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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딱지를 뗀 운전자들이 자주하는 말중에 우리나라에서는 깜빡이를 켜면 오히려 차로변경이 어렵다고들 말한다.
깜빡이를 켜고 젠틀하게 차선을 변경하려고하면 멀쩡히 가던차들도 오히려 가속패달을 밟아 차선변경을 저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하소연을 참 많이도 듣는다.
고로 운전할 때 깜빡이를 안켜야 차선변경이 더 쉽고 무시를 안당한다는 말을 참 많이들 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못해 기가막힐 노릇이다. 이처럼 한국의 교통이 미개하단 말인가?
아래 고속도로 제한속도 120km/h로 상향시키기 위해서는 운전자 교육과 계몽을 포함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는데, 이번주제 역시 우리나라의 운전자 교육이 얼마나 큰 문제에 직면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깜빡이를 켜면 차들이 오히려 막아선다는 말을 자주하는 운전자들, 그런 이유 때문에 깜빡이를 사용하지 않는 운전자들은 일단 자신의 차로변경 타이밍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해야 한다.
깜빡이는 어떠한 경우에든 사용해야하며, 누가 뒤에서 보건 안보건 자신의 진로변경의 의사를 적극 표현해 상대 운전자가 방어운전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다는 차원에서 한번도 걸러서는 안되는 중요, 필수 운전조작이다.
차로변경은 "완전범죄"와 같이 그야말로 완벽하게 시도하고 마무리해야 한다.
완전범죄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그만큼 옆차로의 차들이 손을 쓰지 못하고 그냥 자리를 내주어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시도해야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즉 옆차로의 주행에 가급적 영향을 주지 않는 차로변경을 목표로 해야한다.
나의 차선변경이 옆차로에 주행중인 차의 진로에 방해를 주는 상황인 경우 다시말해 옆에서 튀어나온 차 때문에 제동을 걸어야하거나 깜짝 놀라거나하는 상황에서 신경질적인 방어나 상향등내지는 경적을 울리는 행동은 그 1차 책임이 차로를 변경하는 차에 있음을 인정해야만 한다.
김여사들이 욕을 먹는 이유도 대부분 차로변경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옆차의 주행속도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차로를 변경하는 막무가내식 운전이 많다는 증거이다.
차로를 변경할 때 옆차로를 살피는 동작에도 체계화된 교육이 보이질 않는다.
사이드 리어 뷰 미러라는 명칭을 가진 속칭 사이드미러는 두가지 특성을 가진다.
하나는 곡률이 적용되지 않은 경우 사각지대를 가진다는 것과 멀리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멀리서 빠른속도로 달려오는 물체를 식별하는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사이드 리어 뷰 미러에만 의지한 차로변경은 상당히 위험하다.
차로를 변경하기 전에 빠르게 접근하는 차가 없는지 룸 미러를 통해 확인하고 사이드 리어 뷰 미러를 봄과 동시에 살짝 고개를 돌려 사각지대를 확인하는 일련의 동작이 차로변경을 위한 기본 운전법이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고개를 돌려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Shoulder check에 대한 교육을 따로 받지 않는다.
운전교육용차들을 보면 대개 운전석 사이드 리어 뷰 미러에 보조 볼록거울을 장착해 사각지대를 커버할 수 있게 해놓고 교육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실제로 교육생들이 도로에서 운전하는 차량과 다른 환경을 임의로 만드는 것이라 바람직하지 않다.
북미나 유럽에서는 운전면허 시험을 볼 때 이 Shoulder check을 안하고 차로변경을 하면 다른 항목의 점수와 관계없이 낙방하게 되고, 때문에 한국에서 운전하던 한국인이 미국에서 면허시험을 볼 때 이 부분에 대한 연습을 많이 해서 시험에 대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는 운전할 때 항상 깜빡이를 켜며 항상 차로변경할 때 타이밍을 적적히 잡아 옆차로의 운전자의 주행속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목표로하기 때문에 차로변경하는 과정에 상향등이나 경적세례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
원하는 상황에 차로변경에 실패한 적도 없으며, 나 자신이 한번도 한국이라는 이유 때문에 깜빡이를 자제해야한다고 느꼈던 적이 없었다.
왜 동일한 교통환경에서 깜빡이의 필요성에 대해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운전자 교육의 부재는 모두가 자기가 가장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변명거리로 자신의 무식함이나 부주의함을 합리화시키게 만든다.
차로변경에 대한 사고비율은 전체 도심 교통사고의 절반이 넘는다.
현재의 교육시스템으론 이 비율을 낮추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정부는 깨닫고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