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로메오 클럽의 드라이빙 스쿨이 열린지 2주만에 다시 윌로우 스프링스에서 타임 트라이얼이 열렸습니다. 이번엔 윌로우 스프링스의 빅 트랙에서 열린 이벤트 였습니다. 저는 2주전 레이스 스쿨에 참가해서 이번 이벤트가 부담도 됬고 차에 문제도 있어서 직접 참여는 안했습니다. 하지만 정승현님께서 알파 로메오 GTV6로 타임 트라이얼에 참가하시게 되어 도와드리러 따라 갔습니다. 2주전 드라이빙 스쿨때 같이 오셔서 많이 도와 주셨던 정승현님을 도우며 트랙에서의 여유를 즐기러 갔습니다. 제차를 운전하지 않으니 한결 마음이 가뿐하고 느긋했습니다.



레이스카로 꾸며진 GTV6는 지난 2월 25일 버튼 윌로우 트랙 참가 전 이미 기본적 정비는 끝마친 상태였습니다. 이번에는 공연비 게이지를 달고, 콜드 에어 인젝터(cold air injector)를 청소하고 각종 커넥터부분을 손봐 냉간시 시동을 원할하게 했습니다. 또한 머플러를 전문 샵에 맡겨 뒤쪽으로 뽑았지요. 익스테리어에서는 프렌치포그램프스타일의 노란 필름을 붙이고 윈드 쉴드 위쪽에 알파 로메오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저는 여러가지로 바빠 정승현님이 차를 손보시는걸 도와드리지 못했습니다.




△ 같은 GTV6를 보고 반가워 하며 바로 옆에 피트를 꾸린 스테파노라는 친구의 GTV6 입니다.


△ 깔끔한 순정에 가까운 GTV6와 레이스카로 꾸며진 GTV6.









△ 전문 샵에 맡겨 깔끔하게 완성된 새로운 머플러. 직경이 줄어들어 낮은 RPM에서
토크와 리스폰스가 훨씬 좋아졌습니다. 소리 또한 조용하고 높은톤으로 바꼈습니다.


△ 알파 로메오는 브레이크가 오버히트 하는 문제가 많은데 보시다시피 배기
파이프가 인보드 브레이크 디스크 옆을 지나게 되어있습니다. 이게 하나의
원인이 될수도 있지요. 앞으로 배기 매니폴더를 감는 단열 테이프로 파이프를
감을 예정입니다.









저는 스테파노의 차에 번호 붙이는걸 도와주는 동안 정승현님은 아침 첫 세션에 나가셨습니다. 하지만 채 5분이 안되어 다시 피트로 돌아오셔서 저보고 타이어가 터졌나 살펴보라고 하셨습니다. 타이어들은 괜찮았지만 조수석쪽 앞바퀴에 오일이 묻어있는것이 보였습니다. 처음엔 브레이크 라인이 터진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휠베어링이 망가진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휠 베어링이 망가지면서 서스펜션 스핀들의 볼트가 부러져 로터는 완전히 차와 따로 놀게 되었습니다. 브레이크 캘리퍼가 로터를 잡고 있어 다행히 바퀴가 밖으로 빠져 나가지 않은 것이지요.



첫째날 첫세션 첫랩에서 차가 주저 앉아 우리 모두 황당했습니다. 트랙을 수번 와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지요. 알파 로메오 클럽의 여러 사람들이 도와주려 나섰지만 부러져 버린 서스펜션 파트를 구하기는 불가능했습니다. 어쩔수 없이 그 주말을 접을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도 다행히 부품만 있으면 쉽게 고치는 문제이고 트레일러에 싣고 와서 집에 가는데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여러가지로 낭비가 된 주말이었지만 덕분에 여러 사람을 새로 사귈수 있었고 여유있게 사진도 찍고 하며 점심때까지 시간을 보낼수 있었습니다.



△ 한 할아버지가 몰고온 주니어 Z입니다. 알파 로메오 스파이더의 섀시를 줄여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정말 작은 크기 입니다. 디자인이 해치백과 웨건을 섞은듯한
모습으로 혼다 CRX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 그다지 많은 차가 참가하지 않아 비교적 한산한 피트의 모습입니다.






△ 쉘비 GT350입니다. 대쉬보드에 캐롤 쉘비의 사인이 있습니다.


△ 저는 제차를 몰고 갔습니다.



△ 저와 같이 레이스 스쿨을 수강한 BMW M3.




역시 저와 같이 레이스 스쿨을 수강한 놀먼 할아버지의 차입니다. 80마력에다가 일상 용도로도 쓰셔서 튜닝이 많이 안되어있는,알파 로메오 클럽에서는 가장 느린차로 통합니다. 토요일 오전 한 세션에서 놀먼 할아버지가 다른차 한대를 추월하자 짓궂은 클럽 사람들은 피트에 방송을 통해 "주목하세요. 놀먼이 방금 다른차 한대를 추월했습니다" 라고 놀렸습니다.





경찰차로 꾸민 레이스카는 색다른 모습입니다. 시동 걸때마다 위 사진같이 밀어서 걸더군요. 트랙에서 다른차 뒤를 쫓는 모습이 마치 도로에서 경찰을 보는듯해서 재미있었습니다.







트랙을 달리는 다양한 차종들.











앞서 말한 스테파노의 모습입니다. 두번째 세션을 갓 마치고 저렇게 환한 모습으로 들어오더군요. 이탈리아에서 온 포토 저널리스트 일을 하는 스테파노는 이번이 처음 트랙에서 달려본 것이라 했습니다. 첫 세션을 마치고 와서는 자신이 배울게 많다는것을 깨달았다며 이사람 저사람에게 라인과 운전에 대해 물었습니다. 점심 시간이 지나고서는 두번째 세션 전에 다른 사람의 차에 동승해 라인을 배우고 나서 트랙에 나갔습니다. 두번째 세션을 마치고 와서는 저렇게 얼굴에 함박 웃음을 띠며 흥분해서 정말 재미있다고 떠들었습니다. 운전을 즐겁게 즐기고 신나하는 모습에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순수하게 즐길줄 아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비록 황당하게 끝나버린 주말이었지만 오랜만에 여유를 만끽할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5월 말에 있을 알파 로메오 이벤트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