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s
글 수 27,480
<위의 사진은 작년 4월 12일 페이톤 런칭 행사를 마치고 회사 동료들과 찍은 사진입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는 Volkswagen Korea에서 전 상품기획과 교육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뭐 차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보니 하는 일의 대부분이 차와 직접 연관된 일이고, 일이다 생각하면 스트레스이지만 그래도 제가 자동차 회사보다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행복하게 일하고 있으며, 저같은 똘아이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 폭스바겐 신차가 많이 들어오다보니 신차 발표회 역시 많았습니다.
신차발표회에서 제가 맡은 임무에 대한 비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일단 신차발표회때 호텔안에 차를 넣는 일은 항상 제가 하며, 스테이지에 차를 주차시키는 일 역시 제가 합니다.
보통 행사 전날 늦은 저녁 혹은 행사 당일 이른 새벽에 차를 입고시키는데, 그냥 수월하게 차를 넣는 경우도 많지만 건물 도어를 뜯고 깻닢치기로 차를 후진으로 넣어야하는 경우 혹은 도저히 일반인들이 올릴 수 없는 스테이지에 차를 각잡아서 올리는 일등등 행사마다 크건 작건 에피소드가 있게 마련입니다.
작년가을 한국에서 Importers conference를 했을 때 W호텔 밖 스테이지에 제가 파사트를 올려놓았을 때는 독일에서 온 관계자들이 여기에 어떻게 차를 올릴 수 있었는지 마케팅팀에 물어보았을 정도로 스테이지 주변에 얇은 기둥들이 많아서 4.8m나 되는 세단을 그 비좁은 무대위에 올리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입니다.
주차를 잘하는 감각을 떠나서 차가 실내로 들어오면 밖에서 보는 차와 안에서 보는 차의 크기가 전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어떤 작업을 할 때는 반드시 줄자로 실거리를 재서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냉철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년에 페이톤 신차발표회를 했을 때는 무대뒤에서 W12 6.0을 몰고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면서 관객들이 보는 스테이지로 몰고나오는 씬이 있었는데, 역시 제가 운전했습니다.
차안에서 무전기로 입장 신호를 주면 적당한 속도로 나와서 코너를 돌아 회전하는 원형 턴테이블에 차를 올려놓는 임무였는데, 자동변속기 차량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클리핑 속도보다 약간 느리게 달려야 타이밍이 정확했습니다.
턴테이블이 회전하는 특성상 4개의 바퀴가 정확하게 턴테이블에 위치하지 않으면 큰일나기 때문에 턴테이블에 작은 돌출부가 있어서 앞바퀴가 거기 닿으면 정지하면 됩니다.
거기에 무전기로 차가 정차해야하는 순간에 'stop'사인을 받기 때문에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는 되어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항상 실전은 다양한 변수와 워낙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평소 운전하는 실력과 무관하게 심리적으로 초 긴장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어두운 무대에 차를 몰고 나타날 때 전면에서 비추는 강력한 라이트로 인해 시야를 잃게 되기 때문에 여러번 연습을 하기 전에는 시속 2km/h로 무대위에서 운전을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운전경력이 어느정도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 그런 실수를 한 적이 없습니다만, 행여라도 내릴 때 기어를 D에 두고 그냥 내린다든지 턴테이블에 차를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경우, 무대가 무너지는 경우, 기타등등 상상만해도 끔찍한 장면이 항상 행사를 앞두고 스쳐갑니다.
300km/h이상으로 주행한 적도 여러번, 각종 고성능차로 280km/h이상은 헤아릴 수 없을만큼 다양한 주행경험이 있지만 2km/h로 무대에 차를 몰고나오는 것만큼 긴장되지는 않았습니다.
항상 행사의 차량 등장 장면을 마치고 나면 탄식과 함께 "300km/h보다 무서운 2km/h"를 되새깁니다.
화려한 행사뒤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그보다 더 기분이 좋을 순 없지요.
4월 6일 데뷔할 뉴 제타 런칭행사 역시 행사장에 차는 제가 넣습니다.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차를 넣어야하기 때문에 호텔측과 벌써 3번이나 미팅을 했고, 모든 것이 순조로우리라 믿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름대로 역사적인 순간에 깊이 관여했던 열정과 노력은 값지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줄 믿습니다.
