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스코틀랜드까지 달리다 2>

 

 

집에 인터넷이 갑자기 먹통이 되어 2편이 조금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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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여곡절 끝에 루프박스를 차에 장착하고

 

담당직원이 장착방법과 사용방법을 알려주며 열쇠로 박스를 잠그는데

 

“뚝!

 

자 이제 루프박스 달고 출발하나?? 하던 기쁜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소리 “뚝????????????

 

갑자기 담당직원은 혼자 뭐라고 뭐라고 하며 열쇠구멍을 계속 쑤시고 있더군요..이것 저것 할 일이 많아 빨리 출발 해야 하는데 적당히 하고 빨리 줄 것이지, 저 아저씨는 또 뭐하고 있나 싶어 자세히 봤더니 굉장히 짧은 열쇠로 계속 돌리고 있었습니다.

 

열쇠가 저렇게 짧았었나?’ 생각하던 찰나에 젠장 열쇠가 부러졌구나 ㅠㅠ 알아버렸습니다……

 

혹시 열쇠 부러진 것이냐 했더니 추운 날씨에 땀을 훔치며 그제서야 그렇다고 하더군요..

 

열쇠의 2/3 정도가 안에서 부러져 박혀버렸더군요.

 

 

가만있어보자………………

이거 열리지 않으면 루프박스를 탈착 할 수도 없고

출발도 못하잖아? 빈 박스 달고 여행할 수도 없고..ㅠㅠ

 

 

갑자기 엄청 답답해지고 황당하고 짜증이 밀려오더군요.

 

BMW 정품 액세서리라는 것이 이렇게 허술할 수가 있을까요? (물론 납품 받은 것이겠지만요)

 

(지금 생각해보면 여행 중에 부러지지 않고 미리 부러진 것이 다행일 수도 있겠다 싶네요)

 

이곳 저곳에서 기술자들이 뭐 재미난 일이 생겼다고 몰려들더니

쑤실 것들 하나씩 들고 옵니다.

각각 한 명씩 날카로운 공구, 바늘 등등을 가져와 계속 쑤셔보는데 옆에서 보니 영 가망이 없어 보이더군요.

 

부셔서 열수도 없고 (열쇠를 잠그면 박스 안쪽에 장착되어 있는 긴 잠금 쇠? 가 움직이며 박스 앞쪽부터 뒤쪽까지 총 5군데에 락을 걸던 것을 보아) 젖혀서 연다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 해 보였습니다.

 

뭔가 다른 조치를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1시간이 넘도록 이 사람 저 사람이 쑤시고만 있었습니다.

 

차 천정에 쓰던 날카로운 공구들 그냥 올려놓는 것도 맘에 안 들었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놓긴 하더군요)

 

결정적으로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자기가 해보겠다고 운전석 문을 열고 킥킹 플레이트라고 해야 하나요? 그곳을 그냥 흙 잔뜩 묻은 신발 채로 밟고 올라 서는 것을 보고 짜증이 밀려오더군요.

 

신발을 벗고 내 차에 올라서도 맘에 안 드는데 잔뜩 묻은 흙과 함께(비가 와서 신발이 많이 더러웠습니다.) 흠집 난 킥킹 플레이트를 보며 지금까지 일들이 다 몰려오며 짜증이 머리끝까지 나더군요.

 

"이런 방법으로는 너희 내일 아침까지도 불가능하다. 나는 지금 출발해서 에딘버러까지 가야 하는데 다른 조치를 해달라" 했더니

 

제 기본 베이스 서포트 바 채로 같이 떼어 놓고 가라는 겁니다.

 

이 사람들 하는 일로 보아 보나마나 제 캐리어 서비스센터 구석 바닥에서 굴릴 것이 뻔한데, 제가 싫다고 하고 너무 시간낭비하고 있다고 하니

 

담당 직원이 한참을 고민하고 매니저와 이야기 하더니,

 

결국 키 박스를 강제로 부숴서 열더군요. 이것도 생각보다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박스는 반품하였습니다 - 정말 좋은 기회였는데 ㅠㅠ)

 

어쨌든 이렇게 여행 시작 전부터 생긴 사건? 이 일단락 되었습니다.

 

(황당해서 사진도 못 찍었습니다.^^;)

 

 

 

 

무너진 새로운 액세서리에 대한 기대감? 과 앞으로 다가올 짐과의 전쟁에 대한 무거운 마음을 안고

 

부랴부랴 대형 슈퍼마켓과 한국 슈퍼마켓을 오가며 장을 보았습니다.

 

, , 분유, 아기과자, 기저귀 등을 비롯한 아기용품들, 한국 인스턴트 식품들(각종 덮밥, 라면 등) 반찬거리, 비상용 햇반, 음료수, 과일, 각종 티슈 등등 구입한 물건만으로도 트렁크 공간이 모자랄 지경..

