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비슷한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수동보급율이 급속도로 낮아지고 있고 차형에 관계없이 싸잡아 수동이 사라지는 점은 좀 아쉽기도 합니다.
 
미국이 자동만 많을 것 같지만 스포츠형 모델은 수동이 훨씬 많으며, 자동변속기의 종주국 같은 나라라하더라도 수동으로 타야하는 차와 자동으로 타는 차는 나름대로 구별하는 편입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스포츠형 모델은 수동이 매니어들에게 당연한 선택처럼 여겨집니다.
 
유럽으로 가보면 역시 많은 사람들이 내 평생에 자동변속기를 과연살까라면서 말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고, 자동을 사야할 이유가 그들에게 많지 않습니다.
 
교통체증을 핑계삼아 수동을 멀리한다는 것은 그저 핑계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동에 익숙한 사람은 시내에서 자동이나 수동이나 에너지 소모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만약에 수동이 훨씬 불편하다면 운전방법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즉 문제의 클러치는 2초이상 밟고 있어야할 이유가 없습니다.
클러치를 밟고 있는 시간이 길면길수록 왼발이 쉽게 피곤해지지요.
 
아무튼 가끔 제게 차량 선택에 대해 질문 주시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한번도 보지 못한 분들이면 선택하고자하는 범위안에 수동이 존재하는지를 참고하겠지만 주변에 친한 후배나 선배 친구들에게는 수동을 강력하게 권하는 편입니다.
 
어떤 차를 선택하는지가 크게는 인생을 바꿀 수도 있고 작게는 여가가 바뀌기도 합니다.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세계를 우연치 않게 선택한 차를 통해서 경험하는 것을 주변에서 많이 보았습니다.
 
나중에 오토로 가게 되더라도 처음 차를 구입할 때 수동에 익숙해지면 평생 언제고 기회가 되면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차를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첫차부터 오토라서 수동을 탈 기회가 없었던 사람이 나중에 수동차량을 구입하는 것은 여러가지로 제약이 많아집니다.
 
다시 배워야하는 부담으로 수동에 대한 동기부여가 약해지고, 오토로 익숙하고 능숙하게 운전하다가 수동을 배우는 과정속에서 버벅거리는 것이 마냥 싫어서 요즘 잘나온 오토나 스포츠 오토매틱에 안주하게 됩니다.
 
이곳에도 수동 매니어들이 많기 때문에 제말에 응원은 못해주셔도 힘은 실어주실 줄 믿고 좀 강하게 밀어붙인다면 수동과 자동은 그 세계가 엄연히 다릅니다.
 
자동으로 연출할 수 있는 운전자의 기량을 나타내는 수준의 차가 10 이라면 수동은 100일 것입니다.
수동이 더 빨라서가 아니라 수동은 운전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큰 만큼 재미도 크고 완벽하게 수동을 마스터했다고 할만큼이 되려면 단순히 운전경력으로 절대로 커버할 수 없는 무엇이 있습니다.
 
차를 좋아하고 자동차라는 경계안에서 자신이 유독 차를 즐기는 방법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꾸 변하게 됩니다.
 
예를들어 스포츠카를 좋아하고 동경하다가 스포츠카의 성능을 가졌는데 세단형을 좋아했다가 튜닝에 빠졌다가 퓨어 스포츠카라고 불리는 쪽으로 맘이 향했다가 빠르고 느린 것을 떠나서 특정 모델의 감성을 쫒기도 하고, 최근차보다는 좀 오래되었지만 소유의 가치가 있는 차로 가기도 하고, 차를 한대만 가져야한다는 이유가 없다며 2,3대를 소유하기도 하고, 아예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차를 구입해서 복원하느라 진땀을 빼며 희열을 느끼기도 하며.....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자동차내에서도 관심사가 바뀌는 것은 자연스럽고, 다양한 직간접 경험이 때론 순식간에 차에 대한 가치관을 바꿔놓기도 합니다.
 
수동변속기를 배제하면 위에 나열된 방향전환의 선택의 폭이 극도로 좁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외국친구들과 친해지는 과정속에서 우연히 서로가 가진 콜렉션으로 인해 급속도로 친해지는 경험을 전 많이 했습니다.
별것 아닌 차부터 좀 가격이 나가는 차까지 다양하지만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장하고 있는 동기나 복원하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등을 듣는 것은 제가 전혀 잘 모르는 차량이라 하더라도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됩니다.
물론 저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지요.
 
어떤 차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차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차량 선택으로 저처럼 인생이 바뀌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그냥 운송수단으로 할 수 없이 타는 경우를 제외하고 삶의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칩니다.
첫차로 수동선택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시원한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