-testkwon-
제가 소속되어 있는 Volkswagen Korea에서 전 상품기획과 교육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뭐 차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보니 하는 일의 대부분이 차와 직접 연관된 일이고, 일이다 생각하면 스트레스이지만 그래도 제가 자동차 회사보다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행복하게 일하고 있으며, 저같은 똘아이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 폭스바겐 신차가 많이 들어오다보니 신차 발표회 역시 많았습니다.
신차발표회에서 제가 맡은 임무에 대한 비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일단 신차발표회때 호텔안에 차를 넣는 일은 항상 제가 하며, 스테이지에 차를 주차시키는 일 역시 제가 합니다.
보통 행사 전날 늦은 저녁 혹은 행사 당일 이른 새벽에 차를 입고시키는데, 그냥 수월하게 차를 넣는 경우도 많지만 건물 도어를 뜯고 깻닢치기로 차를 후진으로 넣어야하는 경우 혹은 도저히 일반인들이 올릴 수 없는 스테이지에 차를 각잡아서 올리는 일등등 행사마다 크건 작건 에피소드가 있게 마련입니다.
작년가을 한국에서 Importers conference를 했을 때 W호텔 밖 스테이지에 제가 파사트를 올려놓았을 때는 독일에서 온 관계자들이 여기에 어떻게 차를 올릴 수 있었는지 마케팅팀에 물어보았을 정도로 스테이지 주변에 얇은 기둥들이 많아서 4.8m나 되는 세단을 그 비좁은 무대위에 올리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입니다.
주차를 잘하는 감각을 떠나서 차가 실내로 들어오면 밖에서 보는 차와 안에서 보는 차의 크기가 전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어떤 작업을 할 때는 반드시 줄자로 실거리를 재서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냉철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년에 페이톤 신차발표회를 했을 때는 무대뒤에서 W12 6.0을 몰고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면서 관객들이 보는 스테이지로 몰고나오는 씬이 있었는데, 역시 제가 운전했습니다.
차안에서 무전기로 입장 신호를 주면 적당한 속도로 나와서 코너를 돌아 회전하는 원형 턴테이블에 차를 올려놓는 임무였는데, 자동변속기 차량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클리핑 속도보다 약간 느리게 달려야 타이밍이 정확했습니다.
턴테이블이 회전하는 특성상 4개의 바퀴가 정확하게 턴테이블에 위치하지 않으면 큰일나기 때문에 턴테이블에 작은 돌출부가 있어서 앞바퀴가 거기 닿으면 정지하면 됩니다.
거기에 무전기로 차가 정차해야하는 순간에 'stop'사인을 받기 때문에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는 되어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항상 실전은 다양한 변수와 워낙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평소 운전하는 실력과 무관하게 심리적으로 초 긴장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어두운 무대에 차를 몰고 나타날 때 전면에서 비추는 강력한 라이트로 인해 시야를 잃게 되기 때문에 여러번 연습을 하기 전에는 시속 2km/h로 무대위에서 운전을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운전경력이 어느정도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 그런 실수를 한 적이 없습니다만, 행여라도 내릴 때 기어를 D에 두고 그냥 내린다든지 턴테이블에 차를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경우, 무대가 무너지는 경우, 기타등등 상상만해도 끔찍한 장면이 항상 행사를 앞두고 스쳐갑니다.
300km/h이상으로 주행한 적도 여러번, 각종 고성능차로 280km/h이상은 헤아릴 수 없을만큼 다양한 주행경험이 있지만 2km/h로 무대에 차를 몰고나오는 것만큼 긴장되지는 않았습니다.
항상 행사의 차량 등장 장면을 마치고 나면 탄식과 함께 "300km/h보다 무서운 2km/h"를 되새깁니다.
화려한 행사뒤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그보다 더 기분이 좋을 순 없지요.
4월 6일 데뷔할 뉴 제타 런칭행사 역시 행사장에 차는 제가 넣습니다.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차를 넣어야하기 때문에 호텔측과 벌써 3번이나 미팅을 했고, 모든 것이 순조로우리라 믿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름대로 역사적인 순간에 깊이 관여했던 열정과 노력은 값지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줄 믿습니다.
-testkwon-
2006.03.29 14:17:38 (*.52.134.20)

