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겨울철 스노우타이어는 의무조항이라는 것을

이 곳에서는 많은 분들이 아실꺼라 생각합니다..

사고 시에 보험 처리를 못 받고, 경찰 단속에 걸리면 벌금도 물죠..

다소 돈이 들긴 하지만 악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벌금을 부과하는 이유도 

'너 때문에 교통 정체가 발생했고 그에 상응한 책임이다'라는 명분이 있으니까요..

타이어는 사이즈가 커질수록 가격도 종잡을 수 없이 뛰지만

이제 스노우 타이어가 보급화 되어버린 이후로

생각처럼 많이 비싸진 않습니다.

때문에 대다수의 운전자들은 자신의 차종에 끼울 수 있는

가장 작은 사이즈의 타이어를 선택하는 편이죠 ㅎㅎ

(저처럼 기본 모델에 달려나오는 순정 사이즈로 겨울철에만 전향하듯이..)

지난주에 갑자기 눈이 쏟아졌습니다..

생각도 못하고 아침에 나왔다가 눈 털어내느라 시간이 꽤 걸리더군요..

미술용 빗자루는 그림 그릴 때 잘 쓰지도 않는 편인데, 이럴 때 아주 유용하게 쓰게 되네요 ㅋㅋㅋ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렇게 쌓인 눈에.. 타이어가 제 역할을 할까?

빙판길에서 세바퀴 반을 돌았던 기억이 아직도 가끔

시린 이빨의 통증처럼 확~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며 또 다시 의문을 품었죠..

그래.. 믿고 가보자..

지난 가을에 아르바이트했던 돈을 고스란히 쏟아부은 그 타이어입니다..

학생이 프리미엄급을 구입했던 이유로 주위의 시선이 영~ 별로였지만..

제가 죽어라 일한 돈으로, 겨울철 제 생명을 지켜주는 중요한 녀석을 샀기에

그런 시선들에 크게 신경쓰진 않았습니다.

달릴만 했습니다..

연말에 며칠 동안 지냈던 수도인 베를린에서

집에 가려면 아우토반을 약 180km를 주행해야 했는데

제설작업이 거의 되어있지 않더군요.

갑자기 쏟아진 눈에 휴일이라 작업이 더 늦어진 듯 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1차로는 아예 흰 눈 그대로이고..

2, 3차로는 보기에만 저럴 뿐, 실제로 보면 완전 빙판이었습니다.

50km/h정도로 달리다가 뒤에서 추월하는 차량들이 가끔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러다가 나 때문에 사고 나겠다' 싶어서 그들의 속도에 동조했습니다.

80-100km/h로 잘 달리더군요.

간혹.. 150 이상으로 1차로를 넘보는 차들도 있었지만 굉장히 불안해 보였습니다.

한국에도 스노우 타이어가 보급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습니다.

집에 무사귀환한 이후로 '달릴만 한데?'라는 약간의 안도감이 ㅎㅎ

(이건 싸이용 사이즈라 좀 작습니다 ㅎㅎ)

제가 사는 동네는 애당초 제설차 따위는 보이지도 않고..

그래도 다들 잘 달립니다.

아마 이 조건에 한국이었다면..

여기저기 접촉사고에 도로는 주차장이 되어 있겠죠..

후륜 구동 차량도 잘 달립니다.

저 BMW는 x드라이브 모델이 아니었음에도 쭈욱 지켜본 결과

코너도 휘청거림없이 잘 돌아나가더군요..

물론 제 아무리 스노우타이어 장착모델이라 해도 급한 코너링, 급가속, 급출발 시에는

당연히 그립을 잃는 모습을 보이긴 했습니다만은.. 다들 안전운전 하시더군요 ㅋㅋㅋ

보통 렌터카 업체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사계절 타이어를 끼우곤 하는데

도로 위의 차량을 지켜본 결과, 상대적으로 많이 미끄러지는 경향이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이렇게 눈이 쌓입니다.

이젠 저 눈 속에서 차를 끌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차량 혹한기 내구성 테스트는 제대로 하는 것 같네요..

며칠 째 눈이 녹질 않고 계속 쌓이기만 하고..

보기에는 참 좋습니다. 때묻은 세상을 온통 하얗게 만들어주니까요..

하지만 이미 차의 최저지상고를 훌쩍 넘겨버린 눈 앞에서는

시동을 걸기가 미안할 정도이니..

가급적이면 지금이라도 스노우타이어 장착하셨으면 합니다.

늦었다고 할 때가 도리어 빠르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남은 겨울, 안전운전 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