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이었습니다.  한참 일을 보고 있는데, 핸드폰으로 문자가 옵니다.

 

자동차 쪽에서 글을 쓰는 미국 녀석인데, 지금 서부지역에 일이 있어서 일주일간 출장을 가있는 녀석이 갑자기 문자가 와서는

'너 오늘 바쁘냐?' 하고 물어 보길래 사연을 들어본 즉슨..

 

어젯밤에 잘려고 누으니, 갑자기 여자친구가 (서부지역과 이곳과는 3시간 시차가 있습니다.) 연락이 와서는 자기 차가 엔진이 터질것 같다고, 잘 움직이지도 않고 해서 남자 친구의 차를 써도 되겠느냐는 이야기였는데,

 

이 녀석, 자기차 (아우디 RS4)는 자기 아버지가 한번 타보겠다고 하는것도 안주던 녀석이라, (차고에 세워 놓고도 꼭꼭 문 잠구고 다닙니다. 보통 미국집에서는 자기집 차고에 차 세우면 문 안잠그는게 보통이거든요) 도대체 그건 용납 할 수 없는 일이고 해서 여자 친구차를 확인하고 어떻게 고쳐야 할지 봐 줄 사람을 찾던 차에 저에게 연락이 온것이죠.

 

저도 마침 사무실에서 계속 일이 있어서, '나가지는 못하고 여자친구보고 차를 이리로 가져 오라고 해라' 하고는 정신없이 일을 하던 찰나에, 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립니다.

 

나가보니 그녀석의 여자 친구.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홍보 담당으로 일하다가, 그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요새 집에서 잘 쉬고 계시는 분이신데 (운전 경력이 10년 넘는 아가씨입니다.) 그 숙녀분이 끌고온 셰보레 몬테 카를로를 보는순간... 말그대로 "끄응"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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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미끌어지던지 해서 나무 같은걸 밟거나 친것 같은데, 본인의 말로는 어디 밟거나 친적도 없고,

집에 가서는 차고에 세워 놓는 차 인데데가, 이 친구가 사는 곳에 나무 따위가 있을데가 없다는 겁니다.

 

주말부터 지금까지 이러고 한 300마일 (500킬로) 이상을 주행하고 다녔다는데....

 공기가 안빠진것도 신기하고, 이걸 보지도 못했다는게 더 신기 합니다요..

 

결국 리프트에 들어 놓고 보니, 휠, 타이어, 컨트롤암, 쇼버는 휘어서 뒤로 밀린게 눈에 보이고,

 타이랏(Tie-rod) 과 등속 조인트(CV joint)도 헐렁 헐렁..

 심지어 왼쪽 문도 잘 안열리고 닫히는걸 보니 전체적으로 에이프런과 파이어월, A 필러 등도 살짝 밀린듯 한데..

 

도대체 이걸 모르고 어떻게 타고 다녔을까요?

 

정말... 미국이나 한국이나... 소위 '김여사'들 하는 꼬라지 하고는....

 

이 글을 쓰면서 생각난 최근 진짜 '김여사'의 소식 하나를 더 말씀 드리죠.

 

지난 2007년에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분의 여자친구분이 제가 있는 곳 근처의 대학교로 박사 과정을 오셨습니다.

이 여자분의 성이 '김' 씨 신데,  지난해 한국에서 제 지인과 결혼을 하시고는, 지인과 '방학부부'로 지내시던 분이십니다.

 

그분이 도착하시자 마자,  당시 남자 친구였던 현재 남편께서 저에게 연락을 주셔서 혼다 시빅을 하나 구해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새차를 할인 받아 하나 구해 드리고 도착하시는날 공항에서 전달해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저 한국에 계신 지인(남편)분과만 종종 연락 드리고, 그 형수님(!) 께는 연락을 못드리고 계셨는데, 2월달로 공부가 끝나셔서 저에게 그 차량을 좀 팔아 주십사 연락을 주시더군요.

 

차량을 보러 갔는데, 차 소리 부터가 좀 이상한겁니다.

 

그래서 후드를 열고 엔진 오일을 찍어 보는데, 아뿔싸, 엔진오일이 찍히지가 않습니다.

 

형수님(진짜 '김여사')께 '엔진 오일 언제 가셨어요?' 하고 여쭤 보니..

 

"엔진오일요? 그런거 갈아야 하나요? 고장난게 없어서 그냥 기름만 넣고 타고 다녔는데..."

 

네... 그렇습니다. 거진 시간상으로 3년, 거리상으로 2만 7천 마일(약 4만 3천킬로)를 타는 동안 엔진오일은 커녕, 와셔액 조차 안써서 그대로 차 있던 것이었습니다. 말그대로 운전만 하시는...

 

결국 그차는 뜯어 놓고 보니, 완전 자동 보어업과 하이캠이 되어 있는 (마모로 인해서..) 상태였고, 엔진 교환과 전체적으로 싹 갈아 엎는 수리가 필요 했습니다.

 

외관으로 놓고 보면.. 사고난적 없고 깨끗한 차량에 마일리지 적으니, 다른 한국 분들이 '비싼 돈'을 주고 사실만 했지만,

 

위의 상황을 지인께 말씀 드렸더니 그분도 차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이라..

 

"그냥 대충 오일 채워 놓고 팔면 안될까요?" 하시더군요.

 

결국 제가 '형이 나와 인연을 끊으려면 저런 살인(!) 도구 그냥 눈속여서 팔어!" 라고 소리 쳤습니다만은..

 

실제로 위와 같은 상황이 미국에서 차 타고 다니시는 많은 '김여사'분들의 상황이라,  한편으로는

 

'무사고'의 '적은 마일리지' 만 선호하시는 분들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면서..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쩝.