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토요타에 대응해 이른바 '캠리 물타기' 전략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토요타의 주력차종인 캠리에 쏘나타를 맞대결시키며 적극적인 방어전선을 구축한 것.
 
 현대는 오는 2일부터 12월27일까지 8주간 '글로벌 넘버원 테스트 드라이빙' 행사를 갖는다고 27일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현대차 시승행사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토요타를 겨냥한 비교시승행사다. 여기에 동원되는 차종은 쏘나타 2.0과 캠리 2.5, 투싼 ix 2.0 디젤과 토요타 RAV4 2.5다. 캠리는 쏘나타, RAV4는 투싼 ix의 경쟁차종으로 상정한 셈이다.
 
 시승장소도 전략적이다. 현대는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압구정동과 학동, 영동지점을 활용해 비교시승행사를 상시 진행키로 했다. 토요타의 주력 판매지역인 강남 토요타 전시장 인근에서 토요타 매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에게 비교시승을 적극 권하겠다는 의도다. 또 토요타 매장이 위치한 서초와 분당, 용산, 부산 해운대 등에서도 비교시승회를 열지만 토요타 매장이 없는 곳에선 시승행사 자체를 하지 않는다.  
 
 이 처럼 현대가 쏘나타와 캠리의 비교시승에 적극 나서는 건 캠리의 경쟁차종으로 쏘나타를 적극 부각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캠리가 그랜저 경쟁차종으로 인식될 경우 현대로선 득이 될 게 없다. 브랜드에서 밀리는 현대가 국내에서 그랜저와 캠리가 동급이라는 인식이 퍼지면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할 게 없다는 계산이다. 반면 토요타는 캠리를 쏘나타가 아니라 그랜저의 적수로 맞추고 있다. 캠리의 가격을 그랜저와 비슷하게 책정한 것도 그래서다. 게다가 캠리가 그랜저 경쟁모델로 정착되면 향후 제품전략을 짜기에 훨씬 여유가 생긴다는 게 토요타의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캠리의 경쟁차종이 무엇으로 알려지느냐에 따라 두 업체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며 "혼다 어코드의 국산 경쟁차종으로 이미 그랜저가 인식되는 만큼 어코드의 최대 경쟁차종이 캠리라는 점에서 현대는 극복하기 어려운 벽 앞에 서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