저는 매일 매일 지하3층 주차장 내려가면서도 긴장되는데요, 권영주님 하시는 묘기같은 파킹 보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휴~~~
2006.03.29 15:53:01 (*.189.163.250)

GTI 론칭때 밖에 전시된 차량의 주차선 삐뚤어졌다(?)고 농담삼아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는데, 거기다 어떻게 올렸는지는 유심히 못봐서 맘상하시게 한 것 같습니다. ^^ 뉴제타의 론칭은 또 어떤 '볼거리'를 제공할지 궁금해집니다. 그러고보니 보라 -> 제타.로 모델명은 바꾼거 같네요?
2006.03.29 18:56:02 (*.237.219.182)

순익님 앞뒤 자로 재보셨으면 오차 2mm이하였다는 것을 발견하셨을 겁니다.
앞뒤 트레드가 틀리기 때문에 한쪽에 맞춰두면 다른쪽이 살짝 비뚫어져 보이기도 합니다.
주차만큼은 변태 소리 들을만큼 mm에 연연하는 성격상 행사장에 세우는 차를 아무렇게나 세우지는 못하지요^^
앞뒤 트레드가 틀리기 때문에 한쪽에 맞춰두면 다른쪽이 살짝 비뚫어져 보이기도 합니다.
주차만큼은 변태 소리 들을만큼 mm에 연연하는 성격상 행사장에 세우는 차를 아무렇게나 세우지는 못하지요^^
2006.03.29 19:30:36 (*.72.5.10)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기냥 대충 가져다 놓는줄 알았는데.. ^.^
ps>첨부된 화일이 jpg였으면 훨씬 용량이 작았을꺼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ㅋㅋ
ps>첨부된 화일이 jpg였으면 훨씬 용량이 작았을꺼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ㅋㅋ
2006.03.29 23:53:28 (*.217.83.70)

주차 쉽고도 어려운 일이지요..아마 다른 분들도 추차시 한두번 접촉이 있었을걸요..
암튼 대단합니다..무대에 차 올리는일 아주 어려울것 같네요..
암튼 대단합니다..무대에 차 올리는일 아주 어려울것 같네요..
2006.03.30 01:02:07 (*.145.76.171)

ㅎㅎㅎ 정말 쿨한 에피소드네요~
작년도 탑기어의 표지에 나왔던..명차 디스플레이(계단형 무대에 십수대를 올리는) 에, 꼬박 이틀인가가 걸렸단 얘기가 생각나네요. 영주님의 소년같은 감수성과 집요함에..진심으로 찬사를 보냅니다.
작년도 탑기어의 표지에 나왔던..명차 디스플레이(계단형 무대에 십수대를 올리는) 에, 꼬박 이틀인가가 걸렸단 얘기가 생각나네요. 영주님의 소년같은 감수성과 집요함에..진심으로 찬사를 보냅니다.
2006.03.30 08:42:13 (*.144.184.106)

멋진 스토리이네요. 도저히 각이 안나오는 위치에 서있는 차들을 볼때, 저는 보통 영업사원들이 많이 쓰는 방법인 타이어에 매트깔고 끌기~비법을 쓰는 줄 알았습니다.
(사진 다시보니 역시 마스터님 얼굴이 젤 작군요.)
(사진 다시보니 역시 마스터님 얼굴이 젤 작군요.)
2006.03.30 09:39:35 (*.194.6.119)

화려함 뒤에 숨어있는 쉼없는 노력...
저도 제가 하는 일에 영주님처럼 정열과 고집이 있었으면 합니다.
부끄러워지네요...^^
저도 제가 하는 일에 영주님처럼 정열과 고집이 있었으면 합니다.
부끄러워지네요...^^
2006.03.30 10:13:22 (*.110.38.137)

대단하십니다. 비교할바는 아니겠지만, 승용차 운전병하셨던 분들은 대형 이취임식등의 행사에서 장군들 짬밥대로 출차 싸인을 기다리는 그 긴장된 순간을 잘 아실겁니다... ^^;;
전 마스터님 같은 경험을 해본적은 없지만, 왠지 이해가 갈것 같습니다.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많이하시는군요
전 마스터님 같은 경험을 해본적은 없지만, 왠지 이해가 갈것 같습니다.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많이하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