3) 배틀.
배틀 중엔 안전을 위한 배려, 과도한 경쟁이 되지않도록 주의해야하지만, 불필요한 동작으로 스피드에 로스가 생기지 않도록 집중합니다. 앞에서 과장스러운 몸짓으로 움직이는 차를 보면 일단, 심리적으로 압승을 예견하게 됩니다.^^ 빠르게 주행중인 앞차에 바짝다가가 슬립스트림을 쓰는건 유용하지만, 후미의 라이벌도 빠른속도로 달리는 중 내 앞시야가 가려진 상태에서, 서행중인 앞차에 너무 근접해 급차선 변경하는것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가끔 앞에서 달리는 라이벌 중 의도적으로 그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의식이라는 생각입니다.
다수의 매니아들 중엔, 고속저속 등 각 코너에서 강한 횡G 를 느끼며 달려야만 자신이 빠른속도로 달리고있다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물리적인 면을 거스르는 일입니다. 빠르기 위해선 무조건 다음 직선을 강하게 의식해야 합니다. 코너 진입전까지는 풀페이스로 달린 후, 충분~하지만 부족하지 않은 속도까지 줄이고 코너진입과 동시에 다음직선을 향해 점진적인 가속을 '시작'해야 합니다. 분당수서로와 강변북로엔 고속코너 구간이 많은데, 뒤에서 따라오는 라이벌을 미러를 통해 살펴보면, 코너 진입 시 까지는 빠른페이스로 접근하다 감당키 어려워 중간에 줄이느라, 다음직선에서 가속타이밍이 늦어져, 출력이 월등함에도 다시 다음 직선까지 내차를 따라잡지 못하기도 합니다.
* 아웃라인을 타라.
고속코너를 달리는 중, 인라인을 타면 거리상으로는 가깝지만 블라인드 상태가 됨으로 풀가속이 어려울때가 있습니다. CP쪽이 와이드 오픈상태라면 인라인이 유리하겠지만, 코너이후 시야확보를 위해선 아웃라인이 유리합니다. 분당수서로는 인라인이 화단때문에 블라인드이므로 곳에따라 아웃라인을 타고 탈출구를 멀리까지 바라보며 다음직선구간에서의 행로를 미리 계획하는게 유리합니다. 심리적으로는(좌운전석) 우코너는 인라인, 좌코너는 아웃라인을 타는게 편안하게 여겨집니다.
* 유연한 핸들링.
서킷이 아닌이상 노면상태 한계가 있습니다. 고속영역에서는 양어깨에 힘을주어 9시 15분 위치를 지긋이 눌러주는게 기본이지만, 고속코너링 중 돌기된 노면을 접해 횡으로 튀는 느낌에 대비해, 유연한 핸들웍이 중요합니다. 어깨는 밀어주되 그립중인 양손의 힘을 살짝 빼주면 바운싱중 노면상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코너링간에 노면을 타는 니블링(nibbling) 중 양손에 과도한 힘을 주면 자칫 엣지가 걸려 스핀이나 리버스스티어, 전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버티지말고 살짝살짝 타고넘어가는 핸들링이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서킷에서 우코너의 연석에 걸쳐달릴땐 약간의 카운터를 주어야 무리없이 넘어갈 수 있듯이요.
* 유연한 페달링.
써스펜션과 부싱류 모두 하드하게 튠된 차가 아니면 급가속시 피칭이 일어나고 속도의 로스가 생깁니다. 가속에 있어 빠르지만 살짝한번 굴려 밟아주는 페달링이, 조금더 빠르게 차를 이끌어갑니다. 고속주행 중 노면곡률 또는 단차에 의해 껑충뛰어 내려앉는 구간이 나타나는데, 이경우 단차 직전에 살짝 액셀을 줄여주고 떨어지는 순간 한결 밟아주면 진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상하운동에너지가 종그립으로 희석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속코너링 구간에 살짝 언덕을 넘는구간이 있다면, 스로틀을 점진적으로 와이드오픈하지 말고 언덕 직전에 살짝 이븐스로틀로 전체 접지를 살려준 뒤 재가속을 해주는게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꽤많은 리버스스티어나 스핀사고가 이러한 지형에서 일어납니다.
*창의적인 진로설정.(보충)
앞차가 가는 길을 무조건 따라붙는것 보다는 라이벌과 다른차의 움직임, 전체적인 소통을 보고 라이벌의 진로를 예상해 탈출구를 마련하는게 좋다고 봅니다. 좀 추상적인 얘기지만, 추상적인걸 풀어나가는게 '아이디어'의 기본이라..ㅋ 스포츠드라이빙은 '콜럼부스의 달걀' 과 같습니다. 얘기하면 누구든 알고있는 내용이지만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기는 쉽지않은.. ^^
4) 배틀의 종료.
배틀의 종료는 여러가지 형태로 됩니다.
먼저 램프를 빠져나가거나 페이스를 늦추거나, 막히는 차량군에 의해 멀리 떨어져 싱겁게 끝나기도 하지요. 어떤때는 소리가 큰 머플러 덕분에 힐앤토 사운드 몇번에 따라오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스틱차라는게 드러나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하나봅니다. ^^
날씨가 선선해져 에어콘을 켤 필요도 없고, 차도 잘 나가 드라이빙 욕구가 스물스물 일어나는 가을이네요. 어쩔 수 없이 접하고 암암리에(?) 즐기게 되는 공도 배틀이라면, 각자 나름의 안전수칙이나 바람직한 방법론을 정립하고 원칙을 잘 정리해보는것도 즐거운 일 같습니다. ㅋ
가볍게 읽어주셨으리라 믿으며..^^
깜장독수리..

