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1일에

막히는 왕복 2차선, 편도 1차선 도로를 30마일 정도로 뽈뽈뽈 가다 서다를 반복하던 중

한 변태같은 (영하의 매우 추운날 반바지, 운동화, 롱코트 차림 ;;;) 인도 아저씨한테 뒤에서 받혔습니다.

 

그리 약하게 받히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외관상 파손은 매우 경미하고

범퍼 아래쪽에 깊이 긁힌 자국이 몇개 있더군요. 아마도 급브레이크에 노즈다이브하면서

제 뒷범퍼 아래쪽을 파고들어오면서 번호판 등으로 긁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발로 범퍼를 눌러 보아도 쑥 꺼지거나 하는 곳은 없구요.

 

어쨌든, 그 사고때문에 얼마 전 상대방 보험사 (GEICO) Adjuster 가 왔다 갔습니다.

그리고 저한테 수리 견적과 수표를 주고 가더군요.

기본적으로는 뒷범퍼 교환인데, 문제는 부품이 "reconditioned bumper"라는 것입니다.

 

일단은 받아 둔 후에 여기저기 알아보니...

reconditioned bumper라는 게, 우리 개념으로는 "재생"범퍼더군요.

폐차장이나 쓰레기장에서 상태 좀 괜찮아 보이는 범퍼 가져다가 멕시코같은 곳에 보내서

재 작업해서 가져오는 그런....

 

그런 내용을 확인한 이상 도저히 reconditioned를 받아 쓸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Adjuster에게 다시 전화를 해서 강하게 항의를 했습니다.

난 무조건 새 범퍼를 원한다고....

 

그사람이 좀 미안해 하면서, 자기는 우선적으로는 aftermarket product 또는 reconditioned product로만

일단 견적을 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두가지가 재고가 없을 경우에는 factory original product로 금액을 다시 줄 수 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비공식적으로" 저에게 이야기 해 준 내용이

현재는 시스템상에 reconditioned product 재고가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렸다가 reconditioned product 재고가 system에서 없어지면 (누군가 사용하면)

그 때 공업사에 가서 작업 요청 하고, 거기에서 새 물건밖에 없다고 자기에게 연락하면

그 금액으로 진행해 주겠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같으면 단종된 차량이 아닌 이상은 새 범퍼로 교환하는게 정석인데, 미국은 참 짜증나네요.

제 보험사에 전화해서 확인해 본 결과도, 원래 미국 자동차 보험은

사고나기 이전 부품상태보다 더 좋은 부품으로는 교환이 안되는 것이 보험 원칙이라고 합니다. 역시 짜증...

 

여쨌거나 사고난 부분이 눈에도 잘 보이지도 않고 (속이야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주행에 전혀 문제가 없으니 한두달 당분간 타고 다녀야겠네요.

회사 주변 공업사에는 이미 이야기 다 해두었고,

reconditioned product가 시스템에서 사라지면 바로 이야기해 주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얼마나 걸릴 지는 알 수 가 없으니.. 그것도 문제네요.

미국에도 RX-8 타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_-;;;

 

한국은 사고 당한 사람도 그냥 공장에 맡기면 공장에서 보험사에 연락하고 다 처리되는데

여기는 사고 낸 사람은 편하고, 사고 당한 사람은 무지 불편하네요.

한국이 그립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