 

(국산 준 대형차나 중형차에 비할 정도는 아니어도 제차는 BMW 5시리즈 중 가장 기본형으로 이것저것 옵션이 없어 상위그레이드 모델 보다 트렁크가 조금 더 넓습니다..^^; 참고로 공항 왔다 갔다 할 때 보니 부모님이 타시는 e66 7시리즈보다 핸드캐리용 슈트케이스와 휴대용 유모차가 하나씩 더 실리더군요)

 

 

큰일이네..집에도 가방이 잔뜩 있는데…

 

 

집에 와서 짐을 꾸리고 여행 책자와 지도 카메라 컴퓨터 등등을 챙기고 출발준비를 합니다.

 

역시나 트렁크는 닫히지 않을 정도로 짐이 가득 차있고 실내 역시 앉을 공간 외에는 짐으로 가득 합니다. 아이들 좌석 발 밑과 뒷좌석 선반 역시 실내에서 필요한 짐들(동화책, 장난감, 먹을 것, 담요, 옷가지 등등)로 가득해 심리적으로 압박감이 대단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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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BMW 서비스센터에서 허탕치고 장보고 짐 싸고 마지막으로 인터넷으로 날씨나 현지 상황 등을 확인한 후 집을 나선 시간은 새벽 4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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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출발입니다. ^^ (서론이 엄청 길었네요)

 

하루 종일 전혀 쉬지 못해 장거리 운전이 좀 무리 있을 것 이라 생각했지만, 계획보다 몇 시간이나 출발이 늦어졌고, 우선 무조건 출발만 하면 집에서 지체하며 미뤄지는 시간을 아껴볼까 무조건 나섭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달리는데 꽤 이른 새벽시간인데도 고속도로에 차들이 많았습니다.

 

(사진의 iPhone HUD는 밤에는 시인성이 좋지만 낮에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또 정말 깜깜한 국도에서는 오히려 시야를 해치는 듯 하였습니다- 사진에는 노출이 길어서 매우 밝게 나왔지만 lcd밝기는 중간 정도로 실제 배경화면의 반사 없이 속도나 방위 등의 정보만 잘 보입니다.) (iHUD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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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들어간 휴게소

가족 모두 곤히 자고 있었기에 저도 너무 졸려서 잠깐 눈을 붙였던 첫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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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의 BMW 카시트(F1 Junior I/II)는 보기에는 불편해 보이고 답답해 보일 수도 있으나, 아이가 상당히 좋아하고 편하게 생각하며, 10시간 이상의 장거리 운전에서도 가끔 더워서 짜증을 내긴 하였으나 크게 불편해 하지 않습니다.

 

안전벨트만 매는 다른 카시트와는 다르게 아이가The impact table system이라는 쿠션을 안아야 하는데 자체 실험 결과로는 사고시 일반적인 5점식 안전벨트보다 아이의 목과 머리에 상해가 덜 가해진다 합니다.)

 

(영국의 경우 동승석 에어백을 끄거나 센서에 의해서 에어백 작동이 안 되는 차종의 경우 아이는 규격에 맞는 카시트와 함께 앞 좌석에 탑승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앞좌석에 앉히는 것이 좀 찜찜하긴 했지만 -큰아이는 운전하는 모습과 여러 장치들을 볼 수 있어 너무나 좋아합니다-  6개월짜리 둘째를 케어 하려면 엄마가 뒤에 앉아 있어야 하겠더군요. 뒤에 카시트 둘과 엄마가 같이 동승하기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여행 첫 글의 댓글에 여러분들이 웨건 타입 차종에 대해 언급해주셨는데 저는 이번 여행을 계기로 디스커버리 4나 스타렉스 같은 차종들이 눈에 보이더군요.

 

나중에 서울 돌아가면 여행용으로 스타렉스 한대 장만하고 싶습니다.^^;;;

 

(두 시간 정도 자다 보니 동이 텄더군요 - 오늘 600km이상을 달려야 하는데 갈길이 너무 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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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심히 달려 버밍험, 맨체스터 등을 지나는데 이곳도 대도시라 출근시간 고속도로 정체가 대단했습니다.