힐앤토 사운드............. 제대로 울리는 힐앤토 사운드는 정말 감동이더군요..... 저도 힐앤토 할 줄 압니다만...
제 차가 오토매틱방식이라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구요.. (_ _;)

제가 자주 다니는 길(동부간선-강변북로-청담대교-분당수서)과 자주 다니는 시간대(주로 12~3시 사이)에 다니시는군요. 저도 상대를 볼 때 일단 뒤에서 그사람의 감각이나 스티어링 조작 감도, 브레이크 포인트 등을 유심히 보다 붙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면 조용히 따라가곤 합니다만..^^ 블라인드 인라인은 정말 공감이 갑니다. 안전운전하시고, 다음에 한번 같이 달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상대의 운전습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함께 달리려는 드라이버는 언제나 환영이지만 승부에 집착하는 드라이버라면 그냥 무시하고 보내버리죠..
상대보다 앞서달리고픈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그 차선이 막혀있는데도 불구하고 상대의 탈출구를 봉쇄하면서 위험에 빠트리는 상대와는 절대 달리지않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상대를 자기 차선으로 피할수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고 다시 2개 차선이 자유로와질때 나란히 달리도록 해야겠죠..
그 다음 조건으로는 갓길 주행 안하기 , 너무 현란한 스킬(?)로 타 차량들을 위협하지 않기 등등이 있습니다만...
저는 항상 일반 도로에서는 20% 정도의 마진을 두고 다니기에 역시 비슷하게 풀페이스가 아니게 달리는 상대와 만날때가 역시 가장 즐겁더군요..
전력을 다해서 너무 빠른 상대는 같이 달리기에 부담스러워서 ㅎㅎ
차가 많을때 따라가다보면
앞차가 겨우 차한대 빠져나갈 공간으로 나가버린다음 내차례는 공간이 좁아져 똑같이 빠져나갈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곤란하던데... (저만그런가?)
이럴땐 어떻게 하시는지좀...

방금... 대구에서 서울로 논스톱 크루징을 하고 두시간 반만에 홈 두 홈을 했네요...
몸의 긴장감이 아직 안풀려서인지 잠이 바로 오지 않아 버릇처럼 테드에 접속했습니다...
많이 공감이 되는 내용이네요...
특히 블라인드 코너에 대한 내용이 동일 구간을 자주 다녔던 기억과 오버랩이 되면서 바로바로 이해가 됩니다...
저도 주로 그렇게 다니곤 했었는데... ^^
페달링이나 핸들링은 아직 그렇게 한계주행을 할 만한 능력이 안되어 잘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동승이라도 함 시켜주세용...
기회 된다면 남산에서라도... ^^
유익한 글 잘 봤습니다...
(중부내륙고속도로부터 영동-중부선 갈림길까지 구간에서 인천넘버 구형 아반떼와 X60~80 정도로 재미나게 왔는데, 들어와서 보니 비슷한 내용의 글이 있어 더 반갑다는...)
SUV라 X80이상으로 달리기가 좀 부담스러웠는데(GPS기준으로 Y00까지는 직선에서 찍어봤네요...), 첫 고속 크루징 적응에서는 나름 만족할만 합니다...
단, 뒤에서 본 구형 아반떼의 코너링을 보고는 서스를 보강하고싶은 마음이 갑작스레 커지네요... ㅡ.ㅡ;;
지름신 대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구형싼타페로 장거리 크루징해본적이 있는데, 여느 승용차 못지않더군요. SUV 는 차고가 높아 기본적으로 안티롤 능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온로드 주행이 대부분이라면 써스펜션 튠으로 한계를 조금 높이는것도 좋지만.. 기본성향을 존중해서 타는게 자연스럽겠지요. 롤센터가 높다면 코너링중이나 복합코너에서 횡G에 반발하는 성향도 비례하기 때문에, 좌우 휘청임을 조절하는 리듬을 잘 타주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고 높은 풀사이즈밴과 스포츠카를 동시에 몰던 시기가 있는데, 높은차를 리드미컬하게 조절하며 운전할 수 있게되면, 낮은차는 한결 수월하게 다룰 수 있게 되는걸 느꼈습니다. SUV 는 한계주행에 다소 불리하지만, 그 안에서의 기준을 즐기면 충분히 재미있는 차가 될거 같아요. PWRS 때 카레라S 로 와인딩을 맘껏 달리는데, 휘청이는 카이엔터보로 인스트럭터 친구가 착 붙어 따라오더군요. 일상 스포츠에서 승용차와 SUV 의 한계구분은 그리 크지않아 보입니다. ^^

조언 감사 드립니다... ^^
이전에 타던 카렌스도 낮은 차는 아니었지만, CM보다는 덜 휘청거렸던 기억이 나네요...(차고는 어쩔 수 없는 듯...)
CM도 고속 코너링(X80부근)에서 그리 나쁜 움직임은 아닌것 같더라고요...(고속도로 기준...)
가속과 악셀오프 등을 시험(?)해보면서 대충 특성을 익히려고 몇번해봤는데, 조금은 감이 오는 것 같습니다...
좌우 연속 휘어지는 구간에서는 순정타이어라서 조금 살살 지나봤는데, 나름 안정감있게 나가더라고요...
아직 적응기니까 코너링에 대한 나만의 리듬을 찾아서~~~ ^^
넉넉한 토크도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이전 차의 거의 2배 토크라 너무 좋다는... ㅠ.ㅠ)

저는 굳이 배틀은 아니고 빠르게 달리는 차가 있다면 같이 달리기는 강원도 1차선 국도에서만 하는데 중앙선 넘는 변칙을 쓰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럴땐 그냥 추월시켜 보내줍니다. 깜독님도 국도에서 배틀하시는지...ㅋ

배지운님처럼 안전한 범위에서 즐기는 운전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실은 한적한 국도 1차선의 도로에서 하는 배틀이 최고의 짜릿함이 아닐까 싶습니다.ㅎㅎ 단, 전방시야가 확보되지 않은곳에서의 추월은 '절대로' 하지 않지요. 공도 스포츠드라이빙에선 단 1% 의 위험요소에도 도박을 걸어선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얌전한 운전자는 우리도 미친놈으로 보이겠지만, 운전이 조금씩 성숙해가며 느끼는 점은.. 어떠한 달리기 상황에서도, 단 한번도 '시껍' 하는 상태를 겪지않는게 원칙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레이스 출전경험이, 그런 마인드를 갖추는데 큰도움을 주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