 

 

 

어느 이름 모를 휴게소에서의 아침 겸 점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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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전기 밥솥 채로 집에서 가져 왔는데 아직 뜨끈뜨근 하더군요..(여행 중 보니 아침에 밥을 해서 밥솥 채로 가지고 나오면 반나절 정도는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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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고속도로 휴게소 자동차 용품 코너에서 구입한 12v 시거잭용 전기코펠? (4만원) 인데 여행에 상당히 유용한 아이템이었습니다. 한번에 약 1리터 정도 까지 끓일 수 있는데 시간은 약 20분 정도로 오래 걸리지만 차에서 라면이나 간단한 끼니를 해결하게 해주는 재미있는 아이템입니다. (컵라면 1개정도 분량의 물 끓이는 시간은 약 10)

 

 휴게소 용품 코너에 가보면 자동차용 커피메이커에서부터 토스터기, 자동차용 오븐 까지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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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첫 식사로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인스턴트 블럭 미역국인데 이런 곳에서 먹으니 정말 맛있더군요. 아이에게 인스턴트 미역국 같은 것 먹이는 것은 정말 아니지만, 아이들 데리고 여행 다니며 제대로 된 음식을 요리해서 다니는 것은 저희 상황에 거의 불가능했고, 햄버거나 감자튀김 같은 것 먹이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이동 중에는 미역국밥이나 북어국밥 같은 것으로 간단간단히 끼니를 때웠습니다.-영국 지방으로 여행 다녀 보면 음식 정말 비싸고 정말 맛없고 먹을 것 정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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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기다리는 뒷좌석에서 노는 큰아이)

 

 

다시 힘을 내어 달려 스코틀랜드 경계에 다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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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에 들어서자 눈이 보이고 잉글랜드와는 다르게 갑자기 경치가 바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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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소통이 원활한 고속도로를 정속주행을 하는 차들은 3차선으로 달립니다. 제한속도는 70마일(11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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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영국 (M) 모터웨이의 노면 상태는 좋은 편은 아닌데 스코틀랜드에 들어서니 노면 상태가 정말 안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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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단단한 런플렛 타이어와 더불어 도로의 거친 텍스츄어가 느껴질 지경이었습니다.

 

다리 이음매도 어찌나 거칠던지… 젠장 늘어나는 미세한 잡소리..ㅠㅠ

 

눈이 안 오는데도 제설차가 고속도로에 염화칼슘인지 소금인지 엄청 많이 뿌리고 다녀 차체에 튀는 소리도 엄청났고,, 한편 하체코팅도 안되어 있는 차가 걱정도 되더군요..

 

 

글래스고(Glasgow –스코틀랜드 제2의 도시)와 에딘버러(Edinburgh-스코틀랜드의 수도)에 가까워지자 눈발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곧 해도 질것이고, 아이들도 첫날부터 무리인 것 같아  (거의 10시간을 차에 있었습니다.) 계획된 목적지 까지 가는 것을 포기하고 가까운 휴게소로 들어 갔습니다.

 

(영국 모터웨이의 휴게소 내에는 보통 comport inn 이나 premier inn등 깨끗하고 저렴한 체인모텔들이 있습니다.)

 

(미리 예약 하고 다니던 작년 유럽여행들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전혀 숙박업체 예약을 하지 않았는데, 무리해서 시간 내에 예약한 곳까지 가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막상 목적지에 도착하니 예약한 호텔보다 더 싸고 좋은 호텔 주변에 많은데 이미 결제 했기에 사진만 보고 결정한 맘에 안드는 호텔에서 숙박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오늘 계획한 목적지에는 도착하지 못했지만 이번 여행은 아이들 상황이나 날씨에 따라 시간, 거리를 조정하려고 숙박예약을 하지 않아 숙박에 대한 자유로움이 있었습니다.

 

 

(다시 시작된 짐과의 전쟁- 다 꺼냈다가 넣었다가..점점 뒤죽박죽..ㅠㅠ 아~루프박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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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에 들어서자 차창 밖으로 보이던 풍경이 뭔가 물빠진듯 허옇다? 싶었는데 주차하고 나니 낮인데도 서리가 내려 허옇게 보였던 것이었습니다)

 

글래스고(Glasgow –스코틀랜드 제2의 도시) 직전 한 휴게소에 있는 premier inn (2개 가족실 기준 54파운드- 10만원)

 

 

 

숙소가 저렴하고 상당히 깨끗하고 넓어서 좋았습니다.^^

 

저녁식사 준비- 밥 먹는 것도 일이더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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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코펠은 영국 오기 전 남대문 지하상가에서 구입한 것인데 여행에 상당히 편리하고 유용한 전기 코펠 셋트입니다. 100v 부터 영국의 240v 50hz까지 이상 없이 쓸 수 있도록 되어 있고, 구성품(가열기, 플라스틱 그릇, 뚜겅)을 차곡차곡 코펠 속에 넣으면 상당히 컴팩트하고 가열시간도 빨라 항상 저희 여행과 함께하는 필수품 입니다. ^^

 

 

아빠는 이제 쓰러져 자야하는데

아이들은 피곤하지도 않은지 밥 먹고 젖 먹고 열심히 소리지르며 뛰어다니고 놉니다...

 

 

 

 

이렇게 스코틀랜드에서의 여행 첫날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2010/02/03  612km 주행  평균누적연비 18.8km/L (BMW 520d M-sport 6단 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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